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용현, 노상원과 2시간 만난 뒤 윤석열에 계엄 문건 보고
비화폰도 직접 전달
정환봉,곽진산 기자 수정 2025-05-28 07:46 등록 2025-05-28 06:00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보고하기 직전 비상계엄의 비선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공관에서 2시간가량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장관이 노씨와 마지막까지 계엄 문건을 상의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27일 한겨레 취재 결과, 김 전 장관의 수행원 역할을 했던 대통령경호처 직원 양아무개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2일) 노씨가 김용현 장관 공관에 방문한 뒤 2시간 정도 머물다가 김 장관이 대통령 관저로 이동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2일은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등을 보고한 날이다.
 
노상원 국군정보사령관이 2016년 10월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노상원 국군정보사령관이 2016년 10월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보고한 뒤에도 노씨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양씨의 당시 문자메시지와 진술 등을 종합하면, 김 전 장관은 이날 밤 9시20분께 윤 전 대통령 관저로 가서 계엄 문건을 보고한 뒤 밤 10시~10시20분께 자신의 공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노씨가 서울 한남동 공관촌 인근 한남유수지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을 뺀 시각은 다음날 0시12분이었다.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보고를 마친 뒤에도 노 전 사령관과 2시간가량 상의한 정황이다.
 
김 전 장관은 같은 날 노씨에게 경호처 비화폰도 직접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양씨는 검찰에서 같은 날 김 전 장관의 지시로 경호처에서 비화폰 한대를 받아 왔고, 노 전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 공관에 머물고 있던 시각에 이 비화폰을 김 전 장관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국가기밀 물품으로 다뤄져야 하는 비화폰이 국방부 장관을 통해 민간인 손에 넘어간 것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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