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래서 피했나? TV토론서 ‘쩔쩔매’
[대선후보 토론] 이정희, 박근혜 맹공… 문재인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태도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입력 : 2012-12-04  21:37:14   노출 : 2012.12.04  21:58:01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토론 내내 밀렸다. 특히 이정희 후보는 ‘청와대 6억’,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 등을 거론하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100분 내내 이정희 후보는 공세를 이어갔다. 박후보에 대한 이정희 후보의 공세적 태도로 인해 문재인 후보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어조로 토론을 풀어간다는 인상을 주었다. 박 후보는 강점이라던 대북정책에서도 문재인, 이정희 후보에 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펼치지 못했다. 지지율 변화가 주목된다.

박근혜 후보는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제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사회자: 신동호 MBC 아나운서)> 첫 TV토론에서 모든 면에서 약점을 보였다. 특히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의 공격에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주제 ‘정치 쇄신’부터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이 언론 관계법, 한미FTA,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예산안 등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후보는 시장에서는 대형마트 막고 골목상권 지키겠다고 했지만 국회에서는 오히려 대형마트 지키지 않았느냐”면서 박 후보의 친재벌 성향을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농어민 손해도 연간 1조 원 이상이고 맞벌이 부부들이 굉장히 불편을 겪는다”면서 “조정이 필요한 법안이고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이번 회기에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희 후보는 비정규직 양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을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지적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가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많은 성취가 있었지만 사회경제적 요구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문 후보는 이어 “우리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다음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부족함에 대한 성찰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오른쪽부터)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에서 손을 잡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지는 주제인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상설 특검, 특별감찰관제 도입 등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내내 발생된 정권 핵심인사의 수가 47명이라고 전한 뒤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국가청렴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이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공약과 거의 같다. 안 후보는 지난 10월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를 약속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박근혜 후보는 비리정치인에 대해 최대 30배 ‘징벌적 배상’ 등을 제안했지만 이정희 후보는 박 후보의 재산, 새누리당 비리 등을 거론하며 ‘자격론’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영남대, 정수장학회 등을 ‘장물’로 표현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았다는 ‘청와대 금고 6억 원’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그 돈으로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다”면서 “또한 새누리당은 비리가 있을 때도 박근혜 후보 지지율 지키려고 꼬리를 잘라오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측근 비리→후보·대통령 사퇴’를 요구했지만 박 후보는 약속하지 않았다.

세 후보의 정책이 크게 갈린 지점은 대북정책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급격하게 경색된 상황이다.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 등도 양국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정상회담과 경제협력 등을 제안했지만 근본적으로 ‘안보 강화’를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로 만든 가짜 평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정책 발전을 계승할 뜻을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과 충돌이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방한계선과 관련해 “NLL을 기준으로 해서 남북으로 같은 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돼 오히려 NLL을 북이 다른 주장 하지 못하도록 확고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문 후보에게 10·4 선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관계를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소통과 정직함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지목했다. 박근혜 후보는 위기극복, 신뢰, 국민통합을 꼽았다. 이정희 후보는 “공감과 소통, 그리고 경청”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 중에 박근혜 후보에게 정당 개혁, 경제민주화 공약 등을 거론하며 “공통된 정책이 많은데 대선 전이라도 빨리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 후보는 동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직선거법 제 82조의 2 제 4항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했다. 지상파 3사가 모두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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