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카카오톡...여의도연구원장 통해 '홍준표 복당' 추진 정황
전혁수 2025년 02월 24일 17시 58분
명태균 씨가 지난 2021년 지상욱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을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당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추진한 정황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앞서 뉴스타파는 명 씨가 지상욱 원장에게 '오세훈 여론조사'를 10여 차례 전달하고, 후보 단일화에도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보도했다.(관련 기사 : 여의도연구원에 '오세훈 여론조사' 넘기고, '단일화 개입'도 확인한 검찰)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관련 의혹에 지상욱 전 여의도연구원장이 핵심 키맨으로 떠올랐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검찰 수사보고서(2024년 11월 21일 결재)에 따르면, 2021년 5월 11일 지 전 원장은 불상의 사진파일 2장을 명 씨에게 보내며 "이렇게 가면 서로 갈라서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명 씨는 "내일 홍준표 의원 측근과 위원장님 찾아 뵐 계획입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서 위원장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칭한다. 명 씨와 지 원장이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기 전날인 5월 10일은 무소속 국회의원이었던 홍 시장이 국민의힘에 복당하겠다고 선언했던 날이다.
검찰은 두 사람의 대화에 대해 "위 대화 내용에 비춰 지상욱이 전송한 사진은 홍준표의 복당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수사보고서에 적었다. 검찰 수사보고서는 홍준표 시장의 주장과 달리, 명 씨가 홍 시장의 국민의힘 복당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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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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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에 명태균-홍준표 소통 흔적과 만남 추진 정황
홍 시장은 복당 추진 배경에 대해 "(직전 지도부에)내가 개인적 악연이 있었단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2020년 총선에 출마하려다 컷오프된 바 있다. 당시 그는 김 전 위원장을 "내가 조사한 뇌물 사건 피의자"로 지칭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 시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사퇴(2021년 4월)하고, 이준석 당대표가 선출(2021년 6월)되기 한 달 전에 복당을 신청했는데, 그 사이 기간인 2021년 5월에 명 씨가 홍준표 복당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 정황이 카카오톡 대화에 고스란히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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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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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
명 씨가 홍 시장과 지 원장의 만남을 추진한 정황도 확인됐다.
2021년 5월 16일 지 원장이 <나경원, 당대표 출마할 듯…여의도 캠프 사무실 재계약>, <홍준표 '뻐꾸기 정치 하지 말라'…복당반대파 향해 연일 공세>기사를 공유하자, 명 씨는 "홍 대표 쪽은 내일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5월 23일에는 명 씨가 "원장님 홍 대표님께서 월요일 약속을 수요일로 늦추고 싶으시다는데요 괜찮을까요?"라고 묻자, 지 원장은 "그리합시다. 수요일로 하지 말고 일단 미룹시다"라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명 씨의 카톡 발언은 당시 명 씨가 홍준표 시장과 직접 연락하며 '복당' 전략을 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명 씨의 홍준표 복당 추진이 이준석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있다. 명 씨와 지 원장이 홍 시장 복당에 대해 대화를 나눈 시점은 두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여론조사 결과·경선 관련 보도를 수시로 공유하며 이 의원의 당대표 선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때다.
명 씨는 5월 11일 "경남.대구 표가 중요합니다", 5월 16일 "나 대표가 나오면 전술을 좀 수정할 생각이다. 계속 체크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홍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이준석 당대표가 될 경우 홍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는 정치적인 '거래'를 의심케 한다.
명태균 통화 육성 뒷받침하는 검찰 수사보고서
홍 시장이 국민의힘 복당을 위해 다방면으로 공을 들였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명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남상권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홍 시장이 아들의 친구인 최모 씨를 통해 명 씨에게 복당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유한 명 씨와 지인의 2021년 10월 28일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6월경 자신이 홍 시장과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홍준표 복당'에 대한 확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홍 시장은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지 14일 만인 2021년 6월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명태균 : 홍준표 어쨌는 줄 알아요? 싹 다 내보내고 다 불 딱 끄라카고. 나경원이나 이런 사람들이 알까 싶어갖고, 준석이 만나는 거를. 간댕이는 작아갖고. 그때 이준석이 데리고 가니까 내보고 좀 나가 있으라 카대. 그래서 내가 '준석아, 니 당대표 되면 홍 대표님 니 복당시킬끼가, 안 시킬끼가, 최우선으로 시킬끼가, 안 시킬끼가', '시켜야죠 대표님. 됐죠?' 왜 그런지 아나? 안 봐도 뻔하잖아. 그 얼라 대놓고 살살 꼬셔갖고, 니 뭐 어쩌고 저쩌고 어쩌고 어쩌고 내가 이렇게 큰데, 내가, 내를 좀 복당 빨리 시키라 하고 그거 살살 꼬실라. 당대표로서 체면이, 그래도 홍 대표 체면이 그 자기 자존심은 있는데, 그걸 아 앞에서 보여주는 자체가. 그래가 내가, 홍 대표 좀 나가있으라 카는 거를, 그 자리에서 '준석아, 니 바로 해라' 그러니까 '예 바로 바로 복당시키겠습니다' 내가 그 말하고 나온 사람이에요.
2021년 10월 28일 명태균 씨-지인 전화통화
민주당은 사흘 뒤인 24일에도 명 씨가 지인과 통화에서 자신이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 홍 시장의 복당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그는 홍 시장이 "하루에 5번씩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명태균 : (홍준표가) '여야를 넘나드는, 나는 김종인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복당시켜주면...' 그래, 김종인이가 얼마나 했는데. 결국은 그래 복당 안 시켰나. 시켰는데 영감(김종인) 찾아가기는 씨.. 영감 내 보고 한 달 뒤에 있다 전화해갖고 '원래 홍준표는 그런 인간이다. 내가 니가 하도 하니까 내가 만나준 거지.' 자기가 안 그랬나, 자기가. 큰절 올리고 식사 대접하고 평생 형님으로 모시겠다 하면서 김종인을. 내보고 그래. 복당시켜달라고. 김종인 만나게. 그래가 김종인 만나게 해줬잖아. (중략)
●명태균 : 그래가 내가 (김종인에게) 가서, '아니 위원장님, 그 저 어차피 (홍준표가)나라의 지도자고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니까, 홍 대표가 좀 만나고 싶어하는데. 그 독대하고 싶어하는데 가서 식사나 함께 하이소' 그랬더니 '니는 자꾸 내보고, 내가 왜!' 해싸태. 홍 대표가 하루에 5번씩 전화왔어요 내한테. 이야기 다 해줬어. 자기가 똑똑하다 생각하니까. (중략)
●명태균 : OO(홍준표 장남의 친구)한테 물어봐요. 내가 단 한 개도 내가 틀린 말 한 게 있는가.
2021년 10월 28일 명태균 씨-지인 전화통화
명 씨의 위와 같은 발언은 검찰 수사보고서에 등장한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내용과도 거의 일치한다. 검찰도 두 사람의 대화를 토대로 명 씨가 '홍준표 복당'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그리고 여기에 검찰의 판단까지 종합하면, 명 씨의 '홍준표 복당' 관련 주장은 뒤늦게 지어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뉴스타파는 홍 시장에게 명 씨를 통한 국민의힘 복당 시도, 지 전 원장과의 만남 추진 여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제작진
디자인 이도현
출판 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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