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파면' 얼싸안고 울었다... 진짜로 만난 '다만세'
[탄핵심판 선고-헌재·한남동 현장 2신] 압도적 파면'극우세력은 "헌재 죽이자"
25.04.04 10:17 최종 업데이트 25.04.04 12:52 글: 유지영(alreadyblues) 김화빈(hwaaa) 박수림(srsrsrim) 소중한(extremes88) 사진: 권우성(kws21) 유성호(hoyah35) 이정민(gayon) 
 
[2신 : 4일 낮 12시]
[헌재 앞] 장애인도, 유족도, 노동자도, 시민도 '모두 하나'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파면을 결정되자 기뻐하고 있다.유성호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며 반기고 있다. 김화빈
 

▲ [현장] '하늘로 튀어 오른 듯'... 헌재앞 실시간 선고 보던 시민들 반응 ⓒ 김화빈
 
서로 얼싸안고 울었다. 윤석열 정권 내내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지하철을 기던 장애인들도, "진상을 규명해달라"며 삼보일배·오체투치를 하던 이태원 참사 유족들도, 외면받는 것을 넘어 적폐로 몰렸던 노동자들도, 그리고 12.3 내란 이후 밤잠 제대로 이루지 못한 시민들도.
 
"우리가 이겼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22분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시키자 헌재 인근 안국역에서 이 모습을 생중계로 본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동무를 한 채 방방 뛰었다. 이들의 환호성이 안국역사거리를 뒤덮기도 했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파면을 결정되자 기뻐하고 있다.유성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파면을 결정되자 기뻐하고 있다.유성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4일 오전 윤석열 파면 선고 직후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에서 광화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화빈
 
두 손을 모으고 선고 요지문 낭독을 경청하던 시민들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의 궤변을 하나씩 격파할 때마다 박수를 쳤고 '만장일치 파면'에 울고, 웃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등을 토닥이며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후 시민들은 내란 후 광장의 노래로 자리매김한 <다시 만난 세계>를 합창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이주영씨 아버지)은 파면 직후 연단에 올라 "(탄핵 찬성) 집회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159명의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첫걸음이 윤석열 퇴진이기 때문"이라고 외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내란특검 도입은 물론 검경의 내란 가담 여부를 강도 높게 수사해야 한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 탄핵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한덕수·최상목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도 강도 높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남동] "내 생에 제일 기쁜 날"
 
▲윤석열 대통령 파면, 기뻐하는 시민들촛불행동 주최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선고 생중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지켜본 뒤 기뻐하고 있다.이정민
 
▲윤석열 대통령 파면, 기뻐하는 시민들촛불행동 주최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선고 생중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지켜본 뒤 기뻐하고 있다. 이정민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모여 중계 화면으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위 말이 끝나자마자 일어서서 일제히 환호했다. 일부는 흘린 눈물을 닦거나 중계 화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으로 이날 한남대로를 찾은 윤충균(해병대 233기)씨는 두 손을 높게 들면서 활짝 웃었다. 윤씨는 "내 생애 제일 기쁜 날이에요"라고 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윤석열의 파면이 확정된 직후 샴페인병의 뚜껑을 열고 흔들었다. 다른 회원들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주범! 윤석열을 해병대가 처단한다!"는 손피켓을 들고 서로를 껴안았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기뼈하는 해병대 예비역 연대해병대 예비역 연대 소속 예비역 해병대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열린 촛불행동 주최 '윤석열 파면 선고 생중계'에 참석,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지켜본 뒤 기뻐하고 있다.이정민
 

 

▲ 윤석열 파면 직후 실시간 반응, 해병대도 기뻐서 팔짝 뛰었다! #Shorts ⓒ 유지영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많았다. 김효진(48)씨는 기도하는 것처럼 두 손을 맞잡고 선고 요지에 귀를 기울였다. 파면 선고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그는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에 너무 중요한 날이고 앞으로 힘을 합쳐서 윤석열이 망친 한국 민주주의를 다시 되살리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남대로에 무대를 마련한 촛불행동은 입장문을 내고 "우리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내란 세력은 틈을 주면 살아난다"라면서 "민주정부 건설, 내란세력청산 투쟁으로 쉼 없이 몰아쳐 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파면 직후 무대에 올라 "채상병 특검이 무산되고 나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참수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말대로 되지 않았나. 이제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너무 자극적인 일들만 가득해 채해병 일도 잊혀 간다. 끝까지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 최민석씨의 어머니 김희정씨도 무대에 올랐다. 전날 아들이 있는 추모관에 다녀왔다는 김씨는 울먹이면서 "이제야 봄을 맞는 것 같고 꽃이 예쁘게 보인다. 이태원 참사를 철저히 조사하고 특검해달라"라고 전했다.
 
