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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에도 이어진 촛불집회
제37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 현장을 돌아보며
조하준 기자 승인 2023.04.30 10:25
4월 29일 숭례문 앞에서 열린 제37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9일 오후 5시에 서울 숭례문 앞에서 제37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가 열렸다. 오전부터 오후 2~3시까지 비가 오고 그 후로도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여 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가 열리는 그 시각에 서울 날씨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나왔지만 다행히도 거짓말처럼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았다.
집회 연단 배경에는 ‘전쟁을 부르는 매국노 윤석열을 몰아내자!’란 구호가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좌충우돌 외교 행보와 일본과 미국을 향한 노골적인 사대 굴욕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담긴 구호였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중 스님 한 분이 눈에 띄어 인터뷰를 했다. 집회에 참석한 혜안 스님은 본인이 집회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김건희에 관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또 천공이란 사이비 역술인이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기여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검찰을 앞세워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하며 그에 분노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또 혜안 스님은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는 귀를 닫고 부인만 옹호하고 있다. 솔직히 윤석열이 대통령인 게 수치스럽다.”고 했다.
집회 연단 배경엔 대문짝만하게 '전쟁을 부르는 매국노 윤석열을 몰아내자!'라고 적혀 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온 이호경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문제점에 대해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가 힘들다. 나라를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냉정하게 ‘낙제점’이라고 평했다. 또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반도체, 자동차 문제에 대해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온 박조운 씨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전반적으로 아는 게 없어 보인다. 그리고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 뿐 아니라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가 문제라고 보았다. 부산광역시에서 온 변정식 씨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다. 오로지 야당을 향한 정치 보복수사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에 대해 “등거리 실리외교를 해야 하는데 미국에만 퍼주고 있다. 중국, 러시아를 무모하게 자극했으니 조만간 큰 일 나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또 작년 10.29 참사 현장의 증인이라고 주장한 곽학종 씨는 정부가 사고 수습에 대해서 외면하였다고 비판하며 최근 문제가 되는 김포골드레일도 작년 10.29 참사와 비슷한 또 하나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유가족들을 찾아와서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의 소극적인 참여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최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이 선출된 것에 대해서도 대체로 불만이 많은 기색이었다. 물론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비판도 이따금씩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과 만나 이 건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 역시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심하다. 당원이 중심이 되는 활동에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 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았듯이 당원들 대다수는 김두관 의원을 원내대표로 지지했고 박광온 의원은 후보들 중 최하위였다. 그러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으니 구본기 소장이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진 모두 발언에서 첫 번째 발언자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민소원 양이 나섰다. 이 단체는 얼마 전 숱한 역사왜곡 망언을 내뱉었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로 인해 그 단체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민 양 역시 그 단체에 소속된 인물이다. 민소원 양은 모두 발언에서 태영호 의원의 역사 왜곡 망언과 그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두 번째 발언자는 응징 취재로 유명한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나섰다. 백은종 대표는 최근 촛불집회의 열기가 식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참석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발언을 했다. 그는 촛불집회의 큰 성과로 해외 순방, 야당 수사를 통한 사정정국 조성 등으로 지지율 회복에 기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참석자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세 번째 발언자는 강동 촛불행동 대표 김상우 씨가 나섰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교 참사에 대해 그 주범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강한 비판을 했다. 그리고 문제의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일본 사죄 관련 망언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촛불집회에 모두 발언자로 참석한 유튜브 채널 새날의 운영자 권현문 씨(닉네임 푸른나무).
마지막 네 번째 발언자는 유튜브 채널 새날의 푸른나무 PD로 유명한 권현문 씨가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미국의 영업사원 1호’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전반적인 외교 실책 외에도 최근 경제 성과도 없는 점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IMF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꼴등이며 IMF가 “대한민국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의 평균을 깎아먹고 있다.”고 한 점을 인용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렇게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에 보수 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집회 방해가 끊이질 않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보수 단체들은 예전에 비해 그 동력이 많이 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동력이 약화되자 최근 그들은 작전을 바꾸어 인원 수에서 밀리는 것을 더 크고 시끄러운 앰프 소리로 만회하고 의도적으로 촛불집회 참석 시민들에게 접근해 시비를 거는 행동을 보였다. 그 날도 마찬가지로 그러했다.
외교부 청사를 향해 행진하는 촛불시민들의 행렬.
의도적으로 촛불집회 참석 시민들을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시비를 걸고 자신을 폭행하도록 유도하여 촛불집회 시민들을 ‘나쁜 놈’으로 몰고 가려는 행위들을 수시로 반복했다. 이 때문에 사회를 맡은 김지선 씨가 “최근 보수 단체들의 집회 방해 시도가 늘고 있다. 절대 이들의 시비에 넘어가지 말고 대응하지 말라.”고 집회 참석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두 발언과 공연이 끝난 후 시민들은 외교부 청사를 향해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을 거쳐 미국 대사관을 지나 다시 숭례문 앞으로 돌아와 집회를 무사히 마쳤다. 비가 내린 직후라 여전히 흐리고 우중충했고 기온마저 내려가 다소 궂은 날씨였지만 그것조차 윤석열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를 막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다가오는 제38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는 5월 6일 오후 5시에 시청역, 숭례문 앞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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