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고 따귀, 망막에 멍도"... 폭동에 분노한 언론인들, 법적대응 예고
[현장] 언론노조 등 9개 현업단체 긴급회견 "윤석열과 국힘에 책임 끝까지 묻겠다"
25.01.20 17:12 l 최종 업데이트 25.01.20 18:15 l 글: 박수림(srsrsrim)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소속 기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며 “극우 깡패들을 내란죄로 엄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소속 기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며 “극우 깡패들을 내란죄로 엄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현장 취재진을 향해 욕설하고, 침을 뱉고, 따귀를 때렸습니다. 더 나아가 취재진을 넘어뜨리고, 짓밟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장비를 뺏어 가고 취재 내용물을 훔쳐 갔습니다.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마이크를 잡은 권혁용 MBC 영상기자(한국영상기자협회 정책위원)의 손은 쉴 새 없이 떨렸다. 생각해 온 말들을 하나하나 내뱉으며 분노를 쏟아냈다. 그의 동료들은 지난 19일 벌어진 서부지법 폭동사태로 다쳤고 취재 방해를 겪었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9개 언론 현업단체 소속 언론인 30여 명은 20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을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폭동 가담자들을 향해 "언론인 피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언론에는 "계속해서 현장을 기록하고 공유하라"고 주문했다. 또 수사 당국에는 "서부지법 습격 폭도들에게 내란죄를 적용해 엄벌하라"고 강조했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는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했다.
 
권 기자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번 사태로 MBC 소속 영상기자, 오디오맨 등 모두 네 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또 "그들 중 한 명은 망막 뒤에 멍이 들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시위대는 또 MBC 소유의 삼각대, 메모리카드 4장, ENG 카메라 배터리, 심지어 오디오맨의 휴대전화도 훔쳐 갔다"고 전했다.
 
"언론 역할은 사실 기록, 그들 얼굴 한 명 한 명 방송해야"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소속 기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며 “극우 깡패들을 내란죄로 엄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소속 기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며 “극우 깡패들을 내란죄로 엄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이호재 사진기자협회 회장 “기자 폭행·메모리칩 강탈…모든 법적 대응할 것" ⓒ 유성호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인들은 시위대를 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호재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은 "최근 (시위대) 20~30명이 사진 기자 한 명을 둘러싸서 겁박하고, 폭행하고, 메모리칩(저장매체)를 빼앗아 갔다. 오물을 투척하거나 기자를 감금하려는 시도도 있다"면서 "(이를) 우리는 용서치 않을 것이고 가능한 모든 법적 대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기자는 "우리가 하는 일은 일어난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라며 "집회 현장에서 초상권은 보호되지 않는다. 그러니 현장에서 취재진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면 (폭도가) 누구인지 한 명 한 명 다 드러나게 기록하고 공유하라. 그들의 얼굴이 방송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위험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수사 당국을 향해 "시위대 엄벌"과 "언론인 취재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언론인 피해는) 보도된 게 전부가 아니"라며 "서부지법 사태뿐 아니라 현재 여러 지역에서 탄핵 관련 집회 등을 취재하면 극우 성향의 지지자들이 몰려온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현장 중계 대신 전화 연결을 하거나 무리하게 현장에 접근하지 말자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자들은 (윤 대통령 체포 전) 한남동 집회 때부터 경찰에 '언론이 공격받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없었다"라며 "경찰에 요구한다. 취재진의 자유롭고 안전한 취재가 보장되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 그리고 (시위대를) 엄벌해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상현·김민전·권성동 제명하라"
 

▲ 서부지법 폭동 사태 규탄 기자회견 연 언론단체 “극우 깡패 내란죄로 엄벌하라” ⓒ 유성호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서부지법 사태의 원인이 윤석열 일당과 여당에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씨는 지난 12월 3일 반헌법적 친위쿠데타 이후 단 한 차례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적이 없다. 도리어 헌정 질서와 사법 체계를 공격했고, 궤변을 통해 극우 정치 깡패들에게 끊임없이 에너지를 주입해 왔다"며 "그것이 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두고 '십자군', '성전', '경찰에도 잘못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내뱉고 있다. 도대체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정당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국민의힘은 극우 정치 깡패들과 과감하게 절연하라. 그리고 이번 사태를 선동해 온 윤상현, 김민전, 권성동 의원 등을 제명하거나 출당시켜라. 그렇지 않는다면 반드시 정치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위원장은 "이미 헌법재판소는 공격의 대상이 됐고, 언론사와 여러 공공기관, 정당에까지 테러 위협이 날아들고 있다. '헌정질서'라는 무기로 그들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엔 평범한 시민의 일상이 폭력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을 지켜본 극우 성향 지지자 5~6명은 기자회견 현장을 기웃거리고 언론인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경찰의 제지로 충돌은 없었지만, 일부 지지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윤 대통령과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등의 선동을 이어갔다. "부정선거 원천 무효" 등 음모론이 담긴 팻말을 들고 온 이들도 있었다.
 
 

▲ 경찰, 법원 담장 넘은 윤 지지자들 체포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서부지법 담장을 넘은 지지자들을 체포했다. ⓒ 유성호
 
윤석열 영장실질심사 법원 담장 넘은 지지자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어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고 있다.
▲윤석열 영장실질심사 법원 담장 넘은 지지자들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어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고 있다. ⓒ 유성호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어와 경찰들에게 연행되어 있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어와 경찰들에게 연행되어 있다. ⓒ 유성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당시 지지자들이 파손한 경찰 바리케이드가 놓여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당시 지지자들이 파손한 경찰 바리케이드가 놓여 있다. ⓒ 유성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 유성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 유성호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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