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 이끈 시민들, 광화문 모여 "구속해야 더 편히 잔다"
분노한 23년 차 소방관, 마이크 잡고 "소방청장, 언론사 단전·단수 진실 밝히고 사퇴하라"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5-01-18 18:12:43
18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1.18. ⓒ뉴시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이끈 시민들이 18일 광장에 모여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시각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시민들은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라"고 목청껏 외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7차 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5만여 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색색의 응원봉과 '구호'를 적은 깃발, 풍선 등 다양한 소품도 광장을 채웠다.
여러 시민이 자유 발언에 나섰다. 특히 금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해 허석곤 소방청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받고, 이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하달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울분을 토하는' 소방관 김동욱 씨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울산에서 올라온 23년 차 소방관 김 씨는 이 장관의 불법 명령에 협조해 놓고, 거짓 증언한 허 청장을 향해 "참으로 부끄럽고, 치가 떨린다"며 분노했다. 김 씨는 "소방 역사 70년에 이렇게 치욕스러운 날은 없었다. 소방청장은 역사 앞에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며 "내란 세력에 동조한 소방청장은 역사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라. 그렇지 않으면 너도 감옥 간다"고 말했다.
일상의 목소리를 담은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익명을 요청한 17살 청소년 A 양은 무대에 올라 "국회, 광화문, 남태령, 한남동 관저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렸다. 부모님의 걱정 때문에 몰래 집회에 나온 적도 있다"며 "윤석열 구속과 퇴진 이후로 세상이 이치에 맞게 흘러가길 바란다. 범죄자는 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벌을 받고, 여성·청소년·장애인·노동자 등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주원 씨는 "윤석열 탄핵만이 끝이 아니다. 내란 동조 국민의힘 정당 해체, 장애인 이동권 보장, 노조법 2·3조 개정, 대학 등록금 인상 반대, 생활동반자법 제정 등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목소리 내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비상행동 공동대표 레빗(학생인권법과 청소년 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공동대표)은 "윤석열이 구속까지 되면 더 편히 잘 수 있을 거 같다. 내란 우두머리를 체포한 건 공수처와 경찰이지만, 그 심판을 받게 한 건 우리들"이라며 "시민이 아닌 윤석열을 선택한 내란공범 국민의힘, 공직자들도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달 노동자, 울산 HD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등도 마이크를 잡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호소했다.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자로 사는 20대 여성 신은진 씨는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안도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세상을 꿈꾼다"며 "윤석열 정권은 현장실습 모니터링 예산 등을 삭감했다. 고졸 노동자도 학력 차별 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생 김민욱 군은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제대로 자정하지 못해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선동에 홀라당 넘어갔다. 이보다 큰 실수가 있나"라며 "페미니스트·장애인·성소수자를 지지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다. 앞으로 8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윤석열2'라는 부메랑을 맞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평생을 바치고 이날 향년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조성우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에 대한 추도사도 울렸다. 비상행동 박석운 공동의장(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은 "비상행동의 공동의장으로 헌신한 조성우 의장은 폐암 4기라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비상행동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지난 연말까지 이 집회, 행진 현장에 함께했다"고 전한 뒤, "고인을 추모하는 데 함께 마음을 모아달라"며 묵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집회가 열린 광화문 동십자각을 시작으로 안국역, 을지로입구역을 거쳐 서울 광장 인근까지 행진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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