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ocutnews.co.kr/news/5938161

 

[단독]태영호실의 '수상한' 청년보좌관…후원자 손녀에 지역 사업가 딸도
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외 2명 2023-05-04 05:00 
 
고액 후원자 손녀, 전직 시의원 겸 지역 사업가 자녀 청년보좌관으로…대가성 논란
공식 채용 절차 없어…의원실 관계자 "순수 봉사활동, 특혜 아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녹취록 사태와 쪼개기 정치 후원금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녹취록 사태와 쪼개기 정치 후원금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태영호 의원실에 후원자의 손녀가 청년보좌관으로 채용돼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원자는 손녀의 활동이 종료된 이후 태 의원에게 300만 원을 후원했는데, 대가성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태 의원실에서 근무한 청년보좌관 중에는 지역구 사업가이자 한나라당 소속 전 서울시의원의 딸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개 채용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의원실에서의 활동은 대학 입시나 취업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스펙'인 만큼, 태 의원이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태 의원의 지난 3년간(2020년~2022년) 후원금 장부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태 의원실에서 청년보좌관으로 일한 고등학생 A(당시 만 17세)양은 후원자의 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조부는 태 의원 후원 계좌에 300만 원을 입금했다.
 
후원이 이뤄진 시점은 지난해 12월로, A양의 근무가 끝나고 약 4개월 뒤다. 태 의원이 정치 활동을 시작한 시점부터 후원 내역에 A양의 조부의 후원은 그때 단 한 건뿐이다. 손녀 채용을 대가로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같은 해 태 의원 후원회 계좌에는 총 1500여 명이 후원했고, 이 중 300만 원 이상의 후원은 A양 조부의 사례를 포함해 총 6건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1~2월 태 의원실에서 청년보좌관으로 활동한 대학생 B(23)씨 역시 지역 사업가의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부친 C씨는 태 의원의 지역구(서울 강남 갑)인 강남구 역삼동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였다.
 
문제는 C씨가 과거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 부대변인과 서울시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C씨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예비후보로 출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 의원은 지난해 말 B씨를 채용하기 직전 보좌진들이 참여하는 단톡방에서 "올 겨울방학 때 청년보좌진(이) 6명으로 돼 있는데 재정 여건상 6명은 너무 많으니 4명으로 줄여봅시다"라고 하면서도 "4명 중 OOO 회장(C씨) 딸은 꼭 넣어 줍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건상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B씨의 채용만은 콕 집어 관철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태 의원이 사적 채용을 통해 B씨에게 의원실 활동 기회를 줘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이다.
 
C씨가 태 의원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사업가라는 점은 채용의 '대가성'을 의심케 한다. 모델 관련 사업을 하는 C씨가 태 의원이 참여하는 지역구 행사에 모델들을 파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태 의원 역시 C씨가 주최하는 모델 콘테스트에 축전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공식 채용 공고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 의원실에서 낸 공고들은 A·B가 근무한 시점과 맞지 않거나 자격 요건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태 의원이 본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인사의 손·자녀들을 사적 채용한 셈이다. 의원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대학 입시나 취업 등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태 의원이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이들의 '스펙 쌓기'에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태 의원실 관계자는 "청년보좌관은 사무처에 등록된 공무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순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수료증 역시 일반적인 내용의 봉사에 따른 것이고, 특혜라 볼 수 없다. 이들의 유튜브 영상 제작 등 활동은 오히려 저희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라고 해명했다.
 
CBS노컷뉴스는 태 의원에게 관련 사실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태 의원이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녹취 내용을 두고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태 의원이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 등 설화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징계 검토 건과 함께 오는 8일 윤리위 2차 회의에서 병합 심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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