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504214055916?s=tv_news
[단독] "비엔나 커피 아니고 멜랑쥐 커피"..패키지 여행이 선관위 국외연수?
유호윤 입력 2020.05.04 21:40
[앵커]
일부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이 문제가 되면서 요즘은 출장을 다녀오면 결과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선관위는 공개 안 하고 있습니다.
KBS가 정보공개청구로 선관위 출장 보고서를 받아봤는데 공개 못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부 출장이 사실상 해외여행 수준이었고, 아예 패키지 여행 상품으로 유럽 여행을 한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유호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8년 경북 지역 선관위 직원들이 10일 동안 페루를 다녀오고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직원 역량 강화 연수였는데 정작 현지 기관 방문 일정은 페루 의회와 한국 대사관이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공중도시 마추픽추와 잉카제국 수도 쿠스코 등에서 문화체험을 했습니다.
[연수 참가 선관위 직원 A 씨/음성변조 : "저희 일정에 들어갈 때 물론 그런 부분(문화 탐방)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가는 김에 같이 보는 건데."]
경기도 선관위 직원들은 2017년과 2018년에 동일하게 영국과 이탈리아를 갔는데 방문한 곳 모두 유명 관광지입니다.
이탈리아에선 성 베드로 대성당과 콜로세움, 영국에선 국회의사당과 대영박물관, 버킹엄 궁전을 찾았습니다.
알고 봤더니 두 번 모두 여행사의 유럽 패키지 상품으로 다녀온 것이었습니다.
[연수 참가 선관위 직원 B씨/음성변조 : "(패키지가 아니면) 금액을 맞출 수가 없어요. 저희가 50% 이상 (개인 부담) 비용을 더 내기 때문에 여행을 더 많이 잡았던 거고."]
KBS가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해 보니 지난해까지 5년간 선관위의 국외출장은 모두 334건.
이 중 외유성 일정이 주로 확인되는 건 95건에 달하는 직원 역량 강화 연수입니다.
내부 추천을 받거나 지원자를 뽑아 보내는데 선관위가 1인당 150만 원에서 250만 원을 지원합니다.
가장 많은 26개 팀을 보낸 2018년을 분석해 보니 10일 내외 일정 중에 기관 방문은 1~2건에 불과했습니다.
아예 기관 방문을 안 한 경우도 7팀이나 됐습니다.
[연수 참가 선관위 직원 C 씨/음성변조 : "(기관방문을 할 수 없는 여건이었나요? 일정 자체가 유명 관광지만 방문하셔서) 제가 그 부분도 갔다 온 지 좀 됐고,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보고서 내용도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연수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비엔나 커피는 잘못된 표현이고 멜랑쥐 커피가 올바른 표현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의 고향은 호주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다'라며 선관위 업무와 관련 없는 내용을 적어놨습니다.
일부 보고서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내용을 짜깁기 하기도 했는데 표절률이 50%가 넘는 보고서가 전체 95건 중에 16건이나 됩니다.
선관위는 그동안 국외연수 보고서를 외부에 비공개 해왔습니다.
[선관위 관계자/음성변조 : "예전에 그런 관광성 방문이 있었는지 확인해 봐야겠지만 그런 식으로 운영 안 되도록 시정해서 운영하고 있고..."]
선관위는 올해도 직원역량 강화 국외연수에 2억 4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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