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윤 대통령 거부권’에 지친 시민들의 촛불…“광장 민심 외면 말라”
‘윤석열 거부 3차 시민행진’
김가윤 기자 수정 2024-11-30 19:46 등록 2024-11-30 18:09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이 두터운 옷을 입고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가윤 기자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이 두터운 옷을 입고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가윤 기자
 
“거부권 남발 민심거부 윤석열을 거부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주말 저녁 쌀쌀한 날씨에 빗방울마저 떨어지기 시작한 서울 도심에 또다시 시민들의 외침이 울렸다. 비옷을 입고 두터운 옷을 껴입은 시민들은 한 손에는 촛불, 한손에는 ‘윤석열을 거부한다’가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잇따르는 대통령 거부권이 무너트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각자의 자리에서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맞은 첫 주말인 30일 저녁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민중행동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 비상행동’은 서울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을 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도 앞서 같은 자리에서 열린 ‘제5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마친 뒤 합류하며, 경복궁 앞 대로와 도보 400여 미터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대통령의 잇단 거부권 행사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집회를 찾은 조영찬(52)씨는 “정부가 민주주의 기본 시스템을 무너트리고 있는데, 더이상 방치하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질 것 같다”며 “본인의 가족과 관련된 법에 대해 거부권을 지속해서 행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비를 피해 경복궁 처마 밑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가윤 기자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비를 피해 경복궁 처마 밑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가윤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에 세 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로써 국회 법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25차례에 이르렀다. 이날 무대에서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는 조문이 국회에 관한 헌법규정 중에서도 가장 앞에 배치된 이유는 입법권이 유권자가 국회에게 위임한 가장 본질적인 권한이자, 국회의 존재 이유이고 책임정치의 시작과 끝이기 때문”이라며 “여당 의원들에게도 요청한다. 유권자가 위임한 대표의 권한을 포기하지 말아달라. 광장에서 확인되고 있는 민심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이 미친 불안과 위기감을 이야기했다. 자녀를 군대에 보냈다는 이밀씨는 “박정훈 대령 홀로 채상병 비문 앞에 서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외롭게 다짐한 그 순간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라며 “흔한 구명조끼 하나 못 받고 물속에 들어가 부모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상병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나라, 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을 지난 5월과 7월 두차례 거부했다.
 
김형수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장도 대통령이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점을 짚으며 “(2022년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투쟁이 끝나고 대우조선은 5명의 하청노동자에게 47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윤석열 정부 검찰은 저에게 4년6개월 구형했다”며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하청노동자에게 지금처럼 그대로 살라는 얘기 아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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