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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준설토 관리비 눈덩이..애물단지되나>
건설경기 침체로 골재판매 저조...적치장 농지정리까지 해줘야
연합뉴스 | 김경태 | 입력 2012.02.21 07:02 | 수정 2012.02.21 08:05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에서 국도 37호선을 따라 여주읍내 쪽으로 가다 보면 거대한 흙더미들이 눈에 들어온다. 녹색 그물망을 씌운 10여m 높이의 흙더미는 경주 고분군을 연상할 정도로 강변 풍경을 압도한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서 퍼낸 준설토들이다. 선별후 건설토목공사용 골재로 판매한다.


국토해양부의 '4대강 하천 준설토 처리지침'에 따르면 골재 적치장까지 운반은 공사 발주청이 담당하고, 적치장 확보와 생산ㆍ판매 관리, 잔토 처리 등은 시장군수가 담당한다. 골재 판매 수익금(생산비용 제외)이 100억원을 초과하면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수입으로 반분한다. 판매 수익이 100억원 이하이면 전액 지자체 수익으로 처리하도록 되어있다.

◇판매부진 속 적치장 임대료 연간 47억원 = 애초 1천억원대 수익을 기대했던 여주군은 남한강 준설토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판매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연간 수십억원의 관리비용만 물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군의 경우 2009~2010년 한강살리기 사업으로 확보한 준설토는 3천300만㎥. 15t 덤프트럭 220만대분이다. 준설토는 18개 적치장 100여 필지 농지 270만㎡에 쌓여 있다. 

이 중 지난해 6월까지 판매계약된 분량은 661만㎥이고 실제 100만㎥가 반출됐다. 판매대금 404억원 중 지금까지 여주군 특별회계 세입으로 들어온 돈은 100억원 정도이다.

여주군은 적치장 임대료로 지난해 57억원(영농ㆍ지장물 보상비 포함)을 지급했고 올해에도 48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순수한 농지 임대료이고 인건비, 관리비, 계측계량비를 합치면 연간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고 군의회는 추정했다. 골재 판매가 끝나면 적치장으로 임대했던 농지를 경지정리 수준으로 원상복구해야 한다. 농지 원상복구비는 150억~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장학진 군의회 의원(부의장)은 21일 "여주군 재정여건(총예산 4천243억원, 가용예산 500억원)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예산이 임대료와 관리비로 나가고 있다"며 "5~6년 안에 모두 판매해야 수익이 발생하는데 건설시장 상황을 보면 전망이 암울하다"고 내다봤다.

여주군은 사업 초기보다 기대를 줄여 연간 600만㎥씩 6~7년후 골재 판매를 모두 마치면 7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건설시장 불경기가 지속되면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정부와 지자체에 공공부문 골재 소비를 요청하고 있다.

◇수익금 사용 제한도 논란 = 골재 판매 수익금 사용처를 놓고도 정부와 여주군의 생각이 달라 오는 4월 4대강 사업 준공 이후 골재부문 인수인계가 본격화되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토부는 2009년 9월 작성한 '4대강 하천 준설토 처리지침'에서 수익금이 100억원 이상일 때 지자체 수입과 재투자비율을 50대 50으로 설정하고 재투자비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수정된 지침에는 수익금이 100억원을 초과하면 지자체와 국고 수입으로 반분하되 초과분을 재투자비 명목으로 4대강 유지관리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 경우 시군은 재투자비 사용계획(용도ㆍ규모)을 관할 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골재 판매로 여주군이 얻을 수익은 최대 100억원인 셈이고, 골재 판매가 부진하고 관리비가 과다하게 들어가면 수익금이 100억원을 밑돌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당장 과중한 임대ㆍ관리비 부담을 겪는 여주군에서는 수익금 배분에서도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여주군이 골재판매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준설토 인수인계 절차는 미뤄지고 있다.

장학진 군의원은 "불투명한 수익 전망 때문에 서로 인수를 꺼리는 모양새"라며 "인근에 신도시급 건설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4대강 골재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남 여주군 한강살리기사업지원단장은 "건설경기 부진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복선전철 사업, 미니신도시 조성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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