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언제까지 ‘생각’만 하고 있을까?
여론조사 ‘왝 더 독’현상 나타날 수도… “결단 지연되면 부정적 효과 나타날 수”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입력 : 2012-12-05  17:57:06   노출 : 2012.12.05  18:18:01
대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안철수의 생각’은 미완성이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지난 3일 해단식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의사를 재차 밝혔고 이날 유민영 안 후보 측 대변인은 “지원방안을 조만간 밝힐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지원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안 전 후보 측이 5일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원방안’을 밝히겠다했지만, 이 기자회견도 전격 취소했다. 안 전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아직 ‘지원방안’ 최종입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원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기자회견을 공지할 이유가 없다. 안 전 후보 측은 “기자회견 내용이 문 후보 지원방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언론보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갑작스런 기자회견 취소는 문재인 후보 지원방안을 놓고 안 전 후보 측 의견이 아직 갈리고 있거나 안철수 전 후보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 캠프 내에는 민주통합당 출신 인사들,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 시민사회, 학계 인사들이 혼재되어 있는 만큼 쉽게 의견조율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임은 분명하다.

유민영 안 전 후보 측 대변인은 “캠프 내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지원방안과 관련해 “어제에서 진전된 건 없다”고 말했고, 수 일 내 지지방식을 알리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역시 “어제에서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캠프 구성 상)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예상된 부분”이라며 “다만 안 전 후보 본인이 이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리더십의 문제”라며 “이견 때문에 못 움직인다고 짐작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리더의)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 3일 오후 서울 공평동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안 후보가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하지만 안 전 후보 측이 ‘지원방안’을 밝히기로 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지원방안은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후보도 향후 정치행보를 위해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런데 문제는 방식도 방식이지만 시점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앞서 있지만, 실제 표심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유시민 진보정의당 전 선대위원장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번호)수집이 불법이기 때문에, 여론조사 회사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계속 돌리는 상황”이라며 “특정한 편향이 있을 때, 그 편향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즉 현재 여론조사가 실제 표심을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이어질 경우 ‘왝 더 독’현상(꼬리가 몸통을 흔드는)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야권성향 유권자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볼 때 보다 투표의지가 강하다”며 “만약 투표를 해도 안 될 것 같은 비관적인 상황이라면 투표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안 전 후보의 지지활동이 여론조사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번주 내에는 분명한 방침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일원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경우를 봐도 현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여부”라며 “야권입장에서는 이번주 중에 확실한 액션이 나와야 여론조사에 지지율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소장은 “안 전 후보 본인이 생각하는 바가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의 지지기반이 야권의 정권교체 원하는 유권자일 것”이라며 “이젠 어떤 입장이 나올 때가 됐고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정신이 유효하다면 현재의 움직임은 그 정신에 부합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일원 대표도 “결단의 타이밍이 지연될 때는 결단을 해도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안 전 후보의 행보는 정권교체 원하는 사람에게 답답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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