[극우세력] "헌재 죽이러 가자" 전광훈마저 욕 먹는 중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의 지지자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한남동 관저 인근 집회에 참석해 있다. @박수림
 
"아! XX!"
"헌법재판소 개XX들 다 죽이러 가자!"
 
윤석열 파면에 극우세력은 욕설과 폭동 선동의 말을 내뱉었다. 취재진을 향해 "뭘 찍어, 이 XXX들아"라고 소리치며 태극기를 든 손을 휘둘렀다. 생중계 화면을 찍던 한 젊은 남성은 얼굴이 빨개지도록 울기도 했다. '순국결사대'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빨간 모자를 쓴 노년 남성들은 전광훈 목사가 있는 연단을 향해 소리를 치고 손가락질했다.
 
선고 직후 전 목사는 "일단 폭력은 안 된다. 우리는 경찰과도 좌파와도 싸워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며 "반국가 세력을 싹 정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시 한번 국민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의 신해식 대표도 연단에 올랐다. 신 대표는 "어젯밤에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사실 시민단체, 언론계, 일반인 등을 포함한 300명 규모의 국민저항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메모는 조작됐고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사실이 없는데도 헌재가 조작된 여론과 조작된 증거로 대통령을 탄핵한 거다. 인정할 수 없다"고 선동했다.
 
전 목사도 계속해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 70%까지 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며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떠날 수 없다. 저녁까지 국민저항권을 주장해야 하고, 내일은 오후 1시까지 광화문 광장으로 나오라"고 말했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했던 극우세력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직후인 4일 오전 한남동 사저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박수림
 
이러한 극우세력의 행태는 파면 선고 이전에도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집회 연단에 등장한 전 목사는 "대통령이 돌아오시면 제2의 계엄령을 한번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계엄령은) 원래 국민이 항상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선동성 발언을 이어갔다.
 
오전 11시 현장에 설치된 전광판에 선고 생중계가 나오자, 전 목사는 "드디어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한다"고 알렸고, 화면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얼굴이 잡히자 일부 지지자들은 "탄핵 각하해"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곧이어 문 권한대행이 선고 내용을 읽어 내려가자 지지자들은 한동안 입을 다문 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선고 생중계가 이어질수록 지지자들의 입은 거칠어졌다. 몇몇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탄식을 쏟아냈다. 결국 오전 11시 22분 문 권한대행의 입에서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나오자 지지자들은 비명을 내질렀다.
 
[1신 : 4일 오전 10시 16분]
[헌재 앞] "오늘이 마지막" 뜨개질·독서로 밤 지새운 시민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날인 4일 새벽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부근 안국동네거리에서 전날 오후부터 열린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대회’에 참석한 시민 수천명이 밤샘농성을 벌였다.권우성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전날부터 헌법재판소 인근 광장에서 밤을 지새운 시민들은 그의 파면을 기다리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4일 아침을 맞았다.
 
시민들은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을 품에 꼭 안고 있거나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에 오색 분필을 문질러 "탄핵 인용" 문구를 새겼다. 오늘이 오기까지 38일간 붐볐던 안국역 사거리에는 "내란 척결", "만장일치 인용"이라는 문구부터 "동지여 내가 왔다", "남태령, 한강진, 광화문 그리고 오늘 안국"과 같이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문구가 새겨졌다.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며 차분히 선고를 기다리는 이들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 수많은 시민들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생중계를 지켜보기 위해 모여 있다.유성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유성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유성호
 
이날 오전 8시께 바닥에 그림을 그리다가 <오마이뉴스>와 만난 김주연(30, 여성)씨는 "아이패드로 작업을 하며 밤을 지샜다가 탄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주4.3사건 유족이기도 한 김씨는 "비상계엄 선포 날 고향인 제주도에 있었다. 제주가 비상계엄에 관해 4.3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보니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내내 윤석열 탄핵 광장에 있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광장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그로 인해 돌아가시는 분도 생기지 않았나 않았나. 이번 광장만큼은 평화롭고 안전하게 시민들이 탄핵을 성공시킨 곳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며 탄핵심판 선고 전날부터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밤을 지새운 시민들이 4일 오전 뜨개질을 하며 아침을 맞고 있다. 김화빈
 
'탄핵 곰' 인형을 품고 밤을 광장에서 보낸 이해성(20대 후반, 여성)씨는 "집에 있어도 어차피 잠을 못 잘 것 같고, 12.3 내란 때 그날 국회 앞에 가지 못한 게 너무 마음이 걸려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뜨개질을 하고 있던 조승혜(28, 여성)씨는 "개인 사정으로 시위를 나가지 못 했던 날들도 떠오르고,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역사적인 순간을 사람들과 함께 지켜보고 싶어서 나왔다"며 "3월에 탄핵이 선고될 줄 알았는데 4월을 넘기고 말았다. 뜨개질을 하며 그저 이 지난한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제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많았다. 저는 국가지원 사업에 많이 참여하는 예술인인데 이 정권 들어서 사업이 사라지거나 규모가 축소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면 제 소중한 친구들과 서로 마음을 돌보며 그 다음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차를 내고 광장을 지킨 이들도 많았다. 이날 새벽 집에서 출발해 광장으로 왔다는 김아무개(30대 남성)씨는 "현장에서 보면 남다를 것 같아서 왔다"며 "막상 와보니 방송에서 볼 때와 느낌이 다르다. 시민들이 이 시간을 각자의 방법으로 즐기는 걸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고 했다.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며 탄핵심판 선고 전날부터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밤을 지새운 한 시민이 4일 오전 가슴에 "퇴진하라"가 적힌 머리띠를 한 인형을 가슴에 품고 있다. 김화빈
 
