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역사교과서' 검증 통과 파문
"친일·반일, 민주·파쇼의 대립 등 이분법적 사관 안돼"
2013-05-31 09:11:57           

일본의 역사왜곡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일제가 한국 근대화에 끼친 긍정적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이끄는 한국현대사학회가 집필한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교학사)가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 파문이 일고 있다.

뉴라이트 저자들이 2008년 ‘한국 근·현대사’라는 대안교과서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이들이 쓴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는 검정과정에 합격한 것은 처음이다.

3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교육부 위탁을 받아 역사교과서 검정 작업을 하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10일 고교 한국사교과서 검정심의에서 한국현대사학회 권희영 회장이 주집필자로 참여한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8종이 본심사를 통과했다고 공지했다.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들은 현재 검정심의위가 권고한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며 8월30일 최종 합격 여부가 발표되고, 최종 합격된 교과서는 9월 중 각 학교에 전시돼 학교별 채택과정을 거친 뒤 내년 3월부터 사용된다.

문제의 한국현대사학회는 ‘2009 역사교육과정 개정’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던 2011년에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자고 건의했던 뉴라이트 계열 단체다. 당시 국사편찬위원회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를 공개논의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논란이 일었다.

한국현대사학회의 교과서위원장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당시 교과부에 강제병합 후 일제에 의한 근대제도의 이식과 우리 민족의 수용을 역사교육과정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일제가 한국 근대화가 끼친 긍정적 역할도 인정하자고 주장한 것.

한국현대사학회와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 중·고등 한국사교과서 분석과 제언’ 학술회의가 31일 <조선일보> 후원으로 열린다. <조선일보>는 30일자 지면에서 “지난해 검정을 통과해 올해 중학교 1학년부터 교육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역사교과서에서 여전히 좌편향 문제가 있다”며 학술회의 내용을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학회에 참석하는 학자들의 글을 인용해 “중학교 교과서들이 친일·반일, 민주·파쇼의 대립을 강조하고 보편적·헌법적인 가치 대신 이분법적 사관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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