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06095.html
미 한인여성들 “맹장수술 4천만원 괴담 아니다”
[하니Only] 박수진 기자 등록 : 20111118 15:35 | 수정 : 20111118 16:59
미국 거주 한인여성 1135명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반대’ 선언
“먹고살기 위해 마약소굴에 몸 담은 멕시코, 대한민국이 그들과 다를까”
≫ 재미 한인 여성 사이트인 ‘미씨유에스에이(USA)’와 미즈빌 회원 1135명이 지난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반대’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각 사이트 캡처 화면.
“든든한 직장이 없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매달 평균 100만원 안팎의 보험료를 꼬박꼬박 부담 하면서도 가벼운 몸살로 병원을 찾아도 병원비와 약값으로 따로 몇 만원씩 지불해야 하는 현실이 믿어지십니까? 앰뷸런스 한 번 이용하는 데 기본 100만원, 여덟 바늘 꿰매고 실밥 뽑는 데 200만원, 위 수면 내시경 검사 400만원, 팔 골절 수술 2000만원, 맹장수술 4000 만원, 제왕절개 수술 5000 만원, 뇌종양 수술에 2억원의 병원비 청구서를 받았다는 얘기는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전혀 낯선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여성 1135명이 지난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반대’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재미 한인 여성 사이트인 ‘미씨유에스에이(USA)’와 미즈빌 회원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각) 발표한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선언문’에 미국 거주 한인여성 1135명이 ‘동참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와 있는 이 선언문은 누리꾼들의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들은 반대 선언문에서 “한미 FTA는 미국식 경제 시스템을 대한민국 경제에 ‘이식’하는 것”인데 “지금 미국 경제 현실은 정부 예산 부족으로 공교육이 무너져 내리고 국민들은 살인적인 의료비와 보험료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공공복지, 서비스 분야, 그중에서도 의료 서비스 분야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없다”며 “만일 지금과 같은 내용대로 한미 FTA 가 타결된다면 약값 인상과 의료 민영화가 불가피할 것이며, 이것은 결국 불합리한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대한민국에서 재현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의료 민영화가 가져오는 폐해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경험자요, 생생한 증인”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살면서 한 번 잘못 체결한 FTA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날마다 실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주한인여성들은 반대선언문에서 “식당이나 마켓, 세차장, 공원 등 어디를 가더라도 고된 육체노동으로 살아가는 멕시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며 “미국에서 남들이 꺼리는 허드렛일을 도맡은 멕시코 사람들은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멕시코가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 자국 경제기반이 참담하게 무너진 멕시코 현지에서는 생계가 막막한 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노점상으로 살아가고, 역시 ‘먹고살기 위해’ 마약소굴에 몸 담은 세력들이 치안을 위협할 지경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온다”며 “지금 발견된 위험 요소들을 모두 무시하고 한미 FTA 를 체결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들과 다르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여야 의원 모두 상대방을 향해 친미주의자, 종미주의자, 혹은 반미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들이밀지 말고, 한미 FTA를 처음 추진할 때의 ‘국익 최우선’이라는 목표로 돌아가 큰 틀에서 의논해 주십시오!”라며 “지금의 망국적 한미 FTA 는 당장 폐기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롭고 희망적인 대한민국의 비전과 발전 전략을 제시해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hani.co.kr
한미 FTA 반대 선언문
-미국 거주 한인여성들이 조국의 동포 여러분께 드리는 글-
우리는 미국 거주 한인여성 사이트, 미씨 USA 와 미즈빌 회원들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사랑하는 조국의 미래를 위해, 지금 추진되고 있는 한미FTA를 결연히 반대하며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합니다!
애초에 한미 FTA 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에서 대한민국의 번영된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그 골자는 ‘선진화 된’ 미국식 경제 시스템을 대한민국 경제에 ‘이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 되었다는 미국의 경제 현실은 어떻습니까?
세계금융의 심장부라는 월스트리트 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갈수록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 불균형에 따른 양극화는 심화되고, 각종 공공 서비스는 하루가 다르게 후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공교육이 무너져 내리고, 국민들은 살인적인 의료비와 보험료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몇 달째로 접어들며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시위는 화려함 뒤에 가려진 미국경제의 위기와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추구할 만한 대한민국의 이상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래도 미국은 여전히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냐고 되묻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 만큼이라도 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FTA와 같이 다른 나라로 부터 수월하게 이익을 챙겨 올 수 있는 구조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게 FTA 는 당면한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무기이며, 한미 FTA도 그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의 열망을 담은 각종 개혁정책의 실패로 재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오바마 정부가 한미 FTA 타결에 집착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처럼 미국의 이익이 강하게 반영된 한미 FTA는 우리 역사에 길이 길이 치욕으로 기록될 을사늑약이 무색할 만큼 각종 불평등 조항까지 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한미 FTA 이행법안을 한번 들여다 보십시요. 이 세상에 그 어떤 독립 국가가 상대국의 기존 법률은 전혀 건들지 못하면서 자국의 법률만 무력화 하는 조약에 서명을 한단 말입니까?
