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67801
영상기자단 "대통령실이 먼저 '보도되지 않게 해달라' 요청했다"
대통령실 영상기자 전원 명의 성명 발표... "특정 방송사 음해 우려"
22.09.26 17:56 l 최종 업데이트 22.09.26 22:19 l 유창재(karma50)
▲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다. 아울러 특정 방송사의 영상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아래 영상기자단)이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내놓은 입장이다. 특히 영상기자단은 현장을 취재한 영상기자들도 비속어 발언이 담겼는지도 몰랐는데, 오히려 "대외협력실에서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해서 내용을 인지했다"며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라고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영상기자단은 이날 오후 '대통령 영상기자단의 정당한 취재에 대한 왜곡을 멈추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을 출입기자 전체 명의로 내면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들은 우선 "해당 발언이 취재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한미 양자 회담이 당일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 참여 일정이 잡혔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당시 UN(유엔) 총회로 각국 정상들이 있었기 때문에 교통 통제로 교통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촉박했으므로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회담 취재 대기 중인 팀이 출발하기보다는, 앞의 일정을 취재 중이던 '한독 정상회담' 취재팀이 바로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비속어가 담긴 영상을 취재한 방송사 역시 행사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이곳에 가게 될지 모르고 있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 확인해보자 해서 내용 인지"
특히 영상기자단은 "행사에서 문제가 된 '대통령 비속어 발언'은 영상기자가 우리 대통령이 퇴장하는 모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안보실장 등과 함께 퇴장하며 해당 발언을 했기 때문에 담기게 된 것"이라며 "시끄러운 현장이라 당시 이런 발언이 있는 것을 취재한 영상기자들도 처음엔 모르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라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발언을 보도할지 말지는 각사가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상 유출 논란과 관련해선 "엠바고 해제 이전 대통령실 풀단에서는 어떤 영상도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대통령실 취재기자들 역시 해당 발언이 민감했고, 아직 대통령실 엠바고가 풀리지 않은 시점이라 보도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 와중에 어떤 경위로 영상이 돌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회 기자들과 보좌관들 사이에서 해당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 공유됐다"며 "엠바고 해제 2시간 전 이미 해당 영상은 한국으로 송출됐고, 풀단에 속한 방송사 관계자라면 누구나 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재 엠바고를 어기고 외부로 영상을 유출한 게 현장 풀 기자단이라고 타깃 삼아 의심하고 비난하는 보도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며 "당시 현장에서는 다른 일정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당한 취재·보도에 대한 왜곡을 멈추길 바란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아울러 영상기자단은 "보도 이후 해당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엠바고 해제 후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순방 브리핑장에서 백브리핑 형태로 기자 질의에 대답한 관계자는 '이 영상의 진위부터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면서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곧바로 이 영상은 풀 취재단이 찍은 영상이라고 재차 확인해 줬음에도 이후 브리핑에서도 '짜깁기와 왜곡'이라고 발언해, 해당 영상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며 "그러나 저희 스스로 떳떳하고, 해당 자리에서 계속 풀단이 취재한 영상임을 인지시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더 크게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저희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하지만 지속적으로 취재 과정을 문제 삼는 보도와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영상기자단은 "정당한 취재와 보도에 대한 더 이상의 왜곡을 멈추길 바란다"고 강력히 요구하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영상기자단은 재차 "우리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문제가 되는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영상취재 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 짜깁기도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의 취재행위를 왜곡하고,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영상기자들은 현재 해당 발언이 가진 문제점과 잇단 대통령실의 해명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국민들의 혼란과 실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는 없고,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로 인해 영상기자들을 포함한 언론인과 언론사의 취재자유, 언론자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라고 성명을 맺었다.
▲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출근길 문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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