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 예비자산 206조... 이게, 다 윤석열 내란 때문
[90초 경제뉴스] 체포 실패한 오늘 알려진 또 하나의 소식, "곧 국민연금에서..."
25.01.03 18:10 l 최종 업데이트 25.01.03 18:15 l 이정환(bangzza)
 
 12.3 윤석열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과 경찰이 3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자 철수하고 있다.
▲12.3 윤석열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과 경찰이 3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자 철수하고 있다. ⓒ 유성호
 
12월 26일, 12.3 내란 사태 와중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경제 상황을 뒤흔들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 준 날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던 날입니다. 바로 전 거래일이었던 12월 24일 1,459.2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그 날 오후 1,469.20원으로 치솟더니 다음 거래일이었던 27일에는 내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1,470원대(1,476.00원)를 뚫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단, 하루 만에 10원 넘게 치솟았던 겁니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비금융기업 대외채무액은 1761억5060만달러입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0원만 떨어져도 1조 8000억원 정도의 기업 채무 규모가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오니,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여파가 얼마나 큰 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사태 피의자 윤석열 체포에 나선 오늘(3일) 환율 변화를 주시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그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새벽 6시께였죠. 1,471.5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67.8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8원 오른 1468.4원이었습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죠. 일부라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고, 이는 '한덕수 리스크' 당일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외환시장에 반영된 셈입니다. 만약, 공수처가 피의자 윤석열을 체포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이런 상황만으로 오늘의 외환 시장을 해석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란 소식이 알려진 것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내부 결정에 따라 곧 국민연금에서 환 헤지 물량이 나올 것이다",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란 말이 오늘 한국은행을 출처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피의자 윤석열 내란이 초래한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내란 때문에 우리나라가 핵폭탄을 추가로 맞아서 고환율 구간에 들어갔는데, 원/달러 환율을 1,450원에 정부가 맞추려고 모든 카드를 쓰기로 마음먹은 상황이다. 목표가 노출됐기 때문에 방어를 해내야 하는데, 이 방어선을 설정하고 하루 만에 무슨 일이 났느냐. 한덕수 권한대행이 되지도 않는 발표를 하면서 환율이 실시간으로 급등해서 1,450원대 방어선을 하루 만에 넘겨서 (한때) 1,486원까지 찍었다.
 
지금도 정부가 환율 방어에 계속 나서고 있다. 어떤 수단을 현재 정부가 강구하고 있느냐면, 국민연금 환 헤지를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전략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을 다 합치면 750억 달러(약 110조 3700억원)다. 현재 대기중인 금액으로 1,450원 선을 넘으면 버튼을 계속 누르는 식이다. 그 다음 달러와 원을 바꾸는 걸 스와프라고 하는데, 이를 650억 달러(약 95조 6540억원)까지 열어놨다. 어마어마한 돈이다." (박시동 경제평론가, 2일 매불쇼 중)
 
피의자 윤석열이 내란의 이유 중 하나로 강변한 감액 예산 규모는 4조 1000억원이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엄청난 규모의 돈이 일종의 환율 방어 예산으로 잡혀 있는 셈입니다. 제발, 그 '버튼'을 누르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골라 본 그 외 오늘의 경제뉴스.
 
오늘 코스피 지수는 2,441.9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거래일 6일 만의 반등입니다. 한때 2,454.67까지 찍었지만 피의자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중단 소식과 함께 오름폭이 줄었다고 합니다. 코스닥 지수도 705.76으로 장을 마치며 3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제주항공 모기업 애경그룹이 '입길'에 올랐습니다. 그룹 계열사인 AK플라자가 위탁운영하는 노보텔이 지난달 31일 분기별 월례회의 행사를 열었다고 하는데요. 이 자리에서 경품 뽑기 등이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국가애도기간에 진행된 프로그램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오늘 열린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밝혔습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를 통해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해주셨다"며 최 대행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는데요. 이 총재는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국무위원들을 향해서도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는 직설을 날린 바 있습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신년 인사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바도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대한상의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정부와 정치 지도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단은, 재계에서도 최 대행의 역할에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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