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tapa.org/article/zZ3C9

 

패밀리레스토랑·해산물식당서 단체 기밀수사?...검찰 특활비로 회식비 유용 의혹
조원일 2023년 12월 19일 13시 30분
 


창원지검 진주지청이 특수활동비를 사용하고 증빙한 카드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기밀수사에 쓰여야 할 특활비를 회식비로 유용한 정황이 잇따라 확인됐다. 
 
지난 8월 뉴스타파는 전국 고등·지방검찰청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예산 증빙 자료를 수령하던 중 검찰 관계자로부터 “특활비를 회식비로 쓴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의 일원인 경남도민일보가 확보한 창원지검 진주지청의 특활비 카드 영수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검찰 내부의 ‘회식비 유용 의혹 발언’을 뒷받침할 단서를 찾아낸 것이다.  
 
진주지청, 스테이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서 60만 원 특활비 결제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수칙 강화로 단체 모임을 자제했던 2020년 8월 18일, 진주지청 관계자는 진주 시내 스테이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약 60만 원(59만6,200원)을 특활비로 결제했다. 
 
▲ 창원지검 진주지청이 2020년 8월 18일 진주시내에 위치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59만6,200원을 결제하고 특수활동비 증빙 기록으로 첨부한 카드 영수증.
 
취재진은 해당 식당을 찾아 60만 원으로 식사가 가능한 인원을 확인했다. 식당 직원은 “10명 정도는 충분하다”고 답했다. 현재 물가가 오를 점을 감안해도, 진주지청의 결제 시점이던 2020년 8월, 10명 안팎의 사람들이 식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식당의 내부 구조는 같은 프랜차이즈 여느 지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장 내부는 별도의 칸막이나 분리 구조물은 없었다. 벤치 모양의 테이블 좌석이 서로 등을 바라보는 구조로 배치돼 있었다. 서빙하는 직원들이 수시로 지나다녔고,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모두 들릴 정도로 방음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 창원지검 진주지청 관계자가 2020년 8월 기밀 수사 또는 범죄 정보 수집 등 '특수활동'을 진행했다는 진주시내 한 패밀리레스토랑의 내부 모습.
 
식당 측에 조용히 식사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이 있는지를 묻자, 담당자는 매장 2층 끝에 있는 별도의 홀로 안내했다. 식당 직원은 “이 공간은 보통 20~30명 이상의 손님이 예약했을 때, 사용이 가능하고 식비도 100만 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지청이 결제한 60만 원으로는 해당 공간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결국, 진주지청이 남긴 특활비 카드 결제 기록에 따르면, 일반 고객들에게 완전히 노출된 혼잡한 식당에서 10명 안팎의 검사 또는 수사관들이 모여 식사를 하면서 기밀 수사나 범죄 정보 수집을 벌였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특활비를 검찰청 단체 회식비 등으로 유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해산물전문점에서 특활비로 30만 원 결제
 
다수 인원이 식사를 하고 특활비를 사용한 진주지청의 사례는 또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크게 늘던 2020년 12월 10일, 진주지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한 식당에서 특활비 30만 원이 사용된다. 이 식당은 현재 이름을 바꿔 중식당으로 바뀌었지만, 2020년 당시에는 주로 해산물을 팔았다. 현재 식당 직원은 “2023년 7월 원래 있던 식당에서 이 식당으로 바뀌었다”며 “식당 구조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 2020년 12월 진주지청 관계자들이 특활비 30만 원을 사용한 진주시내 한 식당. 현재는 중식당으로 바뀌었으나 식당 관계자는 "내부 구조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이 식당을 확인해 본 결과, 식당은 주방 외에 홀과 테이블이 5개가량 들어가는 방 한 칸으로 구성돼 있었다. 홀은 물론, 별도의 방도 홀과 바로 연결된 구조였는데, 누가 드나드는지 쉽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방음을 기대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당시 진주지청이 이 식당에서 지출한 특활비는 30만 원이다. 2020년 초에 작성된 이 식당의 온라인 후기 등을 확인해 보니, 당시 1인분 가격은 대략 1만 원 안팎이었다. 주류나 음료 등을 곁들였다고 해도, 30만  원으로 10여 명의 인원이 식사가 가능한 수준이다. 외부에 훤히 노출된 공간에서 다수의 검사 또는 수사관들이 모여 어떤 기밀 수사를 벌이고 특활비를 썼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 게 된다.  
 
▲ 진주지청 관계자들이 2020년 12월 청사 인근의 한 해산물 식당에서 기밀 수사 등을 벌였다며 특수활동비 30만원을 사용하고 증빙기록으로 남긴 카드 영수증.
 
이처럼 기밀 수사에 쓰야야 할 특활비의 ‘회식비 유용’ 의혹과 관련해, 진주지청은 “선거나 경제사범 수사를 비롯해 기밀 유지가 필요한 각종 정보 수집 활동이라는 특활비의 예산 목적에 맞게 집행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면서도 해당 식당에서 어떤 ‘특수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 관련 기사 보러가기
● 전국 67개 검찰청 특활비 자료 보기 https://pages.newstapa.org/2023/09_prosecution/ 
● '파바' 한정판 케이크에 '스벅' 프리퀀시까지 https://newstapa.org/article/R9Avq
● 진주지청 특활비 영수증, 70% 이상이 검찰청사 근처 식당·커피숍 https://newstapa.org/article/9Dwce
 
제작진
검찰예산검증 공동취재단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
촬영 김기철 오준식
편집 정애주
CG 정동우
웹디자인 이도현
웹출판 허현재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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