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주진우 기자 구속영장 청구 보도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입력 : 2013-05-13 10:06:47ㅣ수정 : 2013-05-13 22:40:43
 
주진우 시사인 기자(39)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를 둘러싼 논란을 뉴욕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저널리스트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라는 기사에서 사건의 개요, 쟁점과 함께 한국 내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주씨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주씨가 지난 대선에서 기사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된 정보를 유포’하여 당선을 막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사건을 전했다. 이어 주씨가 진행을 맡았던 <나는 꼼수다>를 통해 종교, 경제, 정치계의 비행을 고발한 사실을 전했다.

신문은 검찰의 주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을 전했다. 검찰이 이번 청구에 앞서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 PD와 인터넷 블로거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으로 기소한 사실을 전하고, 이러한 시도가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라고 보도했다. 이어 주씨의 “내 죄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며 “그들은 내가 바퀴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증오하고 밟아 죽이고 싶어한다”라는 최근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공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죄로 시민을 고소하고, 사전 구속이라는 방식으로 오랫 동안 투옥하는 일은 다른 나라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국경없는 기자회,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프랭크 라 루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 사회에 대해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며, 명예 훼손이 처벌 대상이 되는 점을 우려해 왔다’고 지적한 사실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한국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던 <나는 꼼수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신문은 공동 진행자였던 정봉주 전 의원이 징역형을 산 사실을 소개하고, 보수 인사들이 이 팟캐스트 방송이 책임지지 못할 주장과 인신 공격, 정치적 편향을 풍자인척 하는 점을 비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는 꼼수다>가 주요 언론이 친 정부, 보수적 성향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에게 대안 언론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문은 한국 내 검찰에 대한 불신도 전했다. 신문은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검찰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검찰이 정권에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열성적으로 기소를 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재정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 정부에 지배받는 후진국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주 씨는 지난해 대선 기간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동생 지만씨가 5촌 조카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박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수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지고, 인근 주차장에 또 다른 5촌 조카 박용철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돈 문제로 용수씨가 용철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주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2011년 10월 출판기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산이 10조원이 넘는다” “독일 순방을 갔지만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주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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