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82079


늦가을에도 낙동강엔 녹조 '심각'... 마늘밭까지 들어왔다

19일 달성보 상류~합천창녕보 현장 살펴보니... 밭 수로도 '녹색'

22.11.21 13:59 l 최종 업데이트 22.11.21 13:59 l 정수근(grreview30)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단취수장 앞의 낙동강에 녹조가 선명하다. 지난 19일 늦가을임에도 녹조가 번성하고 있다.

▲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단취수장 앞의 낙동강에 녹조가 선명하다. 지난 19일 늦가을임에도 녹조가 번성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난 19일 확인한 낙동강, 가을 녹조가 심상치 않다. 이전에도 가을 녹조는 있었지만, 올해엔 그 정도가 심하다. 11월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접어드는 이 시점까지 강은 맑아지지 않고 여전히 녹색을 띠고 있다. 올해는 이 녹조 현상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이 여전히 번성 중이고,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를 여전히 뿜어낸다. 보 수문이 열리지 않아 강의 흐름이 막히고, 기후 위기 영향으로 수온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남 사람들은 여전히 녹조 독으로 인한 '수돗물 불안' '먹거리 불안'에 떨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달성보 상류는 녹색강, 이노정 앞엔 녹조띠


가장 먼저 찾은 현장은 달성보 직상류 1km 지점에 있는 고령교다. 이곳에선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 보여 강 상태를 관찰하기 안성맞춤이다. 고령교에서 내려다본 낙동강은 완연한 녹색이었다. 겨울로 다가가는 이맘때가 되면 조류가 사멸하면서 강물이 맑아지게 마련인데 여전히 녹조 현상이 있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낙동강물환경연구소에서 조사한 11월 14일 달성보의 남세균 세포수는 6만3250셀을 기록했다. 1만 셀을 넘겼으니 조류경보제상 경계에 해당하는 수치다. 늦가을인데도 한여름의 남세균 세포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곳 강물이 여전히 녹색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도동서원 앞 낙동강. 이곳 역시 강이 녹색이고, 강물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 강물 표면엔 녹조 알갱이가 눈으로 관찰될 정도다.

 

19일, 이노정 앞 낙동강 지천 응암천에 핀 선명한 녹조띠. 바로 너머로 보이는 것이 낙동강이다.

▲  19일, 이노정 앞 낙동강 지천 응암천에 핀 선명한 녹조띠. 바로 너머로 보이는 것이 낙동강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차를 몰아 바로 아래 이노정으로 향했다. 이노정 앞 낙동강의 작은 지천인 응암천엔 녹조띠까지 목격된다. 늦가을에 선명한 녹조띠라니. 그런데 이 강에서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치고 있는 두 사람을 목격했다.


올여름 대구MBC '빅벙커'팀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낙동강에서 잡은 빠가시리(동자개)에서 20ppb라는 기록적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낙동강 물고기가 녹조 독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이다. 정부가 바로잡지 않으니 위험찬만한 일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19일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에 녹조가 가득하다.

▲  19일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에 녹조가 가득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바로 아래 국가산단취수장 앞 이곳도 강 자체가 녹색이다. 드론을 띄웠다. 하늘에서 본 낙동강은 선명한 녹색이다. 미동도 않는 강에서 남세균이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준다.흐르는 강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지금 낙동강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늘밭을 점령한 녹조


우곡교를 지나 합천창녕보 상류 율지교에 닿았다. 이곳 역시 상류에서 보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앞에 이방양수장이 보인다. 이 일대는 온통 마늘밭이다. 마늘밭은 상태가 괜찮을까.

 

마늘밭 골골마다 녹조가 가득 들어차 있다. 마늘 수확 후 독소 검출을 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난다.

▲  마늘밭 골골마다 녹조가 가득 들어차 있다. 마늘 수확 후 독소 검출을 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차를 몰아 인근 마늘밭으로 향했다. 눈을 의심할 장면이 목격됐다. 마늘밭 골 안의 물이 녹색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부경대 이승준 교수 팀과 함께 지난해 가을 낙동강 주변에서 생산한 쌀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1kg당 3.18마이크로그램이 들어있다고 발표했다(관련 기사 : 녹조 물 속에서 자라는 벼... 이 쌀 먹을 수 있겠습니까). 또 지난 10월 13일 MBC '빅벙커'는 녹조 독에 오염된 먹거리의 현주소를 보도했다. 검출실험 결과, 옥수수·고추·상추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오이는 지하수로 키웠는데도 신경독소인 아나톡신이 kg당 4.56마이크로그램 나왔다(관련 자료). 이런 사실에 빗대어 볼 때 이 일대에서 나오는 마늘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이 일대 들판이 전부 마늘밭이다.

▲  이 일대 들판이 전부 마늘밭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총체적 위험이다. 늦가을까지 영남인들은 수돗물을, 낙동강물로 기른 농작물을, 낙동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걱정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상황에서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나.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국가가 답을 내놔야 한다. 단수 조치를 내리든, 낙동강물로 기른 농작물을 전량 수거하든, 낙동강 물고기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총제적 위험에 벗어나려면... 수문 열어야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이는 녹조 현상 때문에 벌어지는 재난이다.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서 조치해야 한다. 그렇다면 막힌 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낙동강 보 수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다. 보 수문을 열기 위해선 지금 보의 관리수위에 맞춰져 있는 취양수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그 예산이 8000억 원이다.


환경부는 낙동강 취양수장 개선 예산 8000억 원을 전액 바로 신청해야 한다. 취양수장이 개선되면 보 수문은 언제든 열릴 수 있다. 환경부는 이 작업을 무엇보다 빨리 해내야 한다.


그런데 환경부가 올해 잡은 취양수장 개선 예산은 고작 536억 원이라고 한다. 환경부가 낙동강 녹조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게 예산 책정에서 드러난다. 2026년까지 기다리라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남 사람들은 앞으로 4년을 더 녹조 독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이는 영남 사람들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부를 비롯한 환경부의 각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마늘밭 옆 수로에도 녹조가 가득하다. 강에 녹조가 여전하니 강물을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밭에도, 수로에도 녹조가 가득하다.

▲  마늘밭 옆 수로에도 녹조가 가득하다. 강에 녹조가 여전하니 강물을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밭에도, 수로에도 녹조가 가득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4대강사업 현장의 낙동강을 지켜봐 왔습니다. 낙동강은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 증거가 녹조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빨라 강을 흐르게 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낙동강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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