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308063007096


치밀하게 속이는 신천지 '모략전도'..청소년까지 몰이꾼 동원

최현만 기자 입력 2020.03.08. 06:30 


"청소년들도 전도 위해 시민단체로 신분 위장해"

"거짓말 잘못됐다는 것 깨닫고 큰 충격 받기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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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신천지를 믿는 부모가 일반 대학생을 전도하려고 일부러 자식들한테 대학생 과외선생을 붙여요. 그리고 과외를 하면서 대학생이랑 친해지고 성경 공부로 유도하는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신천지가 타인을 속여 전도하는 방식인 일명 '모략전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신천지에 가족들이 포교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신천지 탈퇴자들은 이런 모략전도가 하나의 '사기 행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뉴스1 취재결과 이런 속임수에 어린 청소년들도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략전도는 자신이 교인임을 숨기고 타인에게 접근해 문화체험 교육이나 성경 공부 등의 명목으로 교리 교육을 받도록 하는 신천지의 전도 행위를 말한다. 신천지 피해자들과 탈퇴자들은 신천지 교인들이 친구, 상담가, 교수, 기자 등의 역할을 맡고 우연을 가장해 타인들에게 전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신천지 교육센터에서 4개월간 공부했다는 강모씨(37)는 "지난해 11월 신천지 전도대회에서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동물단체나 환경단체를 사칭해 설문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도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전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천지에서 같이 교육받았던 학생들이라 얼굴을 확실히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피해자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는 A씨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버젓히 전도를 하는 것에는 성인 신천지 신도들의 책임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청소년들은 어릴 때부터 신천지를 믿는 부모님의 거짓말을 보며 자라온 데다 신천지에서 모략전도를 하라고 가르침을 받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훗날 이들이 모략전도가 잘못됐다고 깨닫게 되면 대부분 패닉상태에 빠지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신천지 청소년들이 전도를 위해 동물보호단체를 사칭해 설치한 홍보 부스© 뉴스1

지난해 11월 신천지 청소년들이 전도를 위해 동물보호단체를 사칭해 설치한 홍보 부스© 뉴스1


한편, 신천지 탈퇴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신천지를 믿게되는 과정에서 이런 모략전도가 있었다고 말한다.


3년 동안 신천지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여름 탈퇴한 장모씨(23·여)는 봉사활동에서 알게 된 오빠 B씨를 통해 신천지에 가입하게 됐다. 장씨는 B씨를 비롯해 자신이 신천지에 가입하게 되기까지 만난 많은 사람들이 신천지 교인이었음 한참 후에야 알았다.


장씨는 교인들이 마치 역할극을 하듯이 '우연히 마주친 사람', '타로 점술가', '상담사', '선생님' 등의 역할로 자신에게 접근해 성경 공부를 해보자고 했고 공부를 하고 어느 정도 교리에 익숙해졌을 때 그들이 교인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런 모략전도가 계속돼 피해가 발생하자 신천지 탈퇴자들은 신천지 측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14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신천지 측이 신천지 소속인 걸 알리지 않고 문화 체험 프로그램, 성경 공부라는 명목으로 교리 교육을 받게 했다며"며 위법성을 일부 인정했다.


모략전도에 대해 신천지 측은 "모략을 교회에서 가르치지는 않지만 교인들 스스로가 전도를 하기 위해서 신천지 소속이라는 걸 감추는 건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신천지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성경 구절을 인용해 신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교육하고 있다며 이는 성경을 오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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