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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서거 원인제공 한상률" 비판 무죄확정
대법원, 비판글 올렸다 해임된 김동일 나주세무서 조사관 승소확정
“MB정권 폭력 증명”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입력 : 2011-11-24  11:24:24   노출 : 2011.11.24  12:04:23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 죽음의 원인제공자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었다는 글을 내부게시판에 올렸다가 국세청에 해임되고, 검찰에 의해 명예훼손으로 기소됐던 김동일 전 나주세무서 조사관이 대법원에서 모두 승소해 파문을 낳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공무원들이 정부 비판을 했다가 이런 식으로 강제 해임되거나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에 휘말리는 일들이 적지 않았으나 이들의 행위가 정당한 것으로 법원이 손을 들어줌에 따라 현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시도에 종말을 고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24일 오전 한 전 청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동일 전 조사관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김 전 조사관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김 전 조사관이 지난 2009년 올린 글이 언론에 알려진 뒤 그를 해임한 광주지방국세청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청구소송 상고심에서도 광주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해, 김 전 조사관은 복직이 결정됐다.

1심에서는 벌금 70만 원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는 무죄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조사관의 올린 글의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기 어려워 범죄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었다.

   
지난 2009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제공자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으로 기소되고 나주세무서에서 해임됐으나 24일 대법원에서 모두 승소한 김동일 조사관. @연합뉴스

대법원은 또 김씨가 광주지방국세청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조사관은 2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권의 폭력이 얼마나 잔인한지 이번 판결을 통해 국민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글 한 편 올렸다고, 30개월간 한 가정을 파괴하고 법정에 드나들게 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냐”고 성토했다.

김 전 조사관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부가 최후 보루의 역할 해준 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정권에 눈치보지 않고, 소신에 따른 판결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무원에 대해 “정권이 공무원을 마치 종에게 월급주듯 생각하는데 우리는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 정권에 경종을 울렸다고 본다. 앞으로 공무원들도 나꼼수가 말한 것처럼 쫄지 말고 힘들더라도 좀 더 참고 쫄지말고 당당하게 그리고 국민을 위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 전 조사관은 지난 2009년 6월 본인이 근무하던 나주세무서 내부게시판에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을 제공한 한상률 국세청장이 비판을 받아야 하며, 국세청이 책임질 수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나는 지난 여름에 국세청이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2008년도 7월 30일부터 두 달간 경남 김해에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한 전 청장이 서울청 조사4국에서 조사할 것을 지시해 박 회장의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갔는지 여부를 캐내도록 했다”며 “결국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이 전달된 일이 없었음에도 이 조사결과를 받은 검찰이 각종 언론플레이를 통해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소환조사한 뒤에도 수사마무리를 하지 않아 끝내 투신에 이르게 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 @연합뉴스

한편, 이날 재판정에는 민간인사찰을 폭로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군법무관 시절 불온서적 선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파면됐으나 법원에서 승소해 변호사 자격을 회복하고 다시 군에 복귀해 내년 1월 말 전역이 예정 박지웅 변호사 등 이명박 정권 피해자들이 나란히 방청하면서 김 전 조사관의 승소를 축하했다. 천안함 명예훼손으로 유일하게 재판중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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