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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거부한다! 사망 사건 진상을 규명하라!”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7/19 [21:03]
© 이인선 기자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채상병 1주기 군 사망 사건 피해자 추모 촛불 문화제’가 19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광화문역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문화제는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 비상행동’이 주최하고, 군인권센터와 군 사망 사건 유가족이 주관했다.
문화제에는 더불어민주당·진보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많은 시민이 함께했다.
“무리한 수중수색 책임자를 처벌하라!”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거부한다!”
“채상병 사망 사건 진상을 규명하라!”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사회를 봤다. © 이인선 기자
▲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이인선 기자
참가자들은 문화제의 첫 순서로 채상병을 추모하며 묵념을 했다.
고(故)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인 안미자 씨는 개회사에서 “채상병이 우리 곁을 떠나고 벌써 1년이 지났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승주와 숱한 아이들이 떠나며 그래도 한 발 한 발 세상이 더 나아진다는 생각을 위안 삼아 살아왔는데, 이젠 한술 더 떠서 대통령이 앞장서서 사건을 은폐 축소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정말 헛된 것은 아닌지 수도 없이 되묻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번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걸 안 하니 죽음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라며 “특검법은 반드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인 박미숙 씨는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길에, 진실의 편에 선 이들이 이기는 길에 나도, 우리 유가족들도 할 수 있는 몫을 하겠다”라며 “군 복무로 인한 억울함이 없는 대한민국이 되고 수근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 왼쪽부터 안미자 씨, 박미숙 씨. © 이인선 기자
1년 전 채상병과 급류 속에서 수색 작업을 했던 한 해병이 보내온 추도문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대독했다.
임 소장은 대독에 앞서 “생존 해병이 며칠 전 우리 사무실에 함께했다. 여전히 잠을 자지 못하고 있고 그날 채상병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그런데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고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게 한 책임자인 임성근 사단장은 생존 해병들과는 다르게 오늘도 국회 탄핵 청문회에 나와서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현직 검사인 사촌 동생의 법률적 조언까지 받으며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 생존 해병들이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날의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을 악용해서 권력은 진실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군에서는 병사들이 3일에 한 번꼴로 죽고 있고 지휘관들은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도 군 통수권자로서 본인이 해야 할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 그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생존 해병은 추도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대민 지원을 나가 수해 복구를 위해 고생하시는 군인들이 있을 것이다. 수혜를 입으신 분들의 조속한 회복과 복구 작업에 투입된 분들의 안전을 바란다”라며 “특검이 생겨서 수사 결과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가려지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의 하주희 변호사는 “1년 전 오늘 생을 달리한 채수근 상병과 가족들, 그 죽음의 진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박해받고 있는 박정훈 대령과 여기 함께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며 “채수근 상병의 죽음과 관련하여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그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자 하는 것을 막고 있는 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임태훈 소장, 하주희 변호사. © 이인선 기자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채상병의 죽음은 재해가 만들어 낸 안타까운 사고가 아닌 이 나라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며 “그를 죽음으로 내몰고 진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권력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무능을 기다려줄 수는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윤석열을 우리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했다.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인간이 아니라 거부기(거부권을 행사하는 기계)로 변해가고 있다. 만약 단순한 기계라면 때려 부숴야 할 것이고, 전기로 돌아가는 기계라면 코드를 뽑아 버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 억울한 희생의 근본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은 각 정파와 진영 논리를 떠나서 정치권에 부여한 국민의 명령이다.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정치인은 그 정치적 책임도 함께 외면당한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하길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20대 대학생 유대현 씨는 “나는 20대 청년으로서 채상병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 채상병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은 채상병 개인의 억울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뿐 아니라 더 이상 우리 군 내에서, 우리 사회에서 이런 억울한 부당한 지시로 인하여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왼쪽부터 양옥희 회장, 진영종 공동대표, 이정민 운영위원장, 유대현 씨. © 이인선 기자
이날 문화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모인 4.16합창단의 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같은 날 해병대예비역연대, 정의자유해병연대이 주관하는 채수근 해병 1주기 시민추모문화제가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1가 보신각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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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을 나누는 참가자들. © 이인선 기자
▲ 강연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천지부장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플롯 연주를 했다. © 이인선 기자
▲ 한 의원이 시민과 촛불을 나누고 있다. © 이인선 기자
▲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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