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하고 메워도... 틈새에선 계속 물이
[현장] 안동보에서 상주보까지 현장조사... 역행침식에 세굴현상까지
13.04.20 15:10 l 최종 업데이트 13.04.20 15:13 l 조정훈(tghome)

정부가 조만간 4대강 사업에 대해 전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그동안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4대강조사위원회,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19일부터 3박4일 동안 낙동강 현장조사에 나섰다. <오마이뉴스>는 조사단과 동행하며 낙동강 전 구간의 생태환경의 변화상, 농지 침수피해, 지천에서 속출하는 역행침식, 보 구조물 안전성, 재퇴적과 수질 문제 등을 짚어볼 예정이다. [편집자말]

조사단은 19일 낙동강 안동보를 조사한 결과 하류의 세굴에 따른 바닥보호공 일부가 유실된 것을 확인했다. 또 둔치에는 육지식물인 아카시아 나무가 자생하는 등 4대강 사업 이후 강 생태계 변화도 확인했다.

경북 안동시 수상동 안동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안동보는 이명박 정부가 직접 발주한 정식 보는 아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해 2011년 2월 착공하고 지난해 6월 완공한 길이 394m, 높이 3.5m인 가동 보다.

준공 1년 만에 이 지경

안동보의 바닥보호공은 폭 19m, 길이 290m에 사석을 채우고 철사로 만든 돌망태와 노끈으로 만든 돌쌈지로 돼 있다. 하지만 돌쌈지의 노끈이 끊어지면서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고 세굴현상이 일어났다.

수자원공사는 안동보 하류 바닥보호공의 일부인 돌쌈지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굵은 철근을 박아 고정시켰지만 준공한 지 불과 1년도 안 돼 무너지고 떠내려간 것이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세굴로 인해 바닥보호공이 유실돼 공사를 하고 있다"며 "우기가 오기 전에 바닥보호공 전 구간에 대해 보강공사를 끝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보이는 곳에 있는 돌망태에는 철근을 박아 유실을 방지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는 그냥 집어넣었을 수 있다"며 "안동보는 수량이 적은데도 이모양이니, 다른 보에서는 밑바닥이 쓸려내려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낙동강 안동보 하류의 돌쌈지를 바닥보호공으로 시공한 후 떠내려가지 않도록 철근을 박았다. 하지만 일부가 유실되었다. ⓒ 조정훈

▲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가 안동보 좌측 제방에 자생한 아카시아 나무를 붙잡고 있다. 김교수는 아카시아 나무가 강가에 자생하는 것은 강이 육지화가 된 증거라고 말했다. ⓒ 조정훈

한편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안동보 좌측 둔치에 아카시아 나무와 외래산 식물 자생을 확인하고 보로 인해 강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강가에 살아서는 안 되는 식물들이 지난해 후반부터 신속하게 퍼지기 시작했다"며 아카시아 나무는 보가 만들어진 이후에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강변습지 식물은 오리나무 등인데 아카시아 나무가 산다는 것은 강이 육지화가 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10년 후에는 아카시아 숲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담보 수평 맞지 않고 바닥보호콘크리트는 균열

▲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구담교 상류 200m에 만들어진 구담보. 물이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 것으로 봉아 부분침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 조정훈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구담교 상류 200m에 위치한 구담보는 총 연장 423m, 높이2m, 90만㎥ 담수할 수 있는 개량 보다. 경상북도가 낙동강살리기사업으로 발주한 유일한 보이기도 하다.

구담보는 처음 하회마을에 만들기로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이곳에 만들었다. 하지만 준공한 지 1년도 안 돼 바닥보호공 콘크리트에 균열이 가고 보에서 쏟아지는 물도 일정하지 않아 침하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창근 교수는 "바닥보호공 콘크리트의 균열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침하) 진행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부등침하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보에서 쏟아지는 물의 유량이 일정하지 않은 것은 보의 바닥 일부가 침하됐기 때문"이라며 "물받이공 바닥이 주저앉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구담보는 토목공학적으로 봤을때 아무런 용도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하고 "왜 이런 곳에 보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  구담보의 콘크리트로 만든 물받이공 상당부분에 금이 간 것이 보이는 것은 침하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 조정훈

하지만 안동시 관계자는 "구담보 위로 흐르는 물이 일정하지 않은 건 막대풍선처럼 구간별로 보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보의 설치 목적으로 "수위 조절과 홍수 피해 방지"라며 "(저장된 물은)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러고 말했다.

상주보 우측 제방 물 새어나와

준공 이후에도 보에서 물이 새어나와 보수공사를 해왔던 상주보 하류의 우측 둔치 제방과 좌측 제방 모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주보 우측 제방 아래쪽에는 여전히 물이 새어나와 물이끼가 파랗게 끼어 있었고 보수공사를 했던 곳에서는 철판이 뜯겨져 나갔다. 

▲  낙동강 상주보 하류 우안 둔치제방 아래에 물이 새어나오고 있다. 박창근 교수는 파이핑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 조정훈

박창근 교수는 우측 제방의 하부에서 계속해서 물이 새어나오자 "보강공사를 했는데도 또다시 물이 새어나오는 것은 세굴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부실공사에 부실 땜질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상주보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우측 제방에 비가 오면 물이 고이기 때문에 배수관을 설치해 물이 새나오도록 한 것일 뿐 세굴현상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보수공사 중 떨어져나간 철판은 다시 고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보 하류 좌측 제방의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제방을 잇는 콘크리트와 콘크리트 틈새가 벌어져 실리콘을 이용해 막았지만 손으로 누르니 벌어진 틈새가 드러났다. 또다른 제방의 벽체가 한쪽으로 침하되면서 높낮이가 서로 다른 부등침하도 일어나고 있다. 

▲  낙동강 상주보 좌측 제방의 콘크리트 이음새가 벌어지자 실리콘으로 틈새를 메웠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누르자 벌어지 ㄴ틈새의 모양새가 금새 나타난다. ⓒ 조정훈

▲  낙동강 상주보의 좌측 콘크리트 제방 이음새가 어긋나 있는 것으로 보아 부등침하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 조정훈

상주보 좌측 수력발전소가 있는 곳 벽체에도 실리콘을 바르고 철판을 덧붙여 놓은 곳도 있었다. 콘크리트 제방의 높낮이가 다른 곳은 최대 5cm가 넘었고 틈새가 벌어진 곳도 5cm정도 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암반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제방을 만들었기 때문에 침하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콘크리트 제방 사이가 조금 벌어지고 높낮이가 달라진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창근 교수는 "제방이 침하된 것이 분명하다"며 "설령 암반 위에 제방을 만들었다면 지금 이렇게 갈라지고 틈새가 벌어진 것은 부실시공을 했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한편 조사단은 20일 낙동강 낙단보를 시작으로 구미보와 감천, 해평취수장을 둘러보고 역행침식으로 송수관로가 드러나 재시공한 봉곡천과 자전거도로 붕괴현장, 칠곡보, 덕산들 침수피해 지역 등을 둘러본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