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ewsverse.kr/news/articleView.html?idxno=2386


디지털 증거는 '고발사주'…검찰은 김웅 '입 핑계(?)' 불기소

기자명 김태현 기자   입력 2022.10.01 05:58  


[분석과 의견]

손준성→김웅 실명 판결문 전달 제3자 개입 틈 없어

갓 나온 부장검사 출신이 '실명 판결문'을 몰랐다고?

범행 당사자가 부인하니, 불기소 처분했다는 검찰

김웅-조성은 녹취록, 국민들에게 공개된 '공모 증거물'


고발 사주' 핵심 피의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한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1)

'고발 사주' 핵심 피의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한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1)


1. 검찰 김웅 불기소로 재판 통한 실체 규명 기회 차단돼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 피의자 가운데 하나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29일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고발사주 사건(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공범이자 핵심 피의자로 지목돼 왔다.


앞서 8개월 동안 '고발 사주'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손 검사를 재판에 넘기면서 김 의원에 대해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했지만, 검찰은 "공모 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고발 사주 사건에서 김 의원을 통해 고발장을 야당에게 전달한 주체로 지목된 손 검사는 지난 6월 28일 중간 간부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예약 자리인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영전했다. 하루 전 고발사주 사건 피고인 손 검사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려  '공판준비기일 절차'가 진행됐지만, 보란 듯이 손 검사를 '꽃보직'에 앉힌 것이다.


'고발사주'의 공범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역시 고발사주 사건의 피의자였던 한동훈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벌어진 일이다. 공수처는 지난 5월 4일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이 5월 초 김 의원의 '고발사주 공모 혐의'를 넘겨 받아 추가 수사에 어느 정도 열의를 보였는지 알 순 없다. 핵심 피고인이자 김 의원과 공범 관계인 손 검사를 드러내놓고 '입막음 인사'를 한 상황으로 봐서 김 의원에 대한 수사가 소극적일 것이라고는 예상됐다. 


그런데 검찰은 더 나가 누가봐도 공범 혐의가 짙은 김 의원을 불기소했다. 재판에서 진상이 규명될 수 있는 기회를 원천 차단한 셈이 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가 설명한 불기소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고발장을 김 의원이 손 검사에게서 고발장을 직접 전달받았는지, 아니면 중간에 제3자가 개입됐는지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모관계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실명 판결문을 전달받았는데, 실명 판결문인지 몰랐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범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 검사와 김 의원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달리 부인 진술을 뒤집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을 기소 의견으로 넘긴) 공수처와 판단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판단이 달라서였을까? 증거에 눈감고 오히려 '덮어주기'였던 건 아닐까?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8일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8일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2. 검색→사진 촬영→텔레그램 메시지 전달…제3자 끼어들 틈 없었다


검찰은 애써 '제3자 개입 여지'를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손 검사가 고발장을 최초로 전송한 사실은 확인된다"면서 "다만 김 의원에게 직접 준 것인지, 제3자가 개입된 것인지는 검찰도 공수처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자료 검색이 이뤄진 시각 부터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달된 시각 사이에 검색된 자료들의 촬영 시간을 고려하면 제3자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보는 공수처의 판단이 합리적이다. 손 검사는 자료 출처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고발장과 고발장에 첨부할 자료들을 사진으로 촬영해 사진 파일 형태로 전송했다.


'고발사주' 1차 고발장이 전달됐던 2020년 4월 3일, 손 부장검사는 새벽 6시 59분부터 7시 18분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제보자X (MBC 채널A사건 등 제보자) 지모씨의 정체를 폭로한 조선일보 기사와, 지씨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 등 88장의 파일들을 먼저 김 의원에게 보냈다. 이 때 "제보자X가 지OO임"이라는 문자 메시지도 함께 전송된다.


이어 지씨가 과거 재판 받은 실명 판결문도 김 의원에게 넘어간다. 실명 판결문이 전달되는 4월 3일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보면, 수사정보정책관실 수사정보2담당관 성모 검사가 오전 10시 12분터 16분까지 지씨에 대한 판결문 6건을 조회한다.


