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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 "윤석열 바뀔 생각 없어…하루 빨리 탄핵"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입력 2024.04.20 22:00 수정 2024.04.20 22:06
총선 뒤 첫 전국집중촛불…55개 시군구 참여
"지난 2년도 생지옥이었는데 3년 어떻게 사나"
"윤석열과 무슨 대화·협치냐…탄핵만이 살 길"
이태원 유족 "아직도 이상민, 윤희근 그 자리에"
"정부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끝까지 싸울 것"
해병대 예비역 "7~8월이면 통화기록 지워져"
"한시가 급하다 채상병 특검 통과시켜야 한다"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뒤, 첫 전국집중 촛불집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수천 명의 촛불 시민들은 "지난 2년은 생지옥이었다"고 성토하며, 총선 패배에도 국정기조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은 대통령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년은 지옥이다 탄핵만이 살 길이다" "대화협치 필요없다 기세있게 탄핵하라" "들불처럼 타 번져라 촛불로 탄핵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행동은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을 열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19번째 열린 이날 전국집중촛불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전국 55개 시군구에서 온 시민들과 미국·독일 등에서 온 동포 등 연인원 5000여 명(주최 쪽 추산)이 모였다.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시민들은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집회에 열기를 더했다.
집회는 촛불합창단의 <헌법 제1조> <조일권의 노래> 공연과 22대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 발의를 약속한 촛불 후보의 인사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당선인(경기 수원정)은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가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워서 새로운 민주주의 세상, 민생회복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부승찬 당선인(경기 용인병)은 "윤석열 탄핵의 열기는 가득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과 함께 윤석열 심판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연합 한창민 당선인(비례대표)은 "벌써 윤석열 정권은 탄핵이 됐다. 정치적으로 이미 그들은 식물정권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법적으로 책임있게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것밖에 없다"며 "여러분 덕분이다. 여러분께서 이 광장을 지켜주셨기 때문에 민심이 함께 움직였고 결국 국민들이 윤석열 정권에 대해 표로 심판했다. 여러분과 함께 가겠다. 더 나은 세상,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키고 더 평등하고 자유로운 시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이어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 관계자의 발언이 이어졌다. 야당인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 이태원참사 특별법 재의와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5월 29일 21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면 계류 중인 법안들은 자동 폐기되기 때문이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최경아 운영위원(고 최보람 씨의 고모)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유세기간 중 서서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했다. 서서 죽는 아픔이 뭔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막말을 일삼는지 모르겠다"며 "무정부 상태에서 압사로 인해 많은 우리 젊은 인생들이 선 채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죽음 앞에 지금 540여 일이 넘는 이 시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고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경찰청장)을 비롯한 그 누구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최 운영위원은 윤석열 정권을 향해 "진상규명으로 밝혀지는 모든 것들이 두려운 정부는 힘을 쓸 필요없는 엉뚱한 곳에 힘을 소진하며 진상이 규명되는 것을 막고 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비판하며 "참사가 발생하면 법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정상적인 국가라고 믿고 있다. 한 번만 멈춰서서 지금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며 어떻게 침몰하는지 돌아보면 좋겠다"고 했다.
최 운영위원은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이란 말을 입에서 떼어내야 한다"며 "어떻게 지금도 공정과 상식을 말할 수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를 맞아본 사람은 무지개를 볼 수 있고,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은 별을 볼 수있다. 가족을 국가의 부재 속에 잃어본 사람은 끝까지 목격자이며 끝까지 싸우는 사람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말길 바란다"며 "정부에게 묻겠다. 답을 해주시기 바란다.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라고 꾸짖었다.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 김규현 법률자문 변호사는 '필승'이라고 구호를 붙이며 촛불 시민들에게 경례하고 발언을 시작했다. 해병대 예비역이면서 검찰 출신인 김 변호사는 "해병대도 작년 여름 채 상병 순직 직후부터 전국을 돌면서 수사외압, 진상규명, 박정훈 명예회복, 윤석열 정권과 집권여당 심판을 외쳤다. 그 결과 국민 여러분께서 총선 결과로 응답해주셨다. 채 상병 진실을 밝히라는 명령을 내려주신 것"이라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이 준엄한 명령을 즉시 받들어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우리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올해 7월이면 범죄 은폐자들이 그토록 원하고 있는 증거인멸이 완성된다. 특검을 포함한 중대수사는 예외없이 통신기록 수사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수사 출발점이 되는 통신사 통화내역들이 올해 7월이 되면 보존기한 1년이 되어서 차근차근 삭제된다. 그렇게 되면 특검 할아버지가 와도 진상 규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벌써부터 집권여당 이걸 노리고 '침대축구'에 들어갔다. 공수처가 수사 중이니까 기다리자, 특검법에 독소조항이 있다,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 특검 무산을 위해 별의별 트집을 다 잡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종섭 전 장관도 등판해 벌써부터 수사기록 회수는 내 지시가 아니라고 발을 빼고 있다"며 "아직도 수사기록 회수를 지시한 사람이 누군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는데, 7~8월이 지나면 그 지시한 사람의 통화기록이 삭제될 것이다. 통신기록 삭제 골든타임이 이제 3개월 남았다. 특검 임명 후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한시가 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협조하지 않고, 국회의장도 소극적일 수 있다. 심지어 야당조차 선거 승리에 도취해서 절박감이 떨어질 수 있다. 오직 믿을 건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강력한 민의뿐이다. 여기 모여주신 촛불 국민 여러분, 모두 함께 힘을 모읍시다"라고 외쳤다.
