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업체, 사업별 낙찰자 미리 정하고 응찰가 짜고 쳐
입력:2013.05.07 17:53    


4대강 수질개선 사업 중 하나인 총인(T-P)처리시설 설치 사업은 4대강 보 준공 등 건설 사업의 후속 격이다. 총 사업비도 4952억원으로 10조원에 가까운 건설 사업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다.

총인 사업을 낙찰받은 업체 관계자는 7일 “총인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중·소형사들이 나눠 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인 사업 담합 의혹 내용은 이미 사실로 밝혀진 4대강 건설 사업 입찰 담합과 수법이 비슷하다.

환경사업 업체들은 턴키방식 입찰을 적극 활용했다. 턴키방식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 업체와 일괄 계약으로 사업을 발주하는 것으로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업체들이 입찰에 앞서 사업별로 낙찰자를 미리 정한 뒤 응찰가격을 짜고 치는 게 용이하다. 쉽게 말해 A구역 사업에서 2순위로 밀린 업체를 B구역에서는 1순위로 은밀히 밀어주는 식이다.

실제 총인 사업 낙찰 결과를 보면 턴키방식을 이용한 담합 의혹이 짙다. 경기도 파주 9개 총인 사업이 공고금액의 평균 99.8%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경기지역 22개 총인 사업 평균 낙찰률은 99.0%에 이른다. 일반 경쟁 입찰의 낙찰률이 8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사전에 담합을 하지 않고는 이 같은 낙찰률은 나올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예상보다 높은 사업비로 낙찰이 되면 국민의 혈세가 해당 업체의 수익으로 돌아가게 된다. 입찰에 의해 선정된 업체가 적격한지 평가하는 과정에서 로비도 필수다. 지난달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이 공개한 코오롱워터텍의 10억원 대 현금 살포 문건을 보면 ‘진주 총인 심의위원 1200만원’ 등의 로비 정황이 나타났다.

4대강 수질개선 사업 담합 의혹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처음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말기인 당시 감사원과 공정위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두 기관이 뒤늦게 경쟁적으로 4대강 흠집내기에 나서면서 수질개선사업 입찰 담합 의혹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국회에서 4대강 수질개선사업 입찰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통과시킨 것을 언급하며 “예산 낭비와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한 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격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도 국회 감사요구안 가결에 따라 3개월 내에 감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총인 사업을 포함해 4대강 수질 사업 전반에 걸친 입찰 담합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카르텔국 조사 인력의 대부분을 이 조사에 투입하면서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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