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32331.html?_fr=mt2


실외 분무소독은 세금낭비...‘손 닿는 표면’ 알코올로 닦아야

등록 :2020-03-12 16:40 수정 :2020-03-12 18:07


코로나19 감염 위험 낮추는 ‘똑똑한 소독법’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인근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양천구는 이날 병원 인근 공적 마스크 판매 약국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인근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양천구는 이날 병원 인근 공적 마스크 판매 약국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실외보다는 실내 소독에 집중’. ‘소독액을 뿌리는 분사 방식은 오히려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으므로 지양’.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환자 이용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서’를 배포하고, 정례브리핑에서도 여러 차례 이런 내용의 올바른 소독 방법을 안내했음에도,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살충용 소독과 다름 없는 ‘보여주기식’ 방역이 끊이지 않는다. 농업용 드론을 띄워 소독약을 뿌리는 곳이 등장한 데 이어, 일부 총선 후보들까지 가세해 분사형 소독기를 들고 길거리에 나서, 국민들에게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출마 후보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한 양로원 외곽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출마 후보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한 양로원 외곽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방지에서 소독이 필요한 이유는, 감염자가 기침·재채기 등을 할 때 몸 밖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적어도 2~3일간은 다른 물질의 표면에 붙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염된 표면을 만지면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눈·코·입 점막을 통해 침투해 전염될 수 있다.


분사 소독은 오히려 감염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다. 보건당국이 지난 6일 배포한 ‘소독 안내서’를 보면 “분사 방식은 적용 범위가 불확실하고 바이러스의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있는 작은 입자)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며 이 방식을 쓰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9일 정례브리핑에서 “오픈(개방)된 공간에 소독제를 살포하는 방식보다는 실내에서 사람들이 손이 많이 가는 접촉 표면들을 닦아주는 소독이 가장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충남 예산군 농업기술센터는 12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농업용 드론을 활용해 방역에 나섰다. 사진은 농업용 드론으로 코로나19 방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충남 예산군 농업기술센터는 12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농업용 드론을 활용해 방역에 나섰다. 사진은 농업용 드론으로 코로나19 방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게다가 전문가들은 실외 방역의 효과 자체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실외에서는 실내에 비해 바이러스의 생존률이 크게 떨어진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가 가능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내에 있는 일반 진료소의 경우, 한 사람을 검사할 때마다 실내를 소독하고 의료진은 방호복을 갈아입어야 한다. 하지만 실외인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의료진이 살균 부스에 들어가 몇 초간 소독만 받고 나오면 다른 검사를 할 수 있다. 마 과장은 특히 “드론 방역은 세금 낭비”라고 꼬집었다.


제대로 된 소독을 하고 싶다면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을 최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한다. 소독제로는 가정용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나 70% 농도로 희석한 알코올을 추천한다. 쉽게 구할 수 있거니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소독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가정용 락스는 사용 전 바로 희석하는데, 4% 농도의 락스라면 물 1000mL에 25mL를 섞으면 된다. 소독을 하기 전엔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소독을 하는 동안 눈, 코, 입 등 얼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소독을 한 뒤엔 충분히 환기를 해야 한다.


만약 가정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주했거나 감염 의심이 들어 집 내부를 소독할 땐, 먼저 락스 희석액이나 알코올을 충분히 적신 일회용 천이나 걸레로 바닥을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반복해서 닦아준다. 문 손잡이, 의자 팔걸이 또는 등받이, 책상, 키보드, 전등 스위치, 창문, 화장실 변기, 수도꼭지 등 자주 사용하는 모든 접촉 표면도 닦아준다. 알코올은 부식 가능성 때문에 락스를 사용할 수 없는 금속 표면을 닦는 데 쓰면 좋다. 보건당국은 최소 10분간은 소독제와 표면이 접촉할 수 있도록 두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소독제가 마르고 나면 이번에는 물에 적신 일회용 천으로 다시 한번 표면을 닦는다. 침대 시트와 담요, 베갯잇 같은 직물 제품은 뜨거운 물에 세제나 소독제를 넣고 세탁하면 된다. 빨기 어려운 매트리스나 천 소파 등은 스팀 소독을 해도 된다.


회사에서도 소독의 원칙은 똑같다.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소독제를 적신 천으로 닦아내면 된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문, 엘리베이터, 난간, 화장실 문 손잡이와 변기 덮개, 전등 스위치 등까지 꼼꼼하게 소독한다. 전화기, 책상, 의자, 키보드, 마우스 등을 소독하는 것도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