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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봉쇄에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 열려...
정동영 "종로서장 폭행은 자작극"
의원들, 29일 청와대로
조한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11-11-28 18:44:39 l 수정 2011-11-28 21:53:15
조한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11-11-28 18:44:39 l 수정 2011-11-28 21:53:15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열렸다. ⓒ이승빈 기자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빈 기자
[종합(3신 대체)]경찰봉쇄에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 열려...정동영 "종로서장 폭행 논란은 자작극"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비준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정된 날을 하루 앞두고 광화문에는 어김없이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는 촛불로 가득 찼다. 지난 26일 2만여명이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까지 진출하면서 드러났던 '분노'와 '승리감'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28일 오후 7시10분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시민 3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미FTA 폐기 정당연설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매국노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이명박 대통령은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한미FTA 비준안 서명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것과 동시에 지난 26일 종로경찰서장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꼼수'라고 비난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정당연설회를 언급하며 "청와대 주인이 그때의 함성을 들으면서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절대 협정문에 서명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종로서장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누구도 서장을 보자고 부른 적 없었다"며 "그런데 언론에서는 물대포를 안 써서 경찰서장이 폭행을 당했다고 시민들 매도했다"고 비난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열렸다. ⓒ이승빈 기자
이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경찰서장을 때렸다고 알려진 손이 사실은 경찰관 손이었다"며 "종로서장 사건은 시민들에 의한 폭행행위가 아니고 이것은 명백히 의도를 가지고 시민들을 폭도로 몰기 위한 자작극이다"고 꼬집었다. 이 소리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촛불을 높게 들었다.
'촛불시민'들의 연호 속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등장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광화문 광장을 경찰이 '원천봉쇄'한 것과 서울경찰청장이 집회 참가자를 모두 검거해 사법처리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정당연설회는 합법이기 때문에 경찰이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 국회의원들과 정당 인사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서 정당연설회 연 게 아니다"며 "책임은 국회의원들과 정당이 질 것이고 이 자리 주인은 한미FTA 비준 처리를 반대하는 우리 시민들이다. 안심하고 나와라. 우리 국민들은 합법이다"면서 촛불을 들고 나와주길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또한 종로경찰서장 폭행 사건과 관련 "보수언론만 장악하면 아무 소리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첫번째 꼼수인 것 드러났다"며 "국회의원들은 경찰서장 오라고 한 적도 없고 만나러 나가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서장이 갑자기 들이대고 야당 대표들 만나겠다고 들어왔으니 꼼수 맞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에 서명하려고 하는데, 헌법을 준수한다고 선서한다고 하지 않았냐"면서 "경제민주화 조항, 사법주권, 중소상공인 보호, 농민 보호 의무 다 무시하고 (비준안에) 서명하려는 사람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준안 서명을 반대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열린 가운데 이정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주관단체를 엄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관단체는 경찰이므로 단체장인 조현오 경찰청장을 반드시 처벌하고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근 한 부장판사가 페이북을 통해 ‘한미FTA에 대한 부당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국익을 위한 양심적 발언이었다”면서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직무 유기 하지마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강실 상임대표는 “(한미FTA 비준안에 서명한다면) 이 대통령은 제2의 이완용으로 그 이름을 역사에 길이길이 남길 것”이라며 “서명하는 날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죽는 날이다. 국민의 말을 듣고 서명하지 마라”고 촉구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열린 가운데 강기갑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도포를 입은 채 발언을 이어 받았다. 최근 한미FTA 폐기 촛불집회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던 강기갑 의원은 "깽판치듯이 막았어야 했는데 못막아서 나올 용기도 없고 뵐 면목이 없다"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지난 2008년 2월 이 대통령이 취임하던 당시 한미FTA 저지를 위해 단식농성을 했다고 밝힌 강기갑 의원은 "당시 두 손을 합장해 눈물을 흘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를 잘하라고 기도를 했다. 여러분은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옷도 두루마기를 입어 산신령처럼 생겨 기도 효염이 굉장히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인간 이하라 기도가 접근을 못하고 있다"고 말해 시민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당연설회는 지난 24일 한미FTA 촛불집회에 참석하러 오던 도중 교통사고로 숨진 한신대 학생을 추모하는 것을 끝으로 오후 8시40분께 마무리됐다. 최근 경찰의 강경진압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어김없이 경찰은 정당연설회를 막으려 해산 경고 방송을 내보냈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다음 날도 다시 모일 것을 기약하며 자진해산 했다.