[한남동] "또다시 5.18 안 된다는 생각에"
 
"국민으로서 목소리 내는 일, 벅차다."
 
대통령 관저 앞 한남대로에서도 윤석열의 탄핵을 촉구하는 이들이 밤샘 집회를 벌였다. 은박담요를 덮고 도로에서 밤을 보낸 김아무개(52)씨는 "전남 나주가 고향인데 5.18민주화운동 당시 대학생 형·누나들이 나주까지 피신을 왔었다.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꾸준히 집회를 벌여 온 촛불행동의 무대 가장 앞줄에서 3일 오후 10시부터 밤을 샌 대학생 안정은(25)씨는 "윤석열이 관저 안에서 2차 계엄을 비롯해 어떤 판을 짜고 있을지 알 수가 없어 관저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힘들기보다 국민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벅차다"라고 전했다.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8시께 한남동 관저 인근에 모이고 있다.유지영
 
고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에 목소리를 내 온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도 붉은색 모자와 군복을 입고 일신빌딩 앞으로 모였다. 회원들은 "윤석열·김건희 수족 검경 못 믿는다, 채상병 특검으로 밝혀내자"는 피켓을 꺼내 들었다.
 
꼰벤뚜알 프란체스코 수도원은 4일에도 일반 시민들에게 문을 개방했다. 수도원 문 앞에는 "탄핵 인용", "경찰도 화장실 사용 가능"이라고 써 붙였다. 일신빌딩 역시 1층 화장실을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인접한 한남초등학교는 선고일 당일 휴교를 결정하고 정문을 걸어잠갔다. 한남초교 앞 보도육교와 국제루터교회 앞 보도육교는 시민들의 통행이 금지됐다. 용산구청은 오전 9시경 "한남대로 인근 인파 밀집 발생으로 한강진역 역사를 임시로 폐쇄한다"면서 "한남대로 인근 이동을 자제 요청한다"는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한남동 관저 인근의 한강진역에 출구 폐쇄 및 열차 무정차 통과 가능성을 안내하는 게시물이 붙어 있다. 유지영
 
[극우세력] 격앙된 윤석열 지지자들 "충돌 생기면 달려간다"
 
"우리는 오늘 승리하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외쳐봅시다! 탄~핵~기~각!"
 
4일 오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등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탄핵 무효' 집회를 열었다. 오전 9시께, 메르세데스벤츠 한남서비스센터에서 루터교회까지 약 100m는 4개 차선 중 3개 도로가 집회로 인해 차들의 통행이 막힌 상태다.
 
다만 평일 오전인 탓에 집회 참석자는 평소보단 많지 않았다. 한 여성 참가자는 기자를 향해 "학생이냐"고 물었고, "젊은 사람들은 무대 바로 앞쪽으로 가면 된다. 카메라에 잡힐 수 있게 뒷자리에 앉지 말고 앞자리로 가서 앉으라"고 안내했다.
 
선고 시간에 가까워질 수록 집회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오전 9시 30분께 집회 무대에 오른 한 참가자는 "오늘 오전 11시가 되면 분명히 윤 대통령은 즉각 복귀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또 "국회는 부정선거의 결과물"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이 되면 국회를 먼저 해산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발언자는 "반국가 세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한동훈"이라고 주장하며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쳤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을 비호하는 이들이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박수림
 
일반 참가자들 역시 격앙된 모습이다. 집회 참석 의자에서 만난 한 남성 지지자는 '오늘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 같냐'라는 질문에 "말해 뭐하나. 당연히 기각"라고 답했다. 그는 '바로 인근에서 탄핵 찬성 측도 집회를 하는데 충돌이 걱정되진 않는가'라는 물음엔 "충돌이 생기면 우리가 가만히 있겠나. (멱살을 가리키며) 잡으러 달려가야지"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황색 조끼를 입고 봉사를 나온 여성들은 집회 무대 왼편에 동그랗게 모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사람이 4명 죽은 것 기억하나"라며 "오늘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다수는 서울교통공사의 한강진역 무정차 통과 공지에 "오세훈 정신차려라, 니가 대선 나와도 안 뽑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출근하는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 #Shorts ⓒ 김종훈 · 박소희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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