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계엄날 경찰 투톱에 ‘10곳 장악’ 지시…두 청장 ‘거짓 동선’ 들통
박고은 기자 수정 2024-12-11 21:29 등록 2024-12-11 21:07
 
윤석열 대통령이 8월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8월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2·3 내란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앞서 국회에서 ‘거짓 동선’을 보고했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두 사람은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 등에서 안가에 방문한 사실을 일절 밝히지 않고 같은 시간 ‘공관’ 등에 있었다고 설명해왔다.
 
11일 경찰 조사 내용 등을 보면,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은 지난 3일 저녁 7시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으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약 5분 동안 혼자 열변을 토하며 지시사항을 전했고, 국회·문화방송 등 비상계엄 선포 뒤 장악해야 할 10여곳이 적시된 문서를 전했다.
 
하지만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안가 방문 사실을 그동안 국회의원실 제출 자료나 국회 상임위 현안질의 등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조 청장이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했던 12월3일 0시~7일 24시까지 일정 및 동선을 보면, ‘안가 회동’이 이뤄지고 있던 저녁 6시28분~10시2분까지 머문 장소가 ‘공관’으로만 표기돼있다. 김 서울청장은 저녁 6시38분 퇴근하고, 7시46분 재출근한 것으로 의원실에 설명했다. 다만 ‘재출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함구했다.
 
대신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뒤에야 계엄 상황을 인지했다고 설명해왔다. 조 청장의 경우 ’계엄 선포에 앞서 비상 대기 통보는 받았지만 계엄과 관련된 것이라는 사실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왔다.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사전에)계엄 선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봉식 서울청장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그간 국회에 나와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국회의원 위치추적 요구 등을 공개했던 조 청장이 가장 중요한 대목인 윤 대통령과의 안가 만남을 밝히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당시 ‘안가 모임’에는 경찰 서열 1, 2위로 불리는 두 사람과 윤 대통령 외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배석한 것을 전해졌다. 계엄 선포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직접 조 청장에게 6차례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 체포 등을 요청했다고 한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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