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 경찰 “지금 댓글이 삭제…잠이 와요?”
등록 : 2013.07.25 15:38수정 : 2013.07.25 17:07 

경찰 눈 앞에서 국정원 댓글 삭제, 동영상 첫 공개
이상규 의원 “국정원 증거인멸, 경찰 직무유기” 비판

국회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의 기관보고 이틀째인 25일 야당 쪽 위원인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경찰이 국정원 쪽의 증거인멸 행위를 방관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30초짜리 동영상은 경찰이 대선 사흘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12월16일 오전 4시에 찍힌 것으로 돼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수사관의 대화를 보면 “지금 자도 돼요”라는 질문에 “지금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라고 답하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 눈 앞에서 국정원이 댓글을 지우는 상황이 포착된 것이다. 경찰은 이런 사실이 있었는데도 “국정원이 양당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시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의원은 동영상을 확인했는지를 이성한 경찰청장에게 물었고 청장은 “다 보지는 못했으며, (이상규 의원이 공개한)저 부분은 못 본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부분은 국정원의 증거인멸 행위를 방증하는 것이자 경찰 쪽의 직무유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상규 의원실 관계자는 “등장인물은 서울청 사이버 분석팀 분석관들로 현재 고발된 상태”라며 “검찰 수사에도 나오지 않았던 자료”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국조 특위 야당 간사)도 이날 디지털증거분석실의 분석관들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과정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경찰 분석관들이 ‘불법 댓글’들을 다수 발견하고 “노다지다 노다지. 이 글들이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해 놓고는, 약 14시간 뒤 “글 게시하고 관련없는 유알엘은 제외를 하고. 우리가 검색했던 유알엘은 총 몇 개였는데 결과를 확인한 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써갈려 그러거든요”라며 사건을 은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25일 오전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서울경찰청 사이버팀 수사관들이 수사 도중에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걸 인지하고 놀라는 CCTV 동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CCTV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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