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잠길라’ 4대강 함안보 수위 또 낮춘다
등록 : 2012.01.20 10:13수정 : 2012.01.20 10:13
수공 ‘영농장애예상 8.57㎢’ 확대 …수위 5m→4m 낮춰
배수장도 16곳 설치…학계 “분석 결과 바뀐 과정 설명해야”
주변 농경지 침수피해 때문에 관리수위를 이미 2.5m 낮춘 낙동강 창녕함안보가 보에 채우는 강물의 높이를 다시 1m 낮춰 가동하게 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9일 창녕함안보 지하수 영향 대책 수립 용역 결과 설명회를 열어 “오는 6월 창녕함안보를 완공한 뒤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상태로 관리수위인 해발 5m까지 강물을 채운다고 가정했을 때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영농 장애 예상지역 면적은 경남 함안·창녕·의령군 일대 8.57㎢로 조사됐다”며 “이에 따라 400억~500억원을 들여 함안 10곳, 창녕 5곳, 의령 1곳 등 배수장 16곳을 설치해 24시간 가동하고, 유수지를 조성하는 등 대책을 세우는 것은 물론, 보 가동 시점에는 강물을 해발 4m까지만 채워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공은 함안 3곳, 창녕 1곳 등 배수장 4곳을 우선 가동한 상태에서 보 운영을 시작해, 침수피해 상황을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서서히 관리수위를 높이면서 동시에 나머지 배수장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배수장 16곳의 운영비는 연간 24억원에 이른다.
수공은 창녕함안보 건설에 따른 피해지역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으면 서울 여의도보다 넓게 되지만, 1차로 배수장 4곳을 가동하면 4.81㎢, 배수장 16곳을 모두 가동하면 2.78㎢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표면에서 1~0.5m가량 아래까지만 지하수가 차오르면 수확량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농사에 지장을 받는 면적은 0.77㎢까지 줄어들며, 이 또한 복토·유수지·인공수로·관정배수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지난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창녕함안보 건설에 따른 침수피해 면적이 12.28㎢에 이를 것이라는 결과를 받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수공은 “입력 자료의 정확성과 보정 절차에 따라 분석자마다 결과값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복잡한 지하환경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완전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 관찰을 통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 건설에 따른 침수피해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했던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몇 년 동안 침수피해 면적은 0.744㎢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던 수공이 보 완공 시점에 이르러서야 예상 피해면적을 고쳐서 내놓으며 배수장 16곳 설치 등의 대책을 제시하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수공은 조사보고서를 공개해 피해면적이 0.744㎢에서 8.57㎢로 바뀐 과정을 명확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녕함안보는 애초 관리수위 7.5m로 설계됐으나, 4대강에 건설되는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2010년 초 설계 변경을 통해 관리수위를 5m로 낮춰 건설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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