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 ‘비하’한 지원관실
등록 : 2012.12.06 20:51수정 : 2012.12.07 10:21

노무현 전 대통령

보고서에 “호남·좌파의 어릿광대”
사돈 등 주변인물 집중사찰 드러나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하는 이들까지 집중적으로 사찰한 것으로 6일 드러났다. 지원관실은 노 전 대통령을 “호남·좌파 본류의 어릿광대” 등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보고서들도 작성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민간인 사찰사건 재수사 기록을 보면, 지원관실은 ‘노 전 대통령 사돈 배병렬 관련 보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시그너스 골프장 매입 관련 보고’ 등 노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에 관한 보고서들을 계속 만들었다.

진경락(45·수감중) 당시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은 검찰 진술조서에서 “이영호 비서관이 ‘증권협회 ○○○, 사람 모이는 곳마다 노무현이 참 안됐다는 식 발언, 이런 놈 잡아야 군기가 잡힌다’ 등 잘라야 한다, 날려야 한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지원관실의 청와대 ‘비선 라인’이었던 이영호(48·수감중)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전 정권 인사 사찰을 주도했다는 뜻이다.

지원관실은 또 2009년 5월31일 작성한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관련 정국 분석’ 보고서에서 “노 전 대통령은 호남·좌파 본류의 충실한 어릿광대”, “성질 급한 경상도 기질을 이기지 못해 자살” 따위의 저열한 표현을 사용했다. 보고서는 당시 정국에 대해 “북핵 변수(북한의 2차 핵실험 지칭)와 박근혜의 한계 덕분에 다행스러운 주변 여건”, “박근혜가 정국 초기부터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거세게 밀어붙이기로 일관하더니 결국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정국을 주도할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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