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613203705347?s=tv_news


[로드맨] 탐지기가 필수품되나?..어디서나 불안 '불법촬영 카메라'

염규현, 남형석 입력 2020.06.13. 20:37 수정 2020.06.13. 20:48 


[뉴스데스크]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포르노가 되는 시대."


이곳 혜화역에서 이런 외침이 터져 나온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법 촬영 범죄는 늘고 있습니다. 왜 단속이 어려운 건지, 여성들은 불안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길 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온 곳은 경남의 한 초등학교.


[A교사/화장실 불법 촬영 피해 여성] "회의하다가 저만 혼자 화장실에 오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때는 개학 전날이니까 학생도 아무도 없었을 거 아니에요.)"


[A교사/화장실 불법 촬영 피해 여성] "(화장실에)들어갔는데 옆에서 덜컹 소리가 났어요. 볼일 보는데 한 번 더 인기척이 나더라고요."


[A교사/화장실 불법 촬영 피해 여성] "사람 발이랑 핸드폰 절반 정도 이렇게 (보였어요.) 아이일 것 같아서 그냥 나오라고 했어요."


학교에 설치된 CCTV에 도주 장면이 찍히면서, 범인은 3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A교사/화장실 불법 촬영 피해 여성] "(저를) 따돌렸다 생각하고 너무 유유히 뛰어가는 게 어이가 없네요."


범인은 이 학교의 졸업생인 14살 학생. 경찰이 압수한 휴대전화에서는 다른 2명의 피해자의 불법 촬영물이 더 발견됐습니다.


[A교사/화장실 불법 촬영 피해 여성] "잠이 안 와서 정신과를 두 번 정도 갔었거든요."


그나마 CCTV가 설치돼 있어 범인이 잡혔지만, 불법 촬영 카메라 단속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황미경/양천구청 여성안심보안관] "(이게 뭘 탐지하는 건가요?) 불법촬영 카메라가 설치돼 있을 경우 이 전파 탐지기를 댔을 때 진동이 울리게 돼 있거든요."


[황미경/양천구청 여성안심보안관] "한 달에 한 2~3번씩은 (같은 화장실을) 방문하거든요."


단속이 쉽지 않다 보니, 자체 CCTV를 설치하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김동용/서울 신영시장 상인회장] "(여자 화장실 들어가는 세 각도에서 다 잡는 거네요?) 네. 나중에 문제가 돼도 빨리 사무실에서 확인할 수 있게끔."


예전엔 '몰카'로 불렸지만,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년 전부터 '불법촬영 범죄'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얼마나 심각할까요?


한 해 평균 6천 건 가까이 일어나니까, 신고된 범죄만 해도 하루에 16건씩 발생한다는 겁니다. 비율로 따지면 성범죄 중에 3.9%에 불과했다가 8년 새 이렇게 6배 넘게 늘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2년 전 서울시에서는 로드맨이 다녀왔듯이 여성안심보안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공공화장실을 중심으로 대대적 단속을 벌였지만 단 한 개의 불법촬영카메라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동식 카메라, 그러니까 스마트폰을 이용한 범죄가 더 많은데 고정식 카메라만 단속한다는 한계도 지적됐는데요. 예산 낭비란 비판도, 예방 차원에서는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단속마저도 어려우니, 결국 여성들은 스스로 불안을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배경숙/강남구청 여성정책팀장] "(단속만으로는) 너무 일손이 부족하고. 본인들이 직접 탐지할 수 있도록 이렇게 탐지기를 대여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불법 촬영 탐지기를 판매하는 전문 업체에 한 번 와봤습니다.


[장성철/탐지기 판매업체 대표] "빨간 불빛을 이용해서 카메라의 렌즈를 찾는 거예요.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그렇다면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장성철/탐지기 판매업체 대표] "공공기관 건물은 주기적으로 수시로 검사를 하니까 일반 대중음식점이나 카페 쪽으로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하는 장소가 바뀌었어요."


결국,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선택에 내몰리면서도 여전히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정은성/탐지기 구매 여성] "출장도 잦은 직업이라서 무슨 호텔이라든지 탈의실 같은 곳이라든지 가면 (불법 촬영 관련)뉴스가 나올 때마다 걱정이 되는 거예요."


[정은성/탐지기 구매 여성] "내가 옷을 벗고 있다거나 아니면 내가 씻고 있다거나 할 때 그걸 찍어서 공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무서울 거 같고요."


[김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 "그렇게(불법 촬영)됐을 때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이 실제로 제약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김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 "이렇게까지 되었을 때 더 이상 여성들의 불안과 공포를 비합리적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는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민해야죠.)"


단속의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여성들을 계속 불안 속에 살게 놔둘 수도 없겠죠? 그래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불법 촬영 범죄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대책은 없는 건지 이어서 계속 취재하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영상취재: 서두범 영상편집: 김하은)


염규현,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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