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7500&PAGE_CD=N0120
한미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
미국산 제품 애용 부추기는 기획재정부...농심은 나 몰라라
12.03.11 16:49 ㅣ최종 업데이트 12.03.11 16:49 정재복 (sangjoo)
"미국산 의류, 화장품, 가방 등을 저렴하게 마음껏 멋내고~"
▲ 한미 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 기획재정부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에서 발행하는 FTA소식 지 59호(2012. 3 5일자) 8면에 게재된 광고 사진 ⓒ 정재복
기획재정부가 발행하고 있는 FTA소식(발행인: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지 59호(2012. 3. 5)에 실린 광고 내용이다.
'한미 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라는 제목의 광고에는 '레몬, 오렌지, 체리 등을 착한 가격으로' 사먹게 되면 피부가 좋아지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는 유치한 발상의 내용과 함께 미국산 의류나 화장품, 가방 등으로는 샤방 샤방한 멋쟁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오는 15일 억지 발효를 앞두고 있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다수당이란 힘의 논리로 지난해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여기에 지난달 21일 저녁엔 깜짝쇼로 3월 15일 발효한다고 졸속으로 발표해 버렸다. '발효까지 하게되면 빼도 박도 못하게 된다'는 노림수가 다분히 깔려 있었을 것이다.
집 팔고 가게 팔아 희망을 품고 귀농한 지 4년. '자동차를 팔아 식량을 사오면 된다'는 사고방식의 이명박 정부의 '농촌 천대 정책'에도 열심히 하다보면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으로 참으로 고되지만 열심히 살아왔다. 국민의 반대 목소리가 크기에 한미FTA는 먼 얘기로만 여겼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미국 입맛에 맞는 한미FTA를 밀어붙이기식으로 성사시켰다. 한미FTA와 관련해 주변의 많은 농민들이 앞으로 3~4년내에 농사를 접어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같은 암담한 상황에서 정부 부처인 기획재정부라는 곳은 농심을 어루만져주기보다 미국산 제품을 애용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아무리 한미FTA의 당위성을 내세우고자 한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스위스는 국민투표로 미국과의 FTA를 중단했다고 한다. 농산물의 원산지표시,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이 중요 이유였다고 한다. 특히 자국의 농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민투표는 고사하고 반대하는 민심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집권당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은 15년간 연평균 4억2400만 달러 늘어나고, 국내 농업생산액은 8150억 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반해 미국 농무부(USDA)는 자국산 수출액이 연간 19억33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전망치의 4.6배에 이른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강대국들의 식량 무기화를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농업은 지켜져야 한다. 당위성은 여기서 찾아야 한다.
미국산 체리를 먹으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유치한 홍보를 하기보다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떳떳한 한미FTA라면 미국산 체리를 먹으라고 부추기기보다 신토불이의 중요성을 알려야 하는 것이 먼저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식지 한켠에는 '수록된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아주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기획재정부 예산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홍보지가 누군가의 사견일 수도 있다는 것도 어이없거니와 그런 사견을 담은 소식지를 정부 예산을 들여 면사무소까지 내려보내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가 식량 속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산 체리와 오렌지를 언제까지 착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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