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v.daum.net/v/20221021102846135


끝내 주식자료 안내고 버틴 백경란..여야 복지위, 고발 안건 만장일치 통과

김경호입력 2022. 10. 21. 10:28 수정 2022. 10. 21. 10:35


제약·바이오 주식 보유로 이해충돌 논란..3주 동안 관련 거래내역 제출하지 않아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주식 내역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난감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주식 내역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난감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20일 진행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태도 논란이 계속됐다.


결국 복지위 여야 의원들은 국정감사 중 전체회의를 열어 백 청장이 복지위가 정한 기한 내 제출 요구 자료를 내지 않으면 고발 조치하는 내용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백 청장은 제약, 바이오 주식 보유로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바 있는데 제출 요구가 있은 이후 3주 동안 관련 거래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


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이날 종합감사 시작 전부터 “이쯤 되면 질병청장이 아니라 주식관리청장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당연하다”며 주식 거래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재산공개자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백 청장은 신테카바이오 3332주, 바디텍메드 166주, 알테오젠 42주, SK바이오사이언스 30주 등을 신고했다. 이 중 신테카바이오는 보건복지부 인공지능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여당인 국민의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달라. 자료 제출하라. 무엇이 그렇게 떳떳하지 않나”라며 주식 거래 관련 자료 제출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자료 요구에도 백 청장은 ‘민간인 시절 거래’임을 이유로 들며 “검토하고 설명드리겠다”고 밝히는 등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강훈식 의원은 “민간 자문위원 시절 자필로 서명하고 내부정보를 활용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청장은 앞으로 주식하는 사람들을 7년 이하의 징역, 7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사람”이라면서 “개인정보라고 내지 않고 감사원에는 공무원 2만5000명의 개인정보를 가져다줬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은 “본인 주식과 관련은 서면으로 정리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다. 주실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주시면 자료가 많든 적든 간에 의원들이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 거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또 문재인 정부 당시 공공기관장들의 접종 내역 등이 담긴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진행하는 국감에서 제출하지 못하는 자료를 어떻게 감사원에는 제출할 수 있겠나.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제출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후 9시 재개된 감사에서도 이러한 지적은 이어졌다. 강훈식 의원은 “질병청장 5년 간 주식 거래내역 다 제출한다는 답변을 한 건가”라고 물었다.


백 청장이 즉답을 피하자 강 의원은 “5년 간 질병청장이 되기 전에 주식 거래 의혹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 당시 주식 거래내역을 다 제출하겠다고 답변한 거냐고 묻는다”고 했다.


백 청장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고 강 의원은 “노력하겠다는 건 제출하겠다는 건가 안 하겠다는 건가. 자료제출을 하겠나 안 하겠나. 노력한다는 의지의 표현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물었다. 이어 백 청장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회의장 내 곳곳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질병청에 자료 요청했더니 그동안 감사를 시행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행동강령을 보면 직무관련 정보를 이용한 거래제한 조항이 있다. 청장은 감사 언제 시행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백 청장은 “올해 초에 일부 조사한 적 있다. 추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투자 행위 감시 감독해야 할 청장이 적절히 리더십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오히려 직원들이 ‘너나 잘하세요’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제대로 된 감사가 앞으로 과연 가능할지 심히 우려된다”고 쏘아붙였다.


전혜숙 의원은 “백 청장 공직자재산신고 상황을 보면 지금 주식 41개 종목 보유 신고했다. 이것도 상당히 많은 숫자다. 자기 본연의 일 안하고 주식에 올인하지 않고는 이렇게 많을 수 없다”고 했다.


백 청장은 이에 “주식은 그냥 카페 같은데서 개미들이 하는 거보고 따라하다보니 그렇게 숫자가 많아진 것”이라고 답해 국감장을 분위기를 또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백 청장은 “제가 드릴 수 있는 자료는 다 드렸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료 알려주면 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감사는 오후 10시48분 정회해 오후 11시10분께 속개했다. 이어지는 제출 공방에 국민의힘 측에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한 말씀은 드려야겠다. 여긴 인사청문회 아니고 질병청장이 인사청문 대상도 아니다. 만약 법적 문제 있으면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되지 국감에 제도적 의의와 맞지 않은 걸로 장시간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자 강훈식 의원은 “국정감사의 취지가 맞다. 질병청이 3주 전부터 우리가 요구했던 직무감사 심사자료 설명자료 다섯 페이지를 본 분이 있다면 이건 거의 국감 방해행위”라며 “본인의 업무관련성이 있는 주식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3주가 지났고 본인은 3주 동안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국민들은 묻고 있다. 이런 사람이 주식 자료 제출을 안하고 국민들에게 떳떳한 질병청장 역할을 못하느냐고 묻는다. 질병청장이 자료제출 요구에 순응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국민들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도 모르겠고, 그게 직무 연관성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앞으로 그런 분이 모든 질병청 내 위원회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사항을 고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백 청장의 주식 관련 의혹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S사 주가 차트는 2019년 12월말 952원이었다가 2020년 11월 4400원까지 올랐고 이달 17일에는 1892원으로 떨어졌다.


강 의원은 “백 청장과 남편이 모두 보유한 주식이며 해당 주식이 코로나19 시기 때 최대 460%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복지위는 자정을 넘긴 21일 오전 0시34분쯤 전체회의로 전환한 후 질병관리청에 대한 서류제출을 요구키로 했음을 고지했다. 서류제출 기한은 2022년 10월28일 오후 6시까지이고, 만일 기간을 지날 때까지 요구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에 따른 법률에 따라 질병관리청장을 고발키로 했다.


정춘숙 위원장은 해당 안건을 상정했고 복지위 위원들은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백 청장은 이어진 감사 막바지에 “제가 주변을 살피면서 주의한다고 했지만 여러 의원들 말씀 들으면서 국민 기대와 눈높이가 본인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며 “앞으로 질병청장 직무 수행하면서 의원들이 준 가르침 지적사항 마음에 새기고 앞으로 더욱 주의하고 또 국민 건강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복지위 종합감사는 하루를 넘긴 21일 오전 1시12분쯤 종료됐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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