검색된 6개의 판결문 가운데 3건의 판결문이 10분 뒤인 10시 26분 텔레그램 메시지로 김 의원에게 전달됐다. 3건의 판결문은 낱장 사진으로 촬영돼 사진 파일 형태로 김 의원에게 넘어갔다. 


판결문 검색 완료 시각과 김 의원에게 판결문이 사진파일로 넘어간 시각 사이인 10시 19분엔 성 검사와 손 검사 간에 검찰 메신저를 이용한 대화가 있었다. 검색된 판결문 6개가 3개로 추려지는 과정으로 짐작할 수 있다. 


판결문 검색 완료와 김 의원에게 도달한 시간 사이에는 10분의 틈이 있다. 공수처는 그 10분을 출력물 생산과 손 검사에게 전달되는 과정, 사진 파일형태로 전송을 위해 판결문을 한장 한장 사진으로 찍는 데 걸린 시간으로 봤다.


그래서 공수처는 수사 결과 인정되는 사실로, 그리고 손 검사의 공소장 등에 "피고인(손 검사)은 성모 검사로부터 받은 실명판결문 3건의 출력물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후 김웅 의원에게 전송하였다"라고 특정했다.


지모씨 관련 실명판결문이 검색 완료된 뒤 10분 만에 김웅 의원에게 전달된다. 공수처는검색된 판결문을 사진파일로 보내기 위해 휴대폰으로 한장 한장 사진을 찍는데 소요된 시간으로 보고 있다. (자료=뉴스버스)

지모씨 관련 실명판결문이 검색 완료된 뒤 10분 만에 김웅 의원에게 전달된다. 공수처는검색된 판결문을 사진파일로 보내기 위해 휴대폰으로 한장 한장 사진을 찍는데 소요된 시간으로 보고 있다. (자료=뉴스버스)


김 의원은 지모씨 관련 판결문이 도달하기 직전인 10시 12분 손 검사가 이른 아침에 보낸 페이스북 캡처물을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인 조성은씨에게 보냈다. 또 이날 오후에는 고발장을 같은 방식으로 받아 조씨에게 전달한다. 조씨가 김 의원에게서 사진 파일로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엔 전부 '손준성 보냄'의 '원산지' 표시가 달려 있었다. 


공수처는 이런 흐름상 지모씨 관련 실명 판결문이 검색부터 김 의원 손에 전달될 때까지 제3자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판단했고, 손 검사의 공소장에도 손 검사가 실명 판결문과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직접 전송했다고 기재했다. 


3. 부장검사 옷 벗은지 3개월 채 안된 김웅 의원, 실명 판결문을 몰랐다고?


검찰은 또 김 의원이 전송 받은 지모씨 관련 실명 판결문을, 실명 판결문인지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실명판결문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와 관련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몰랐다'가 아니라 김 의원이 '알고 있었다'는 걸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김 의원 변호사나 주장할 법한 설명을 했다. 


손 부장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낸 실명 판결문 파일은 총 20장이다. 해당 판결문은 3건으로, 촬영된 사진은 묶음으로 각각 10장, 4장, 6장으로 전달됐다. 


김 의원이 조씨에게 전달한 파일을 확인해본 결과, 해당 파일은 굳이 사진 낱장을 하나하나 클릭하지 않아도 피고인, 혐의, 사건번호, 등의 정보가 눈에 들어오게 돼 있다.


사진 묶음 형태로 전달되더라도, 클릭 한번 만으로도 실명 판결문 여부를 쉽게 알수 있다. 

사진 묶음 형태로 전달되더라도, 클릭 한번 만으로도 실명 판결문 여부를 쉽게 알수 있다. 


오랜기간 검찰에 몸담았던 김 의원이 실명 판결문 사진을 보고도 실명 판결문인지 비실명 판결문인지, 혹은 누구의 판결문인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특히 실명 판결문이 전송되기 전, 김 의원은 4월 3일 아침 80여장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을 받을 때 "제보자X가 지OO임"이라는 문자 메시지까지 받았다.  


