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당하면 사람들 죽이고 분신”…경찰, 극우 협박글 내사 중
임재희 기자 수정 2025-03-17 19:50 등록 2025-03-17 15:53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탄핵반대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탄핵반대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헌법재판소를 향한 도를 넘는 협박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거세지고 있다.
 
40대 유튜버 ㄱ씨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2시간가량 유튜브 생방송을 했다. ㄱ씨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불특정인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협박 글을 썼다고 신고돼 서울 서부경찰서가 내사 중인 인물이다. 이날 방송에선 소화기를 든 경찰이 지나가자 “내가 분신자살한다니까 소화기가 항상 있다”며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 정보란에 “(윤 대통령 복귀가 안 되면) 몇몇 죽이고, 분신자살하겠다”고 적었고, 지난 15일 헌재 앞에선 문 대행을 “찢어 죽이고 분신자살할 것”이라고 외치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경찰이 내사 중인 상황이지만 ㄱ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헌재 앞을 누볐다. 바리케이드를 지키는 경찰관에게 자신을 “단식 농성자 보호자”라고 말한 뒤 헌재 정문 바로 옆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천막과 헌재 주변을 수차례 오갔다. 그러면서 “경찰이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으니까 내가 헌재 앞에서 어슬렁거리며 (문 대행을) 혼내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에도 협박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쪽에선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일부 극우·보수 성향 마이너 갤러리에 폭력 조장 게시물을 올리면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날도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등에는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최근까지 볼 수 없었던 국민 저항권이 일어날 것”이라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경찰은 온라인상의 헌재·서부지법 협박 글 177건 가운데 28건의 작성자 25명을 검거했고 이중 1명을 구속했다. 또 다른 위협글 16건을 쓴 14명도 신원을 특정해 추적하고 있고, 나머지 133건에 대해선 내사 중이다. 이들에게는 협박죄 등이 적용돼 재판에 넘겨지는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부지법 사태라는 굉장히 심각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경각심 차원에서 (인터넷 게시물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우선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