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교과서’ 애국가 설명도 엉터리
등록 : 2013.09.10 08:07수정 : 2013.09.10 17:15
“애국가와 코리아 환상곡 작곡” 안익태가 따로 만든 것처럼 써
일본 항복 요구 ‘포츠담 선언’을 ‘카이로 선언’으로 잘못 쓰기도
윌슨을 이승만 지도교수로 왜곡
친일·독재 미화에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뉴라이트 성향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교학사)가 애국가와 관련한 서술에서도 오류를 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기 위한 사실 왜곡도 추가로 밝혀졌다.
9일 민족문제연구소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해당 교과서는 대한민국 국가인 애국가에 대해 부정확하게 서술했다. 교과서는 “미국과 독일에서 활동하던 안익태는 해외에서 ‘애국가’와 ‘코리아 환상곡’을 작곡하였다”(268쪽)고 썼다. 하지만 애국가는 안익태가 지은 <코리아 환상곡>의 일부가 나중에 애국가로 불린 것이다. 마치 안익태가 <코리아 환상곡>과 애국가를 따로 만든 것처럼 구분하는 것은 오류이다. 미래엔 교과서는 “안익태가 ‘애국가’를 작곡했는데, 이는 ‘코리아 환상곡’에 들어 있는 합창곡이다”라고 정확히 기술하고 있다.
광복 전후의 세계사에 관한 서술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 해당 교과서는 “연합국은 카이로 선언(1943)으로 일본에게 항복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하였다”(238쪽)고 적었다. 하지만 연합국이 일본에게 항복을 요구한 것은 1945년 7월 포츠담 선언에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한 경우도 추가로 줄줄이 드러났다. 저자들은 미국의 윌슨 대통령을 설명하면서 “프린스턴 대학 총장을 지냈으며, 이승만 대통령의 지도 교수이기도 하였다”(269쪽)고 적었다. 하지만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명백한 사실 오류로, 윌슨은 이승만이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할 당시 총장이었고 지도 교수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자들은 “이승만의 국제연맹 위임통치 청원 소식이 알려지면서 임시 정부에 대한 불만이 생겨나기도 하였다”(257쪽)고 기술했다. 하지만 당시 독립운동 진영에서 불만을 표한 대상은 임시 정부가 아니라 되레 위임통치 청원 등 여러 차례 전횡을 휘두른 이승만이었다는 게 연구소의 판단이다.
<동아일보>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를 항일인사로 왜곡한 서술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저자들이 교과서 292쪽에서 김성수의 동향을 서술하며 “1940년 8월 일제가 동아일보를 강제 폐간시키자 사주인 김성수는 고향으로 돌아가 광복 때까지 은거하였다”고 적었지만, 김성수는 폐간 이후에도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1941년)를 지내고 <매일신보>에 “문약의 고질을 버리고 상무 기풍을 조장하라”(1943)는 기고를 하는 등 왕성한 친일 활동을 했다.
김성수가 “일제로부터 창씨개명을 강요당하였으나 거절하였고, 일제가 주는 작위도 거절하였다”고 서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소 쪽은 <친일인명사전>을 기준으로 일제 강점기 조선인 귀족 138명 중에 창씨 개명을 하지 않은 사람이 89.8%(124명)에 이르는 등 확실한 친일파는 창씨 개명을 하지 않아도 피해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일제가 김성수에게 작위를 수여한 적도 없고, 조선총독부 고위관료의 증언으로 ‘일제가 (김성수에게) 귀족원 의원을 제안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아다니지만 이는 작위와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성수가 일제의 요시찰 대상이 된 것은 항일 활동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일제가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을 일상적으로 감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린교회 신도 80여명, 국정원 앞에서 기도회 열어 - 민중의소리 (0) | 2013.09.10 |
---|---|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고대사도 오류투성이 - 한국 (0) | 2013.09.10 |
"좌익효수 성폭언 등 악플, 모욕죄로도 구속 사유" - 한국 (0) | 2013.09.10 |
뉴라이트 교과서, 명성황후→민비 - 뷰스앤뉴스 (0) | 2013.09.09 |
뉴스타파 : 국정원 개혁은 어디로? (2013.9.6) (0) | 2013.09.09 |