검찰은 김 의원이 '실명 판결문인지 알지 못했을 수 있다'는 근거로 "김 의원에게서 고발장과 첨부 자료들을 전달받은 조성은씨도 2021년 5월 무렵  뉴스버스 기자의 취재에 응하면서야 실명 판결문인줄 알게됐다"는 점도 부각했다. 조씨가 몰랐으니, 김 의원도 몰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가 담긴 실명 판결문은 사건의 당사자와 검사, 판사만이 출력 가능하다. 일반인도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열람 또는 프린트물 출력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개인정보를 삭제한 비실명 판결문이다. 조씨는 뉴스버스 취재에 응하면서 실명 판결문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 김 의원은 부장검사로 있다가 옷을 벗고 나온 지 3개월이 채 안된 시점이다. 일반인인 조씨와 부장검사 출신 김 의원을 같은 선에 놓고, 조씨가 그랬으니 김 의원도 '실명 판결문을 몰랐을 수 있다'는 검찰의 설명은 '꿰맞추기' 수준이다. 실명 판결문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 전달만 했기 때문에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실명 판결문과 고발장 등을 조씨에게 보내는 당일 오전 조씨와 통화에서 "일단 그 자료 보내 드리고 이따 고발장을 다시 또 보내드리겠습니다"며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라고 말한다.


전송하는 자료들이 뭐가 뭔지도 모른 채 단순 전달만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들이 아니다.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밥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이후 첫 구속영장 청구였지만 이날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사진=뉴스1)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밥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이후 첫 구속영장 청구였지만 이날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사진=뉴스1)


4. 공모혐의자 손준성과 김웅이 공모 부인한다고 불기소한 검찰


검찰은 "김 의원과 손 검사가 '친분이 있는 사이가 아니다'고 하고, 공모관계를 부인하고 있는데, 그외 입증할 증거 없는 관계로 불가피하게 불기소처분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과 손 검사는 사법연수원 동기(29기)다. 김 의원은 뉴스버스의 취재 과정에서도 "준성이한테 물어봤을 수는 있다"고 '준성이'라고 언급했다. 표현으로 볼 때 '친분이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검찰은 2020년 9월 부터 2021년 9월 1년간 손 검사와 김 의원간에 통화기록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친한 사이라면 통화기록이 없겠느냐는 설명이다.


그런데 손 검사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문서 파일이 아닌 출력한 문서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거나, 김 의원 역시도 조성은씨에게 '방을 폭파하라'고 할 정도로 두 사람은 위법한 일을 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전화 통화는 '기록'이 남는 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검사와 검사 출신이 위법한 일을 하면서 전화 통화를 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검사들 가운데는 통화기록을 남기지 않고 녹음을 방지하기 위해 '카톡 전화'를 쓰는 경우도 많다.


'고발 사주' 고발장이 오갈 때 텔레그램 메시지가 이용된 점으로 보면, 당시 주고 받은 대화도 메신저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2일 뉴스버스의 고발사주 첫 보도 직후 김 의원은 휴대전화부터 교체했다. 휴대전화가 포렌식되면 주고 받은 메시지 대화가 다 나오기 때문에 증거 인멸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 손 검사 역시 휴대폰 잠금해제를 하지 않고 있다. 법원 구속영장실질심사 땐 휴대전화 잠금 해제에 협조하겠다고 했다가, 막상 영장이 기각되자 '버티기'로 태도가 돌변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7일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때 손준성 검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전달한 것 같다. 손 검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입증할 근거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 스스로 손 검사에게서 자료를 받아 전달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또 김 의원이 당시 조성은씨와 나눈 아래의 대화 녹취록 내용 역시도 공개 증거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

"이 고발장 이건 관련해 가지고 저는 쏙 빠져야 해요"

"월요일날 고발장 만약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에다 이야기해 놓을 게요"


그런데도 검찰은 오히려 김 의원의 공모혐의 부인 주장을 합리화시켜줬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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