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78453
"한덕수의 무심한 농담, 한국 청년의 현실"... 외신 쓴소리
WP,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한국 사회 병폐 비판... 촛불집회엔 "대중의 분노 커져"
22.11.06 14:42 l 최종 업데이트 22.11.06 14:42 l 윤현(yoony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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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 붕괴와 이태원 참사를 비교하며 한국 사회의 병폐를 비판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해외 언론이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한국이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와 세월호 침몰을 겪고도 깨달은 것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 시각) '이태원 핼러윈 참사, 1995년 삼풍 붕괴의 유령을 소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27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라고 비판했다.
"한국, 27년 전 삼풍백화점 사고로 배운 것 없나"
이 매체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에 대해 "1995년 6월의 어느 여름날 한국의 경제력 부상을 상징하는 무너지면서 500명이 넘게 숨졌고, 한국의 신흥 부국 이미지도 함께 무너졌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현대화의 열망 속에 한국 하청업체와 정부 관료들은 안전 규정을 무시했다"라며 "삼풍백화점 붕괴는 한국이 초고속 경제성장 과정에서 무엇을 용인해 왔는지를 드러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고가 벌어지자 당시 한국의 사회 지도층이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건축물 안전에 대한 정부 감독과 과실치사의 처벌 강도를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태원 참사로 낯익은 유령들과 마주하게 됐다"라며 삼풍백화점 붕괴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삼풍백화점 붕괴가 한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에 경종을 울렸다면, 이태원 참사는 한국이 문화 중심지로서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와중에 벌어졌다"라고 진단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학 교수는 "두 참사 모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는데도 책임자들은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 비슷하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태원 참사에서 20여 개국 출신 외국인들이 희생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의 한국은 전 세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무언가 '쿨'한 것이 있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감은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라고 꼬집었다.
"이태원 참사는 한국 사회가 청년을 대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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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한국 청년 세대의 현실을 조명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갈무리 ⓒ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같은 날 칼럼을 통해 "이태원 참사는 한국의 청년 세대가 처한 위기와 고통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청년들은 과거에 1960년 4월 혁명부터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임무를 짊어졌고, 지금은 입시와 취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요즘의 한국 청년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포기한 이른바 '삼포 세대'로 불린다"라며 "이들은 경제적 기회와 미래의 방향성이 부족하고, 여기에는 취업, 주택, 인간관계, 꿈, 건강을 비롯해 어쩌면 생명 그 자체도 담겼을 수 있다"라고 조명했다.
또한 "한국은 사회는 저출산을 심각한 문제로 걱정하면서도 청년 세대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라며 "한국 청년들은 저임금과 비정규직을 강요 받으며 스스로 진로를 고민할 여유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태원 참사로 너무 많은 청년이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우리는 그들의 미래가 어땠을지 생각해보게 됐다"면서 "잃어버린 꿈과 실현해보지 못한 가능성이 한국 사회 전체를 괴롭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4년 세월호 침몰로 250명의 고교생이 사망한 것을 거론하며 "그 충격적인 사건은 결코 치유되지 않았다"라며 "침몰한 배를 버리고 나온 선장부터 참사를 책임지지 않는 관료들까지 한국은 여러 차원의 권위적 실패를 보여줬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태원 참사는 국가 리더십의 완전한 부재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실패를 또다시 보여준다"라며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 기자회견에서 무심한 농담(crass humor)을 던진 것은 한국의 젊은 생명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는 청년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하고, 청년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경제적 구조와 일상적 관행에 맞서려면 지금보다 훨씬 심오한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한국은 이 논쟁에 불을 붙이기 위해 수많은 청년의 죽음을 대가로 치렀다"라고 지적했다.
외신, 이태원 참사 '촛불집회' 보도... "대중의 분노 커져"
▲ 서울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한편, 해외 언론은 이날 이태원 참사 이후 서울에서 주말에 열린 첫 촛불집회에 인파가 몰린 것을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흰 촛불과 검은 팻말을 들고나온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의 젊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정부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라며 "(세월호 침몰 이후) 거의 10년 만에 벌어진 최악의 참사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계속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사과하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고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국민적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충분치 않다"라며 "세계 무대에서 젊고 문화 중심지로 떠오른 한국이 공교롭게도 당국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은 한 대학생은 BBC 방송에 "이태원 참사를 보고 처음에는 슬펐고, 지금은 화가 난다"라며 "이런 참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기에 오늘 이곳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가디언>도 "지난 주말 서울의 이태원 참사로 숨진 156명을 애도하기 위해 서울시청에 시민들이 모였다"라며 "외국인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종교계 지도자들이 집회에 참여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지난 금요일 희생자의 한 유가족이 "우리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는데 이런 꽃이 무슨 소용이냐"라며 윤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낸 근조화환을 내동댕이친 것을 거론하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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