설령 한미 FTA가 양국 사이에 동등한 조건으로 맺어진다고 해도 우리는 역시 반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국회에서 비준을 기다리는 한미 FTA는 투자자-국가 소송제 (ISD)를 비롯해 역진 방지 매커니즘, 네거티브 방식의 서비스 시장 개방, 미래의 최혜국 대우 등 수많은 위험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피해와 문제점은 정부 여러 부처에서도 지적된 바가 있고, 경제, 법률 분야의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특히 공공복지, 서비스 분야, 그중 에서도 의료 서비스 분야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일 지금과 같은 내용대로 한미 FTA 가 타결된다면 약값 인상과 의료 민영화가 불가피할 것이며, 이것은 결국 불합리한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대한민국에서 재현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료 민영화가 가져오는 폐해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경험자요, 생생한 증인입니다. 든든한 직장이 없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매달 평균 100만원 안팎의 보험료를 꼬박꼬박 부담 하면서도 가벼운 몸살로 병원을 찾아도 병원비와 약값으로 따로 몇 만원씩 지불해야 하는 현실이 믿어지십니까? 앰뷸런스 한번 이용하는 데 기본 100만원, 여덟 바늘 꿰매고 실밥 뽑는 데 200만원, 위 수면 내시경 검사 400만원, 팔 골절 수술 2,000만원, 맹장수술 4,000 만원, 제왕절개 수술 5,000 만원, 뇌종양 수술에 2억원의 병원비 청구서를 받았다는 얘기는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전혀 낯선 일이 아닙니다.
미국은 ‘소송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냥 지나칠 법한 사소한 일들도 법률상 실오라기 만한 근거라도 있으면 반드시 소송을 걸어서 이익을 챙기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습니다. 지금 한미 FTA 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해석이 분분한 것은 그만큼 이 협정안에 허점이 많다는 의미이며, ‘투자자’라는 미명을 둘러 쓴 탐욕스런 미국 자본들은 바로 그 허점을 비집고 갖가지 명분을 앞세운 소송을 통해 끊임없이 이익을 실현하려 들 것입니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의 반대 논리를 단순히 ‘괴담’으로만 몰아 붙일 게 아니라, 오히려 신중하게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지 않은 분야들도 미처 예상치 못한 피해와 위험성은 없는지 꼼꼼히 따지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에 살면서 한 번 잘못 체결한 FTA 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지 날마다 실감하고 있습니다. 식당이나 마켓, 세차장, 공원 등 어디를 가더라도 고된 육체노동으로 살아가는 멕시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미국에서 남들이 꺼리는 허드렛일을 도맡은 멕시코 사람들은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 대부분 입니다. 멕시코 정부가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워 미국과 FTA 를 체결한 이후 벌어진 일 입니다. 자국 경제기반이 참담하게 무너진 멕시코 현지에서는 생계가 막막한 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노점상으로 살아가고, 역시 ‘먹고살기 위해’ 마약소굴에 몸 담은 세력들이 치안을 위협할 지경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옵니다. 지금 발견된 위험 요소들을 모두 무시하고 한미 FTA 를 체결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들과 다르다고 장담 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간절히 촉구 합니다.
여야 의원 모두 상대방을 향해 친미주의자, 종미주의자, 혹은 반미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들이밀지 말고, 한미 FTA를 처음 추진할 때의 ‘국익 최우선’이라는 목표로 돌아가 큰 틀에서 의논해 주십시오! 지금의 망국적 한미 FTA 는 당장 폐기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롭고 희망적인 대한민국의 비전과 발전 전략을 제시해 주십시오!
조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한미 FTA에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관심을 갖고 그 실체를 파악한다면, 결단코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 바로 한미 FTA 입니다. 몸은 타국에 있지만 마음만은 늘 조국을 향해 있는 우리 미씨 USA 와 미즈빌 회원들의 절절한 외침에 부디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리고 한미 FTA 반대 운동에 행동으로 나서 주십시오!
2011.11.17
한미 FTA 를 반대하는 미씨 USA 와 미즈빌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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