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일, 국립병원 7곳도 "출입문 폐쇄·통제하라" 지시‥왜?
입력 2024-12-21 20:13 | 수정 2024-12-21 20:230
앵커
12·3 내란 당일 밤, 국립병원 7곳에도 "출입문을 폐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계엄을 선포하면서 왜 국가 의료시설까지 통제하려 했는지 의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인 지난 3일 밤 11시 반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내에서 과제를 하고 있던 학생들을, 교직원들이 갑자기 밖으로 쫓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한예종 교직원 - 학생 (지난 3일)]
"집으로 다 가시래요. <다 가야 돼요?> 다 나가셔야 돼요."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정부가 학교에 '출입 통제' 지시를 내렸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조금 앞선 시각, 보건복지부가 국립병원 7곳에도 "출입문 폐쇄와 통제 조치"를 지시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3일 밤 11시 4분쯤, 정부 당직 총사령실이 "각 청사의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출입자를 통제하라"고 지시했고, 복지부가 직접 관리하는 국립병원 7곳에 곧바로 유선으로 이 내용을 전파했다는 겁니다.
'폐쇄·통제 조치' 연락을 받은 곳은 중증 정신질환자 입원 시설인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나주병원, 국립부곡병원, 국립춘천병원, 국립공주병원과, 한센인 입원시설인 국립소록도병원,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립재활원이었습니다.
MBC가 이들 병원 중 6곳의 당일 상황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병원을 폐쇄하거나 출입을 통제한곳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시 사항을 알지 못해 평소와 똑같이 병원을 운영했다"는 곳이 4곳이었고, "당직실로 유선 지시가 오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조치를 하진 않았다"거나, "추가 지시를 기다렸는데,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밝힌 곳도 있었습니다.
해당 병원들은 중증·장기 환자들이 많아 평소 일반인 출입이 드문 곳인데, 굳이 심야에 폐쇄 조치까지 내렸던 이유가 뭔지, 계엄 당일 밤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 영상편집: 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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