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입법기구 질문에 또 김용현 핑계‥급해지자 '부하 책임'
입력 2025-01-19 20:35 | 수정 2025-01-19 21:30  구나연
 

 
앵커
 
구나연 기자가 지금 공수처에 나가 있는데요.
 
바로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상황 들어 보겠습니다.
 
구기자, 먼저 어제 5시간에 걸친 구속 심사 도중에 영장 판사가 윤 대통령에게 딱 한 가지 질문만 직접 했었다는 소식이 들어왔죠.
 
어떤 건지 내용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어제 구속영장심사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받은 질문은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바로 "비상입법기구라는 게 구체적으로 뭐냐", "계엄 선포 이후에 비상입법기구를 창설할 의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비상입법기구라는 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전달한 쪽지에 담긴 문구였습니다.
 
해당 쪽지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예비비를 확보하고, 국회에 각종 자금을 끊으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죠.
 
그러면서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있었는데요.
 
별도의 입법기구를 만들려는 사전 준비로 해석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특히 어제 재판부가 이 문제를 콕 짚어 물은 건 내란죄가 '목적'이 입증돼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핵심 질문에 대한 윤 대통령 답변은 예상 외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침묵 끝에 "김용현 장관이 쓴 것인지, 내가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국헌 문란의 '목적'을 부인하려는 과정에서 또 김용현 전 장관 핑계를 댄 셈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헌재에 낸 답변서에 "김 전 장관이 군사정권 시절 계엄 포고문을 잘못 베껴 '국회활동 금지' 문구가 들어갔다"고 주장했다가 김 전 장관 측 반박을 마주했죠.
 
윤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자 부하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연이어 보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오늘, 구속된 첫날부터 공수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예상이 됐던 상황이긴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수처는 구속 첫날인 오늘 윤 대통령에게 오후 2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나오지 않았습니다.
 
"공수처에 더 말할 게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남은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공수처는 구치소 출정조사보다는 강제구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구속된 뒤에도 불응으로 일관하는 건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수사기관에 내놓는 진술은 불리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보낸 뒤 재판에서 유리한 말만 하겠다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방어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건 맞지만, 헌법수호 의무를 지닌 현직 대통령으로서, 수사에 임하는 태도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수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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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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