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장 "일제가 조선의 쌀을 '수탈'했다는 한국 교과서 잘못됐다"
정인지 기자, 이승주 기자 2024. 10. 11. 16:12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고전번역원 등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일제가 조선의 쌀을 수탈한 것이 아니라 조선이 일본에 수출한 것'이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진 인사로 평가되고 있으며 지난 7월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원장의 과거 발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 원장은 "조선의 쌀을 일제가 수탈한 것일까요. 아니면 조선이 일본으로 쌀을 수출한 것일까요. 한국사 교과서의 서술은 일제시기 농민의 궁핍을 엉뚱하게도 일제가 쌀을 수탈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형성된 일반인들의 통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쌀을 수탈한 것이 아니라 수출한 것인데도 말이죠"라고 말한다.
문 의원이 "지금도 이 생각이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김 원장은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문 의원이 "일본이 제 값을 주고 쌀을 사갔냐"고 묻자 김 원장은 "'제 값'은 보기에 따라 여러가지 판단할 수 있다"고 피했다. 김 원장은 "일본은 한국의 주권을 인민 의지에 반해 빼앗았다고 생각하고 일본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서도 쌀과 관련해서는 본인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문 의원은 "개인 학자로써는 여러가지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국가기관의 원장으로써 이게 옳은 생각이냐"라고 질타했다.
김 원장은 윤석렬 대통령과 동문인 서울 충암고 출신이다.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이 "대통령과 선후배 사이냐"고 질의하자 김 원장은 "대통령이 3년 후배일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대통령도 이런 역사적인 의식을 같이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김 원장은 "대학교 입학할 때 잠깐을 빼면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답변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답변"이라며 "신중하게 답변하시라"라고 주문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 원장에게 "(당시)쌀이 남아서 수출을 했다고 생각하는가. 수출로 우리가 이익을 봤다고 생각하느냐 손해를 봤다고 하느냐"라고 물었다. 김 원장은 "시장거래는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농민들이 쌀을 팔아도 손해를 보기도 했고 궁핍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이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수출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재차 묻자 김 원장은 "농민들이 직접 수출한 것이 아니고 상인들에게 넘긴 것이다. 그것이 모여서 수출이 된 것이다"라고 기존의 발언을 바꾸지 않았다.
조 의원의 "일제강점기 동안 당한 피해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김 원장은 "인정한다. 정신적 피해 등이 막대하며 경제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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