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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취재 인사이드] MB의 대운하, “박근혜 정부 끝난 뒤 차기 정부에서 마무리될 것"
박은호 사회정책부 차장  입력 : 2013.04.22 03:07

환경 분야를 10년째 담당하고 있는 박은호 기자입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애를 쓰고 애도 먹어가며 취재한 분야로 ‘4대강 사업과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가장 기억에 납니다. 가벼운 얘기부터 꺼내볼까요? 

①4대강 사업과 하나님 그리고 맹꽁이 

MB 정부 초창기 각료를 지낸 한 인사는 4대강 사업을 ‘대통령의 1호 사업’이라고 칭하더군요. 당시 MB 정부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은 가히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의 영역’이었습니다. 2010년 봄, 환경단체뿐 아니라 기독교·천주교·불교 등 종교계내 일부 단체들까지 나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의 수위를 높여갈 때였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MB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 MB 측근 인사에게 “종교계 반발이 곤혹스럽겠다. MB 심경이 좀 바뀔 여지가 있을까?” 물었더니, 예상과 달리 단호한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천만에! 어림도 없다. MB에게 4대강 사업은 하나님 위에 있거든!”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12월 2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 낙동강 둔치에서 열린 낙동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12월 2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 낙동강 둔치에서 열린 낙동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당시 MB 측근들 사이에선 ‘하나님 위에 4대강’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었다더군요. 이런 신성(神聖) 모독적 발언이 왜 돌았는지는 더 묻지 않았습니다. 3년 넘게 주일예배 주차 안내 봉사를 하고 장로가 된 MB가 그런 말을 했을리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MB가 ‘4대강 사업은 불가침’이란 메시지로 측근들을 압도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MB는 각종 회의에서 종종 맹꽁이 푸념을 했습니다. 한 인사는 “내가 들은 것만 대여섯 번은 된다. ‘노들섬 맹꽁이’가 MB 머릿속에 박혀 있는 것 같더라” 했습니다. MB가 맹꽁이와 ‘악연(惡緣)’이 있다는 거죠. MB는 2005년 서울시장 재직시 한강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노들섬 한쪽 부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서식처가 발견되면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개발 반대운동이 거세졌고 이 때문에 MB가 적잖이 속을 썩였다고 합니다.

맹꽁이는 대통령이 된 MB도 따라다녔는데, 낙동강·금강 등 4대강 사업 공사 현장 여기저기서 맹꽁이 서식처가 발견되면서 ‘4대강 사업이 맹꽁이를 죽인다’는 식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MB가 주변 사람들에게 맹꽁이 얘기를 자주 한 것은 노들섬 맹꽁이라는 트라우마(trauma·충격적 경험) 때문일 수 있습니다.

② 4대강 사업의 실체는?

이번엔 좀 무거운 얘기입니다. MB 정부 5년간 4대강 사업을 취재하면서 풀리지 않던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의 전(前) 단계인가, 아닌가’라는 겁니다.

MB는 2008년 6월 19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MB 정부는 “4대강 사업은 대운하와 상관 없다”는 말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돌아가는 사정은 이런 ‘공식 멘트’와 달랐습니다. 실제로는 대운하를 연상시키는 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선일보 2009년 6월 24일자(기사 바로가기 클릭☞)기사를 통해 이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로부터 5일 뒤인 6월 29일 MB는 라디오 연설에서 “국론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어 제 임기 내에는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 4대강 사업에 대해 더 이상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이 대운하냐, 아니냐는 소모적 논란을 끝내자는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올 1월 4일 MB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같이 한 자리에서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4대강에 설치된 보 바깥 쪽(하천변)으로 (선박이 머물 수 있는) 계류장을 설치하고 (배를 들었다 내렸다하는) 크레인을 달면 4대강은 대운하가 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아니더라도) 4대강 사업은 (박근혜 정부) 그 다음 정부 때는 (대운하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을 들으니 묵은 의문이 풀리는 시원함과 허탈감, 뭔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대운하 반대 여론에 밀려 ‘준설 2m 이하, 1~2m 높이의 소형 보 4개’라던 당초 계획(2008년 12월 총리실 발표)을 불과 6개월 후 ‘수심 6m에 10m 안팎의 대형 보 16개’(2009년 6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로 돌변시켰던 과거 MB 정부의 ‘속내’가 그제서야 훤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의 모습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의 모습. /조선일보 DB

③4대강 사업 유지도, 원상 회복도 힘든 ‘진퇴양난’의 박근혜 정부

4대강 사업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시선은 매우 차갑습니다.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올 2월 25일 현 정부 출범 직후 “4대강 사업이 졸속 시행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MB 정부가 남긴 숙제”라고 혹평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전문가들로 하여금 4대강 사업을 엄정하게 평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어느 전문가들이 참여해,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 지 구체적인 방안이 곧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 전문가 집단은 수질, 생태계 영향, 보를 비롯한 구조물 안전성 같은 각종 이슈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심층 진단을 먼저 합니다. 그런 뒤 두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해 검토할 전망입니다.

4대강 사업 찬성론자들의 ‘현행 유지’ 방안과, 반대론자들의 ‘보 해체를 통한 원상 회복’ 방안입니다. 시나리오 별로 각각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편익(便益)은 얼마나 큰 지 경제성 분석도 정밀하게 실시해 비교·분석할 게 분명합니다.

과연 4대강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어느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지 가늠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어느 쪽으로 귀결되든 각각 조(兆) 단위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행 유지’를 하면 녹조 문제, 강바닥 세굴(洗掘) 같은 부작용이 앞으로도 되풀이되고, 해마다 높아지는 강바닥을 준설하는 비용도 만만찮을 것입니다.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녹조 문제를 해결하려면 몇 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원상 회복’의 경우도 당장 보 해체 작업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테고 해체 이후의 수습·관리비도 만만찮습니다. 어느 쪽이든 박근혜 정부에겐 진퇴양난(進退兩難)의 ‘딜레마’ 상황이 뻔해 보입니다.

궁금한 것은 MB도 이런 사태를 걱정하고 있을까하는 점입니다. 4대강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혼란해 하고 있을까요? 단언컨대 저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MB는 박근혜 정부가 이런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충분히 예견한 것은 물론 자신이 구상한 ‘제 3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MB는 “(박근혜 정부 때는 아니더라도) 4대강 사업은 (박근혜 정부) 그 다음 정부 때는 (대운하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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