한편 정동영 최고위원은 다음 날인 29일 오전 8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미FTA 비준안 서명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매일 오후 7시 광화문에서 한미FTA 폐기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며, 특히 내달 3일에는 ‘10만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열린 가운데 한 어르신이 흐믓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승빈 기자
야당 당원들 "한미FTA폐기 위해 한뜻 모아야"
28일 오후 7시께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야5당 합동 연설대회는 일반시민들 뿐만 아니라 야당들의 정당원들도 상당수 참석해 각 당 대표들의 발언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야권의 질서재편이 진행되는 등 급변하는 정국에서 이들은 ‘한미FTA폐기’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촛불을 들고 있었다.
특히 당적을 막론하고 한미FTA저지 투쟁과정에서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앞으로 한미FTA에 폐기를 위해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자신을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유진수(41)씨는 “민주당은 한미FTA정국 속에서 ‘복지국가’라는 담론을 놓치고 야권 통합에만 힘쓴 느낌이 든다”며 “나 역시 민주당 당원이지만 오늘날의 사태를 보면서 민주당은 회개와 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친노세력은 자신들의 실질적 위치를 찾기 위해서만 신경을 쓴 것 같다”며 “친노세력은 과거 한미FTA의 중심에 자신들이 있었음을 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 당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거쳐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민주당 등이 힘을 모아서 한미FTA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당원이라고 밝힌 유모(47)씨는 “민주당은 한미FTA찬반에 대한 당론을 정할 때부터 의견이 분분했었다”며 “현재 가장 힘있는 야당인 민주당이 한미FTA저지를 위한 투쟁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말 진정성이 있었다면 24일 국회회의가 예정된 상태에서 며칠 전부터 밤을 새서라도 막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또 “지금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이나 대권후보로 꼽히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을 봤을 때 국민들은 더이상 기존정치권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순수한 진보세력이 앞으로 촛불정국을 통해 연합해 내년 총선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당원인 김철(48)씨는 “이미 지난 주 24일 우리 국민참여당은 한미FTA폐기를 위한 투쟁에 동참할 것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며 “지금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이 성사될 가능성이 많은데 더욱 열심히 투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단결해서 강한의지로 한미FTA반대 했었다면 날치기 통과를 막을수도 있었을 것 같다”며 “초반부터 민주당 내부 전열이 흩어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미 한미FTA가 국회에서 통과된 이상 이제는 국민들 힘으로 막을 수 밖에 없다”며 “내일 이명박 대통령이 서명을 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다수 야당이 돼서 한미FTA를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현 수습기자
[2신:오후7시20분]세종문화회관 계단 2,500명 시민 집결...'정당연설회' 시작 준비중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통제하자 이정희 대표가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통제하자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야5당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이 진행하는 ‘한미FTA 날치기 무효! 야5당-범국본 정당연설회’가 오후 7시 20분 현재 2,500여명의 시민들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가득채운 채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은 정당연설회가 앞두고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봉쇄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민들이 속속 봉쇄를 뚫고 계단으로 집결하자 일단 물러난 상태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상에서는 백여명의 시민들이 경찰의 봉쇄에 항의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은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며 시민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집회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발언에 나서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을 하는 날이 내일"이라며 "우리의 온 힘을 다 모아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계단을 점거하고 열어주지 않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도대체 이런 나라가 어디 있냐"고 성토했다.
한편 경찰은 광화문광장을 둘러싸고 여전히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미리 봉쇄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경찰이 광화문 인근 인도에 미리 진을 치고 있다. ⓒ이승빈 기자
[1신:오후 6시40분]경찰, 광화문 일대 또다시 원천봉쇄
28일 한미 FTA 비준안 폐기 집회가 오후 7시께부터 예정된 가운데 경찰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를 또다시 원천봉쇄했다.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에게 내준 경찰은 경력 86개 중대를 동원해 이 일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광화문 지하철역 모든 출구를 봉쇄했으며, 주요 골목길 역시 모두 차단했다. 경찰관계자는 "지난 주말 광화문 사거리 일대가 불법으로 인해 큰 혼란을 빚었다"며 "만일에 사태를 대비해 경력을 총동원해 시위대를 원천 봉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역시 "세종로 일대 전 구역에 대해 집회는 불허됐다"고 말했다.
오후 6시50분 현재 세종문화예술회관 계단에도 경력 40여명이 배치돼 시민들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세종문화예술회관 앞 노상에는 현재 12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경찰의 태도를 규탄하고 있다.
광화문 거리를 지나가던 한 시민은 "너희들이 진정 경찰이 맞느냐"라며 "이 딴식으로 모조리 막아버리면 시민들의 분노가 멈출 것 같으냐"라고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오후 7시께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조한일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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