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315063109902


10년차 신천지 "전도하다 2억 날리고 위 절제술..이만희 천벌 받아야"

최동수 기자 입력 2020.03.15. 06:31 


지난 13일 A씨가 신천지 구역장으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텔레그램에는 이만희 신처지 총회장의 말과 주의사항 등이 담겨있다. /사진=최동수 기자

지난 13일 A씨가 신천지 구역장으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텔레그램에는 이만희 신처지 총회장의 말과 주의사항 등이 담겨있다. /사진=최동수 기자


"퇴직금도 다 날리고 건강도 잃었지."


2010년 3월 광주에서 30년 동안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처음 맞이한 봄. 일에서 벗어났다는 후련함보다는 공허함을 더 크게 느끼고 있을 때 존경하던 교장 선생님이 "성경 공부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끌려 모임에 나갔고, 그렇게 신천지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지난 13일 오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10년 차 신도 A씨(70·여)를 만났다. A씨는 광주광역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2009년 명예퇴직한 후 이듬해 신천지 신도가 됐다.


A씨는 "신천지에 다니면서 전도하겠다고 사람을 꼬시다 도리어 사기를 당해 퇴직금 2억원을 날리고 건강도 잃었다"며 "코로나 사태로 주변 사람들도 모두 나를 피하는 것 같고 이제는 정말 신천지를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성경 공부 6개월째… "우리는 신천지"


강원 춘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0대 여성 2명이 일하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센터가 지난달 19일부로 폐쇄됐다. /사진=뉴스1

강원 춘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0대 여성 2명이 일하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센터가 지난달 19일부로 폐쇄됐다. /사진=뉴스1


A씨가 10년 전 교장선생님을 따라 처음 간 곳은 '센터'라는 곳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10여명이 모여 성경 공부를 하고 있었다.

성경 공부 모임을 주도하던 한 전도사가 친절하게 A씨를 맞았다. 전도사는 무엇을 물어보든 언제나 자상하게 알려줬다. 기독교 신자였던 A씨는 모임에 빠졌고, 하루에 4시간씩 매일 센터를 찾게 됐다.


A씨가 성경 모임의 정체가 신천지라는 걸 알았을 때는 6개월쯤 뒤였다. 전도사는 A씨가 성경 공부에 심취해 있을 때 본인이 신천지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 예배에 참여하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A씨는 "신천지임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성경 공부에 빠졌고 주변 사람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며 "밤새 공부를 해서 100문제 중 60문제를 맞춰 겨우 커트라인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만희는 재림예수' 신격화…전도·십일조 압박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 요청과 신천지 강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 요청과 신천지 강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년만에 시험에 합격한 A씨는 2011년 처음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존재는 교회에서 처음 알게 됐다. 이 총회장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예배 때마다 스크린에 등장했다. 그가 등장하면 교회 모든 신도는 일어나 절을 했다.


이 총회장은 말세가 오면 재림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과 자신의 육신이 결합한다고 했다. 때로는 "밥만 먹고 일 안 하는 사람은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A씨는 "밥은 성경 공부고 일은 전도를 의미한다"며 "교회에서도 성경 공부를 계속했는데 결국 이 모든 건 전도하라는 압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전도 압박은 심해졌다. 매일 전도사와 구역장이 전화해 새로 구한 연락처를 확인하고 신상을 파악했다. 전도 실적이 저조하면 질타하고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실적이 저조한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60만원씩 벌금을 냈다. 어느 순간부터는 십일조 액수를 늘리라는 압박도 들어왔다. 신천지 십일조 봉투는 뒷면에 각자 자신의 이름이 쓰여 있어서 돈을 내면 액수를 바로 확인했다.


A씨는 "구역장이 항상 내게 믿음이 부족하다며 십일조를 더 내라고 했다"며 "압박이 심했지만 성경 공부가 재밌었고 간부들이나 전도사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어서 계속 교회를 다녔다"고 말했다.


"전도하려다 기획부동산 사기…2억원 날리고 위 절제 수술"


광주시 보건당국과 경찰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신천지 광주교회 신도들과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동 신천지 공부방의 CCTV(폐쇄회로화면) 확인에 나섰다. /사진=뉴스1

광주시 보건당국과 경찰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신천지 광주교회 신도들과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동 신천지 공부방의 CCTV(폐쇄회로화면) 확인에 나섰다. /사진=뉴스1


구역장을 비롯한 신천지 교회의 압박에 못이긴 A씨는 결국 2년 전 화장품 가게에서 알게 된 지인 B씨에게 성경 공부를 권유하기에 이르렀다.


A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B씨는 "언니 청을 들어줄테니 내 청도 하나 들어달라"며 "경기도 이천에 지하철이 들어오는 좋은 땅에 투자금 2억원만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B씨는 A씨를 데리고 경기도 한 부동산에 갔다. 부동산 실내는 고급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한 중개업자가 "이 땅에 투자하면 3년 뒤 3배를 벌 수 있다"며 벽 한쪽 지도를 가리켰다. 지하철 노선도가 그려진 지도였다. 결국 A씨는 B씨를 믿고 퇴직금과 모은 돈 2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2억원을 송금하고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그 땅은 맹지였다. 기획 부동산 사기에 당항 것이었다.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A씨는 "황당하고 화가 났는데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며 "수개월 동안 마음고생하다 병원에 갔는데 위암 전 단계 판정을 받아 위의 3분의 2를 잘라냈다."고 말했다.


집요한 신천지..."이만희 천벌 받아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창립기념일인 14일 폐쇄조치된 경기도 과천시 소재 신천지 본부에 시설폐쇄 안내문과 우편물 도착안내서가 빼곡히 붙어 있다. 신천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36주년 창립기념예배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창립기념일인 14일 폐쇄조치된 경기도 과천시 소재 신천지 본부에 시설폐쇄 안내문과 우편물 도착안내서가 빼곡히 붙어 있다. 신천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36주년 창립기념예배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매년 내야하는 벌금과 십일조, 전도 압박에 못이긴 A씨는 최근 신천지를 나오기로 마음 먹었다.

A씨는 "남편과 자식들은 그냥 교회에 다니는 줄로만 알고 퇴직금을 사기 당한 건 모른다"며 "이제는 신천지에서 나와 가정을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천지에서 나오기 위해 최근엔 한국기독교 이단상담협의회를 찾아가 상담까지 했다. 이단상담협의외 목사는 A씨에게 "단호하게 거절하고 나오라"고 조언했지만 A씨는 아직 신천지에 나가겠다는 말을 못 꺼내고 있다.


A씨는 "신천지를 나간다고 하면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연락하고 집까지 찾아온다고 들었다"며 "굉장히 집요하게 들러붙어 못나가게 한다는데 그게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신천지는 지금 이 시간에도 텔레그램으로 신도들을 관리하고 있다"며 "신도들을 억압하고 돈을 뜯어내는 이만희는 천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신천지 "다른 교회와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다른 교회와 다를 바 없다"며 전도를 강요하거나 전도를 못하면 벌금을 내게 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전도 벌금에 대해서는 "얘기가 나온 적은 있지만 실제로 낸 사람은 없다"며 "(포교를)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도들은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현재 우리 대구 지역 성도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이단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며 "아닌 건 분명하게 아니라고 (보도)해달라. 잘못된 건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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