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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화폐로 추정되는 금화 첫 공개
세계일보 | 입력 2006.10.04 07:22
발해 때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화가 발견됐다.
발해사를 전공한 서병국 대진대 사학과 교수는 3일 "한 국내 소장가로부터 최근 전달받은 5점의 '발해통보(渤海通寶)' 감정 결과 발해의 금속화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그동안 존재했을 것으로만 추정되던 발해 화폐의 실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음주 중 언론과 학계에 공개해 후속검증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발해 수도였던 상경성(중국 흑룡강성 영안시 발해진)에서 1930년대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화폐에는 '발해통보'와 '천통팔년(天統捌年)'이라는 명문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팔(八)자와 뜻과 음이 같은 팔(捌)자는 중국의 강희자전에 따르면 국가문서나 증서에만 쓰이는 글자로, '천통팔년'은 제작 시기가 대조영 즉위 8년(705)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서 교수가 일차 감정한 화폐가 진품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이 5점의 발해통보는 발해를 중국 속국(지방정부)으로 왜곡시키려는 중국 측의 동북공정 발해사 관련 주장을 뒤집는 물증이 되는 것은 물론 발해가 독립국이었음을 입증하는 사료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호와 연호를 동시에 화폐에 새긴 사례는 중국에 없는 것으로, 천통(天統) 연호는 중국 당서 기록에선 보이지 않고 발해의 대씨를 잇는 국내 태씨 족보에서만 확인된다.
서 교수는 "5개의 화폐 배면에는 각각 상전(上田), 동전(東田), 남전(南田), 중전(中田), 서전(西田)의 글씨를 새겨 영토의 범위까지 나타내고 있다"며 "상전을 제외한 4개의 배면을 이으면 바로 요동반도 너머까지 아우르는 발해의 지도 윤곽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금속화폐는 가로 3㎝, 세로 5㎝ 사각형 크기에 삽 모양의 발이 달린 자귀 형태로 재질이 금이다. 1점당 무게는 30g 안팎이다.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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