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조선> 1면톱 “TV토론 朴 압승” 노골적 왜곡
“새누리 기관지냐?” 비난쇄도…<조선> “우리와 무관”
민일성 기자  |  balnews21@gmail.com  승인 2012.12.06  10:28:32  |  수정 2012.12.06  12:17:00
5일 사상 첫 재외국민 대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미주조선일보>가 1면에 <한국대선 “첫 TV토론, 박근혜 압승”>이란 왜곡된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미주조선일보>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다.

<미주조선>은 4일자 1면에 대선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손을 잡고 있는 사진과 함께 “4일(한국시간) 첫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올 대선에서 승리를 굳힐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 사상 첫 재외국민 대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미주조선일보가 1면에 <한국대선 “첫 TV토론, 박근혜 압승”>이란 왜곡된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 트위터 이용자 ‘pjm6049’

<미주조선>은 “워싱턴 동포사회는 대체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압도한 무대였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그간 박 후보에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보수 성향의 동포들뿐 아니라 진보 성향의 일부 인사들과 여성들도 ‘박근혜 띄워주기’에 가세했다”고 전했다.

또 “이날 TV토론회를 접한 일부 동포들은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독려하는 한편 문재인 후보나 이정희 후보에 관한 보수 성향 동포들의 비판적인 발언도 쏟아졌다”며 “박근혜 후보 측이 활기를 찾은 반면 문재인 후보 측에는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체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이정희 후보로부터 “장물로 월급 받고 지위 유지하면서 살아오신 분”,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6억원을 받았지 않느냐”, “아버지는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된 다카기 마사오” 등의 비판을 받으며 공세에 몰렸었다.

또 바뀌어진 단답식 토론 규정으로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1,2위 후보에 대한 검증이 전혀 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미국에 있는 교포들을 바보로 아나”, “78개국 동시 위성생방송이니 당연히 거의 실시간으로 나왔을 텐데”, “세뇌하네 북괴보다 더 심하게”, “허위사실유포죄로 고소해야 하는거 아님?”, “저게 신문이야, 새누리당 기관지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선일보>는 6일 “미국 워싱턴 DC 일대에서 현지 동포가 발행하는 <미주조선일보>의 해당 기사는 조선일보사와 조선일보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임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또 <미주조선>과의 관계에 대해선 <조선>은 “미국 각 지역에서 ‘조선일보’라는 이름으로 발간되는 신문은 현지 동포가 본사와 계약을 맺고 조선일보에 게재된 일부 기사를 전재하고, 현지 뉴스를 합쳐서 발행되고 있다”면서 “<미주조선일보>는 법적으로 조선일보와 무관하며, 현지 신문 종사자들도 조선일보의 직원이 아니다”고 직접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미주조선> 회사 소개란에는 “할 말을 하는 신문, 한국 최고의 신문 조선일보는 구독률, 열독률, 1위를 고수하면서 한국 최고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신문”이라며 “조선일보는 지난 80여년간 한국 언론의 문화 창달은 물론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만들었다”라고 적혀 있다.

또 “조선일보 워싱턴 지사는 조선일보가 지켜온 변하지 않는 진실과 투철한 기자 정신으로 미국의 수도 세계정치 1번지인 워싱턴 DC에 지난 1998년 7월17일 창간을 하였다”며 “조선일보는 미주지역에서 할말을 하는 신문, 하루 뉴스가 빠른 신문으로서 한국 최고의 신문에 발맞추어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서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미주조선>은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패밀리사이트라며 <조선일보>, <주간조선>, <스포츠조선>, <월간조선> 등 <조선>이 발간하는 각종 매체의 사이트를 링크해 놓기도 했다.

▲ <미주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회사 소개. “할말을 하는 신문, 한국 최고의 신문 <조선일보>는 구독률, 열독률, 1위를 고수하면서 한국 최고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신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미주조선>은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패밀리사이트라며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매체들의 사이트를 대거 링크해놨다.

이에 대해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은 ‘go발뉴스’에 “재외국민들도 SNS 등으로 토론 내용을 아실 것이고 YTN도 지역 방송이 되는데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된 날 그런 식으로 쓰는 것은 기사가 아니다, 말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의 해명에 대해선 노 전 위원장은 “동포들이 <미주조선일보>를 본다면 <조선일보>의 신뢰도, 이미지 때문에 볼 것”이라며 “왜곡된 내용을 <조선> 본사가 해명해야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현지 동포들이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국외라는 공간적 조건을 최대한 이용해 노골적인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과 관련해선 이 위원장은 “협력관계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필요할 때는 이용하고 논란이 되면 관계를 부인하는 것밖에 안된다”며 “<조선>이 진정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경위를 파악해서 제호 사용금지, 관계 파기 등 책임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상 두둔하고 방조하는 것 밖에 더 되냐”면서 “무책임한 처사다,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도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동포들을 장님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동포 투표 시작일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여론조작을 하기 위해 1면 톱에 편집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백 위원은 “<조선>과 제휴 관계가 있으니까 제호도 쓰고 하는 것이지 완전히 무관하겠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재외동포신문> 박상석 편집국장은 ‘go발뉴스’에 “<미주한국일보>, <미주중앙일보>처럼 <미주조선일보>도 독립법인이다”면서 “초기에는 분사 형식으로 시작했지만 한국법인, 미국 법인이 틀려 문제가 발생하니까 분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인 언론의 실태와 관련 박 국장은 “천차만별이다, 제대로 된 언론도 있지만 특정 정치인과 손잡고 대놓고 밀어주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이 해외한인언론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국내에서는 한인 언론의 실태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면서 “시민권자, 미국 국적자, 영주권자 등 상황이 다양해서 국내 신문법을 적용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선거 때 그런 왜곡 보도가 나와도 국내 정부가 IP를 차단하거나 현지 공관에서 취재를 제한하는 수준 외에는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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