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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10일, 탄핵 99일 "오늘이 마지막 집회이길... 윤석열 없는 새로운 세상!"
[현장] 안국동 사거리~경복궁 인근까지 꽉 채운 시민들의 외침 "왜 아직도 그가 대통령인가, 당장 파면하라"
25.03.22 21:22 l 최종 업데이트 25.03.22 22:12 l 글: 박소희(sost) 사진: 권우성(kws21) 남소연(newmoon)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종로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때까지만 해도, 시민들은 100일 후에도 거리로 나와야 할지 생각도 못했다. 22일로 탄핵소추 99일째, 비상계엄 110일째.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부터 경복궁역 인근까지 다시 거리로 나선 시민들로 채워졌다. 계동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을 당장 파면하라"고 10번을 소리쳤다. 기약 없는 침묵 중인 헌재를 향해 "파면하라, 파면하라"고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아래 비상행동)이 주최한 16차 범시민 대행진에 함께 한 100만(주최 측 추산 연인원) 시민들은 아직 윤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했다. 곳곳에는 '판결문이 밥이냐, 뜸들이게' '역사적 현장에 그만 있고 싶음'처럼 선고 지연을 비판하는 손푯말이 있었다. 대학생 성예림씨는 "비상계엄 이후 110일이 지났다. 당일에는 무서웠고, 이후에는 내란세력의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났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간절하다"고 했다.
"대학생들도 학업을 제쳐두고 매주, 아니 매일 집회에 나왔고 이번주에는 헌재까지 삼보일배를 했다. 시민들이 도대체 무엇을 더 해야 헌재는 파면결정을 내린단 말인가."
"시민들이 도대체 뭘 더 해야 하는가"

▲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 '우리나라 정상영업합니다' 깃발 등장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에 '우리나라 정상영업합니다'를 비롯한 다양한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윤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처리 전날인 지난해 12월 6일, 남편과 함께 국회 앞에서 밤을 샜다는 지우씨는 "저희 신혼부부다. 결혼 1주년도 안 됐는데 신혼을 내내 이 길 위에서 보내고 있다"며 "너무 화가 난다. 지금 이 상황도 아주 미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힘들어 죽겠고, 피곤해 죽겠는데, 그런데도 제가,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왜 이러고 있겠나"라며 "더 나은 날을 맞이하고 싶으니까, 더 괜찮은 미래를 바라니까"라고 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자는 전 국민을, 이 나라를 과거로 되돌리려고 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천인공노할 노릇인데, 과거 회귀를 겨우 막아냈더니 이번에는 헌재, 왜 아직도 오늘에 머물러 있나. 어서 종지부를 찍고 내일로 보내달라고 외치는데 헌재 재판관들은 오늘에서 나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헌재는 국민에게 하루 빨리 응답하여 선고일을 발표하라. 그리고 윤석열을 파면하라!"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수원 자택에서 국회로 달려갔던 박승하씨도 "안녕 못하다"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전세계 아재(아저씨) 중에 제가 제일 화가 많은 축에 속하는 것 같다"며 "그때가 겨울 초입이었는데, 이제 눈 다 녹고 좀 있으면 벚꽃 피는데, 그날 국회 왔던 고등학생이 대학생 동아리 가입하고 MT 가는데, 우리 막내딸이 어린이집 2학년이 됐는데, 왜 윤석열은 아직도 대통령인가"라고 물었다. 그럼에도 "위기는 에너지"라며 사람들에게 지치지 말자고 다독였다.
"솔직히 11월까지 윤석열이 퇴진될지 안 될지 우리 모두 힘이 빠지고 있었다. 그런데 저 망할 내란에 맞서 우리가 탄핵 정국을 열어냈고, 우리가 조금씩 지쳐갈 때 그때 윤석열이 구속 취소되면서 우리가 다시 광장을 가득 채우지 않았나.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헌법재판소, 장난질 고만하고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전날 14일차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옮겨졌던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잠깐 외출 허락을 받아서 나왔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국회가 탄핵소추를 낸 지 100일, 변론 종결 20여일이 지나도 (헌재가) 선고기일조차 안 잡았다. 대신 한덕수를 월요일로 잡았다"며 "이건 거꾸로 돼도 한참 거꾸로 된 것 아닌가. 윤석열이 주범이고 한덕수는 종범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주저하지 말라, 다른 선택지는 없다, 신속한 파면"

▲ 윤석열 파면 촉구 거리행진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며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안국동 사거리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 남소연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종로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종로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광장의 시민들은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임재성 변호사도 "솔직히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좌고우면하는 헌재에 주권자인 시민들이 요구해야 한다. '제발 나라 걱정 좀 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며 "지엽적인 법리에 코 박고 있지 말고, 고개를 들어 사회와 미래를 바라봐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돌아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라며 "이 혼란의 책임은 당연하게도, 매우 명백하게도 헌법재판관들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주저하지 마시라. 다른 선택지는 없다. 신속한 파면 결정, 8대 0으로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결정을 내려달라. 우리의 소원은! 8대 0! 8대 0! 8대 0!"
비상행동 관계자들은 단식 농성도 이어간다. 헌재의 조속한 결정이 나오지 않는 만큼 '3차 긴급행동'에도 돌입하기로 했다. 2차 단식단은 "이제 마지막 싸움이다. 극우내란세력은 이번에도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일상을 회복하고 윤석열 없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계는 오는 27일을 '윤석열 즉각 파면 민주주의 수호 전국 시민총파업'을 위해 광화문에 다시 한번 모일 예정이다.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집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종로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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