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506211810148?s=tv_news
이재용 '승계 논란' 뭐길래..김용희는 3번째 단식
박대기 입력 2020.05.06 21:18 수정 2020.05.06 22:18
[앵커]
1966년 9월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카린을 밀수한 게 들통났기 때문이죠.
이병철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한국 비료를 국가에 헌납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2년 뒤인 1968년,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며 복귀했습니다.
이건희 회장도 국민 앞에 사과한 경험 있습니다.
2008년 4월이었죠.
4조 5천억 차명재산을 보유하면서 천억 원 넘는 세금을 포탈했고,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 과정에 개입한 사실,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 역시 자리를 내놨지만 2년 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이유로 복귀했습니다.
그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고개 숙인 건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였습니다.
“삼성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했다”고 사과했죠.
2016년 국정농단 청문회에선 '창피하고 후회되는 일이 많다’는 사과를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오늘(6일)은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총 2400자 사과문 안에 담긴 의미, 취재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산업과학부, 박대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기자]
오늘(6일) 사과 기자회견, 예정에 없었거든요.
갑작스럽게 공지가 됐는데도 워낙 관심사다 보니, 기자들이 백명 넘게 모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사과문을 읽고 인사한 이 부회장, 약 5초 만에 발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삼성 측이 질의응답 없다고 알리긴 했지만, 질문하려는 기자들 있었거든요.
사과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서 궁금한게 많았는데, 맥이 좀 빠졌습니다.
[앵커]
이 부회장이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승계 관련 문제 쟁점을 좀 짚어보죠.
[기자]
이재용 부회장은 26년 전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 원을 물려받았습니다.
증여세는 16억 원 냈고요.
이 돈으로 헐값에 주식을 확보해 큰 돈으로 만드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먼저 에버랜든데요.
1996년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에 샀는데 나중에 이로 인한 자산이 수백 배가 됐습니다.
헐값에 넘긴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판결은 무죄였습니다.
삼성SDS 관련해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는데, 이 부회장이 매입한 신주인수권부 사채가 수백 배가 됐습니다.
이때는 헐값에 넘긴게 맞다고 이건희 회장이 유죄 판결도 받았지만, 이 부회장의 재산은 환수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삼성바이오를 분식회계한 것 아닌가,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이 부회장의 7조 원대 재산은 이렇게 형성됐지만, 오늘 사과문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앵커]
그나마 구체적인 게,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거잖아요.
이건 평가할 만한 게 아닌가요?
[기자]
주요 재벌 중에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경우는 없기 때문에, 그 점은 평가할만 합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자녀가 증여세를 다 내고도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일이고요.
수십년 뒤에 말을 바꾸지 않을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앵커]
중요한 건 실천일텐데,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안 나오게 하겠다는 말 믿을 수 있을까요?
[기자]
삼성에 노조를 만들려다 피해를 입은 분들의 아픔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1990년 노조설립을 준비하다, 두번이나 해고당한 김용희 씨, 오늘(6일)로 332일째,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 철탑에서 고공 농성중인데요.
이 부회장이 사과한 오늘(6일) 세 번째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오늘(6일)의 사과가 임박한 파기환송심 판결에서 선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 변화를 하겠다는 거라면 이런 문제 해결을 통해 의지를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도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겁니다.
관련해 이번 사과를 권고한 삼성 준법감시위는 내일 정기회의를 갖고 이 부회장의 사과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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