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서 남한 무인기 발견” 발표 다음날, 연천서 추락 무인기 발견
입력 : 2025.01.08 15:46 수정 : 2025.01.08 16:15 강연주 기자
 
윤 정부, 계엄 상황 조성 노린
대북 무인기 침투 의혹 뒷받침
본지, 김병주 의원실 등서 확인
 
북한이 평양에서 추락한 무인기의 잔해를 분석해 확인한 비행경로라며 제시한 그래픽. 조선중앙통신 제공
북한이 평양에서 추락한 무인기의 잔해를 분석해 확인한 비행경로라며 제시한 그래픽. 조선중앙통신 제공
 
북한이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발표한 다음날 새벽 경기 연천군 임진강변 일대에서 ‘추락한 드론작전사령부 소관 무인기’가 군과 경찰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군은 이 무인기가 아군기라는 이유로 별도의 조서를 남기지 않고 채증한 자료들을 모두 수거했다. 윤석열 정부가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8일 경향신문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군과 경찰은 지난해 10월12일 새벽 4시23분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변 일대에서 추락한 무인기를 발견했다.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군은 이 무인기를 ‘아군기’로 판단하고 경찰과의 정식 합동 조사 절차 없이 자체적으로 현장을 채증했다. 이후 무인기와 현장을 찍은 사진 등 채증 자료를 모두 수거해갔다고 한다. 심의조서를 비롯한 기록은 따로 없었다고 한다.
 
군이 수거한 이 무인기는 최종적으로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회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이 무인기가 북한이 평양 상공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와 동일 혹은 유사 기종인지를 묻는 질의에 “작전보안상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함구했다.
 
이 무인기의 존재가 ‘평양 무인기 침투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추락한 무인기가 발견된 시점은 북한이 평양 상공 침투를 밝힌 직후다. 북한은 지난해 10월3일과 9일, 10일 심야시간에 평양 상공에서 한국 무인기가 발견됐다고 지난해 10월11일 발표했다. 그간 합참은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군 내부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이 하달됐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군에서 추락 무인기에 대한 채증 자료를 모두 수거한 것을 두고 무인기 의혹을 은폐하려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 군판사 출신 변호사는 “드론사에서 해당 기체가 어떠한 것인지, 어떤 목적으로 무인기를 띄운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 이상 (무인기 침투설) 관련 정황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무인기 침투설이 맞다면, (국헌문란을 야기한) 내란의 실행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측에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 관련한 자료와 제보 내용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일부 제출받았다고 한다.
 
합참은 이 무인기와 관련해 별도 기록을 남기지 않고 군에서 모두 회수한 사유에 대해 “당시 현장부대에서 드론사의 무인기로 확인한 후 정상적 절차에 의거해 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인기 중에서는 종종 기계적 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로 많이 추락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며 “대공 혐의점이 없으면, 그리고 우리가 운영하던 게 맞으면 수거를 해 간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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