전국에서 모인 촛불행동 회원들은 2년간 투쟁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어낸 기세를 몰아 대화와 타협이 아닌 '윤석열 탄핵'을 실현해야 한다고 국회를 압박했다. 촛불행동 김민웅 상임대표는 "마침내 190석을 넘나드는 윤석열 탄핵 고지가 만들어졌다. 다른 누구가 아닌 바로 우리 국민들이 진력을 다해 만들어낸 것"이라며 "촛불국민 요구와 명령 무엇인가. 이제 우리가 여기까지 밀고왔으니 22대 국회가 머뭇거리지말고 탄핵하라 이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촛불행동 김민웅 상임대표가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김 상임대표는 "200석이 아니라서 국회가 못하겠다고 하면 앞으로 3년도 고통스럽게 기다리면 되는가. 지난 2년도 생지옥이었는데 앞으로 3년을 윤석열 치하에서 살아야 한다면 그게 말이나 되는가"라면서 "윤석열 정치검찰의 폭정 독재가 그 원인 아닌가. 폭정과 협치하면 되나. 독재와 상생할 수 있나. 폭정·독재 원흉과 대화가 필요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을 제압할 190석의 무기를 만들어 줬는데 그 무기를 내려놓고 이들의 숨통을 터준다면, 그래서 이제 거의 다 몰아내고 있는 판에 적폐들에게 살길을 열어준다면 총선 대승에도 여전히 아쉬워하는 국민들은 도대체 뭐가 되는가. 이래도 괜찮나"라며 "대승거둔 민주당, 돌풍일으킨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권은 국민들이 손에 쥐어준 무기들고 각오를 다져야한다. 180석 가지고도 아무것도 못한 21대 국회를 반복할 생각을 추호도 하지말라. 완전히 버리라"고 했다.
55개 시군구 참가자 대표단은 '윤석열 탄핵 범국민 항쟁 결의문' 낭독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지난 2년간 응축된 피 끓는 분노를 안고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을 투표로 응징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 앞에 반성은커녕, 국정방향이 옳고 국민이 문제라는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였다"며 "민심을 거역하고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대표단은 "윤석열을 이대로 둔다면, 이 나라와 국민은 아비규환의 생지옥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자와 무슨 대화와 협치, 상생과 민생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 탄핵만이 해결책이다"라며 "야당에 고한다. 대화 협치 필요 없다. 기세 있게 탄핵하라. 3년은 지옥이다. 탄핵만이 살 길이다"이라고 외쳤다.
55개 시군구에서 온 촛불행동 대표단이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이들은 "윤석열의 폭정으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며 검찰독재를 끝장낼 주인공도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그 누구에게도 우리의 임무를 맡기지 말고 우리가 시작한 이 싸움을 우리의 힘으로 끝까지 완수하자"며 "지난 2년간의 끈질긴 투쟁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낸 우리 촛불국민들은 이 기세를 몰아 더욱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전국집중촛불 본집회는 천주교 시국미사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의 공연으로 마무리했다. 밴드는 <불나비> <꿈> <고래사냥> <바위처럼> 등을 공연했다. 시민들은 공연 뒤 시청역→세종대로 사거리→종각역→을지로입구역→한국은행앞 교차로→숭례문교차로→시청역을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하며 "정치공작 검찰독재 탄핵으로 끝장내자" "대화협치 필요없다 기세있게 탄핵하라" "국민과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을 지켜본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거나 손을 흔들기도 했다.
시민들은 행진을 마친 뒤 다시 본집회가 열렸던 시청역 앞으로 돌아와 정리집회에 참가했다. 정리집회에선 지역에서 올라온 촛불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충북민주시민연대 이해성 부대표는 "제가 자주 가는 단골 만둣가게 사장님이 15년새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한다. 내일이 두려워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며 "도대체 윤석열, 당신은 2년동안 무엇을 한 것인가. 이제 더이상 이렇게 지옥같은 3년을 보낼 수가 없다. 중산층과 서민을 말살하는 정부, 부자들의 감세에만 혈안이 된 정부, 660여 만 자영업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윤석열 정부를 하루빨리 탄핵하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여러분에게 제안한다. 개원 즉시 윤석열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시라. 자영업자 근로소득자 서민 중산층들이 죽어가기 전에 시행하라"며 "오만하고 무지한 윤석열은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국민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국민 탓만 한다. 이제는 더이상 참아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탄핵의 바람이 돌풍이 되고 태풍이 될 것이다. 촛불동지들이 10만이 되고 100만이 되고 1000만이 되어 이 광화문을 덮을 것"이라며 "우리는 기필코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천주교 시국미사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가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부산촛불행동 공은희 공동대표는 "윤석열과 국짐당(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짐'이라는 뜻에서 붙인 멸칭)이 만든 나라살림과 민생 처참하기 그지없다. 코로나 때보다 폐업 음식점이 늘고 도미노 붕괴가 우려된다. 국민들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나날"이라며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환율 방어도 못한 주제에 우크라이나 재건에 약 3조원을 쏟아붓는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 공동대표는 "총선 대승에도 성난 민심은 성에 차지 않는다. 윤석열 탄핵 직진하라 외치는데 영수회담, 거국내각으로 저들의 기사회생 시간 만들어줘야 하느냐"며 "국민들과 최전선에 서야 한다. 뒤쪽에서 대화협치말고, 타협도 협치의 대상도 아닌 탄핵의 대상 독재자 윤석열을 하루빨리 탄핵으로 몰아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빨리 탄핵시켜서 직무정지지 시키고 나라를 함께 구하러 가자"며 "3년은 지옥이다 탄핵만이 살 길이다"라고 외쳤다.
87차 촛불대행진은 오는 27일 오후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린다. 다음 주 87차부터 집회 시작 시간이 오후 5시로 바뀐다.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4.4.20. 이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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