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애물단지' 전락한 4대강 수변공원
익산 금강 용안지구…접근성 떨어져 이용객 거의 없어
농사 짓다 쫓겨난 주민 "이런 걸 왜 만들었나 모르겠다"
(익산=뉴스1) 김춘상 기자 입력 2013.07.13 07:01:25 | 최종수정 2013.07.13 07:01:25

4대강사업 금감용안지구 표지석 ⓒ News1

(익산=뉴스1) 김춘상 기자= 전북 익산시 용안면 난포리 금강변에 조성된 용안생태습지공원.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원이다. 습지공원 주변에는 축구장과 족구장 등 운동 시설과 여러 가지 습지가 만들어져 있다. 바로 옆에는 자전거도로도 나 있다. 이 전체를 용안지구라 부른다. 

수은주가 30도가 넘긴 11일 오후 이 용안지구를 찾았다. 자동차로 익산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용안면사무소에 도착해 면사무소 직원 도움으로 5분 정도 더 달리니 용안지구가 나타났다.

텅빈 자전거길과 축구장. 4대강 자전거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앞으로 가면 군산이 나오고, 뒤로 가면 충청지역이 나온다. ⓒ News1

첫 인상은 '드넓다'였다. 습지공원과 축구장, 습지 등 전체 면적이 0.67㎢(20만2000평)에 달한다. 그 다음 인상은 '한적하다'였다. 드넓은 용안지구에 이날 나온 대여섯 명의 공공근로 인력을 제외하고는 단 한 사람도 이용객이 없었다. 축구를 하는 사람도, 습지공원을 찾는 사람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단 한 명을 볼 수 없었다. 이용객이 없는 이유가 '더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장을 안내한 면사무소 직원 말은 '아니다'였다.

그는 "도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휴일에 용안면 조기축구회원들이 축구장을 이용하는 게 거의 전부"라고 말했다. 용안면사무소에서 5분 걸린 것도 이곳 지리에 밝은 이 직원을 따라 좁은 농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넓은 일반 도로를 이용하면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금강용안지구 4대강사업 전과 후 모습. 국토부 '4대강 이용도우미' 홈페이지서 캡쳐. ⓒ News1

전북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도내에서 금강살리기와 섬진강살리기 사업이 진행됐다. 금강은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에서 익산시 용안면 용두리까지가 사업 구간이었다. 군산 성산지구와 익산 용안지구 등 2개 지구에 습지 형태의 공원이 조성됐고, 쉼터와 체육시설, 자전거길 등이 만들어졌다.

도내 금강살리기 사업은 2010년 3월30일에 시작해 지난해 5월20일 끝났다. 총 사업비로 보상비 306억5000만원과 공사비 336억8500만원 등 총 643억3500만원이 들었다. 

정부가 4대강 이용도우미(www.riverguide.go.kr)까지 만들어 4대강사업 현장을 많이 찾아달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용안지구는 정부 기대와 달리 전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습지 ⓒ News1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습지공원 주변을 걸어봤다. 곳곳에 쉼터가 만들어졌고, 여러 가지 습지가 조성돼 있었다. 하지만 본래의 습지가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잡풀들이 더 크게 자라 있었다. 어떤 습지인지 알 수 있는 안내도 부족했다. 0.67㎢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관리하기기 쉽지 않아 보였다. 황토포장으로 돼 있는 산책로는 보기 싫을 정도로 균열이 발생해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 

이곳 성산지구 관리는 정부 몫이 아니다. 공사는 정부에서 했지만 관리는 익산시에 맡겨졌다. 익산시 관계자는 "금강, 만경강 등 익산지역 하천 관리비용으로 올해 정부로부터 7억5000만원을 받았다"면서 "그 중 일부로 공공근로 인력 등을 활용해 용안지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한 명이라도 더 이용객을 끌어들이겠다며 국비 중 일부로 코스모스 길을 조성하고 연꽃을 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 용안지구를 찾는 발길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용안지구에서 4대강사업 이전에 농사를 지었다는 50대 남성. 그는 쌀을 사기 위해 지금은 용안지구에서 공공근로를 하고 있다고 했다. ⓒ News1

한편으로는 "사람도 오지도 않는데 이런 것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4대강사업을 꼬집은 마을 주민의 한탄이 귀에 박혀왔다. 

이날 공공근로를 나왔다는 김모(52·익산시 성당면)씨는 바로 앞에 펼쳐진 습지를 손으로 가리키며 "아버지 때부터 이 자리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4대강사업 때문에 평당 7300원인가 7500원의 보상을 받고 떠나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사를 접었으니 이제는 쌀을 사 먹어야 한다"면서 "어쩔 수 없이 농사짓던 이 자리에서 공공근로를 해야 하는 내 신세가 참 우습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근로 하루 보수가 얼마냐는 물음에 "곤란하다"며 밝히길 거부했지만 익산시는 4만원 안팎이라고 했다. 용안지구 공공근로는 4대강사업으로 농사를 짓다 쫓겨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안지구에서 돌아오는 길 역시 너무 길고 지루했다. 용안지구가 관리도 안 되고 사람도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익산시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많은 이용객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코스모스 길을 조성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ellotron@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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