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막판까지 젊은이 모인 곳 파고들어
<현장> 20~30대, 여전히 박근혜와 새누리에 반감 많아
2012-04-11 09:58:24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은 10일 밤 서울 종로-중구 집중유세를 끝으로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마쳤다.

박 위원장은 이날 밤 10시께 종로 보신각 앞에서 홍사덕(종로) 후보와 박진 의원 등 당직자 및 지지자 50여명과 만나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 관철동을 한 바퀴 돌았다. 

박 위원장은 보신각 골목 들머리에 나 있는 구멍가게에 들러 상점주인과 악수를 하며 환대를 받았다. 그가 이어 음식점이 밀집한 젊음이의 길목에 들어서자 뒤를 따르던 지지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박근혜", "홍사덕"을 번갈아 가며 외쳤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걸음을 멈춘 뒤 박진 의원에게 "조용히 시민들을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며 지지구호를 멈추게 했고 주변 당직자들이 "구호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서 구호는 뚝 그쳤다. 박 위원장은 그제서야 다시 발길을 젊음의 거리 안으로 내딛으며 주변에 손을 흔들었다. 

한 상가 건물 2층 술집에서 유리창 사이로 이를 지켜보던 20~30대 시민들은 박 위원장을 향해 간간히 손을 흔들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신기한듯 빤히 쳐다만 볼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그렇게 10분간을 종로 골목을 돌던 박 위원장은 마지막 유세장인 동대문 두타로 향하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에 오르려 했다. 이를 지켜보던 30대의 한 직장인이 "어 이게 누구야? 박근혜다"라며 신기한 듯 탄식을 내뱉었으나, 이내 동료 직장인에게 "야 빨리 브이(V)자 그려, V자. 우린 2번(민주통합당)이야"라고 비아냥의 V자를 그려보였다. 

박 위원장이 마지막 유세장으로 택한 곳은 역시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있는 중구 을지로6가 두타 광장이었다. 

박 위원장이 두타 광장에 도착하기 전 정진석(중구) 후보는 물론 조윤선 대변인, 이준석 비대위원,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등이 <사랑으로>를 부르며 대기하고 있었다. 

정진석 후보는 박 위원장이 도착하자 "우리의 지도자 박근혜 위원장님이 오셨다"고 목청을 돋궜고, 새누리당의 빨간 점퍼를 맞춰입고 광장을 메운 200여명의 지지자들이 "박근혜"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의 연설이 계속될 때마다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고, 현장 지휘자로 보이는 한 인사는 호루라기를 불며 구령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던 젊은 시민들의 반응은 관철동과 비슷했다. 종로에서와 마찬가지로 박 위원장에 대한 호기심 차원에서 간간이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보다가 다시 갈길을 재촉했다. 한 20대 초반 여성은 "새누리당 지지하나?"라는 질문에, "아뇨 그냥 지나가다가 뭐 있나 싶어 신기해서 한번 보고 있는 거에요"라며 "내일 꼭 투표할 건데 민주당 찍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또다른 20대 중반의 한 여성도 "새누리당이 이제껏 하는 걸 보면 너무 독단적이에요"라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이 유세를 하는 동안 한 20대 남성이 "박근혜 꺼져"라고 외친 뒤 쏜살같이 도망치는 장면도 목격됐다. 반면 지지자들은 박 위원장이 유세를 마치고 현장을 떠난 뒤 애국가를 부르고 해산했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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